골프장 '춘래불사춘'

입력 2013-04-17 17:17   수정 2013-04-18 02:53

주말 부킹 남아돌아

내장객 유치전 치열…4월에도 그린피 할인



“손님 좀 찾아봐! 봄은 왔는데 우리 골프장 너무 썰렁하잖아!”

수도권의 H골프장에서 일하는 경기팀장 K씨는 최근 상사로부터 손님을 끌어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세 팀을 유치하라’는 구체적인 할당 목표까지 전달받았다. 평일은 물론 주말 부킹 시간이 다 차지 않기 때문이다. 예년에는 부킹 청탁에 시달렸던 수도권 골프장이 최근 손님이 없어 아우성이다.

골프장들은 해마다 4월이면 시즌을 맞아 손님들로 북적였다. ‘시즌오픈’과 ‘봄맞이 특수’가 사라진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남북 대치 상황과 새 정부 출범 등으로 인해 공직 사회에 사실상 ‘골프 금지령’이 내려진 게 가장 큰 이유다. 공무원들에게 골프볼을 선물하면 “요즘 골프의 골자도 못 꺼내는데 누구 약올리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라고 한다. 주로 주말에 접대 골프를 치는 공무원과 공사, 공기업 등 관련기업들이 골프를 끊으면서 골프장들이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마저 경기 침체 여파로 골프를 자제하고 있는 탓에 골프장 내장객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경기도 S골프장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위협에다 공무원들의 기강 확립이 강조되면서 손님이 뚝 떨어졌다”며 “해마다 이맘때면 고위층을 접대하기 위해 부킹을 요청하는 전화들이 빗발쳤으나 요즘에는 한 통도 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요즘 골프장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면 정부가 골프 금지령을 내리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20~30% 급감해 죽을 맛이라고 토로한다”고 말했다.

골프장 손님이 크게 줄어들자 ‘하늘의 별따기’라던 주말 부킹은 수월해졌다. 하루 이틀 전에도 예약이 가능하다. 내장객 유치전도 치열하다. 3월이면 끝나던 그린피 할인 행사가 4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각 골프장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할인 이벤트를 안내하는 팝업창들이 즐비하다. 88CC는 4월 중에 시간대별로 3~4만원을 할인해주고 9홀 라운드를 허용하고 있다. 리베라CC는 평일 그린피를 18만원에서 14만원으로 인하했고 수원CC도 2~3만원을 할인하고 있다.

수도권 최대 골프장인 스카이72CC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다 골프장들의 과당 경쟁으로 인해 내장객이 줄어들면서 예약률은 지난해보다 10% 감소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회원제 60곳 적자…전년보다 18곳 늘어

지난해 국내 골프장들의 경영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17일 발표한 ‘2012년 골프장 업체들의 경영실적 분석’에 따르면 129개 회원제 골프장(제주권 제외)의 지난해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3.4%로 2011년(6.9%)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19.2%)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골프장들의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처럼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이유는 국내 경기 침체 등으로 비회원 내장객이 줄어든 데다 그린피 할인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매출 대비 당기순이익률은 2010년 1.1%에서 2011년 -3.7%로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 -9.2%로 더 확대됐다. 조사 대상 129개사 중 적자를 기록한 회원제 골프장은 전체의 46.5%인 60개사로 2011년 42개사(2010년 36개사)보다 18곳 늘어났다.

퍼블릭 골프장의 경영 실적도 나빠졌다. 퍼블릭 골프장(73개소 기준)의 영업이익률은 33.7%로 2011년보다 3.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퍼블릭 골프장 수가 급증하면서 홀당 이용객 수가 4.4%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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