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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줄소송] 재계 "정부 지침 따랐을 뿐"…노동계 "잘못된 관행 바로잡겠다"

입력 2013-04-18 17:35   수정 2013-04-19 03:05

(2) 통상임금 체계 어쩌다 이 지경까지

정기적·일률적?…정부, 애매한 기준이 화근
현대차 정비직 최대 2500만원 돌려받을 수도




통상임금 체계가 어떻게 꼬였길래 상여금 포함 여부를 둘러싼 노동계의 줄소송이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 배경엔 파업이 유난히 잦았던 한국 노사관계의 특수성과 정부의 애매한 기준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날아든 판결문 하나가 온 산업계를 들썩이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경영계 “임금인상 억제 정책도 한 몫”
재계는 “그동안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하지 않은 것은 정부 지침을 따른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통상임금 산정지침은 상여금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형준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그동안 노사 양측은 이 같은 지침(행정해석)에 입각해 임금체계를 상호 협의해왔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임금 지급 관행과 정부의 임금 인상 억제정책도 한몫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파업 등에 따른 부담을 우려, 무쟁의나 단체협약 타결 등을 이유로 상여금, 성과금, 각종 수당을 신설해 늘려왔다. 더욱이 정부는 1992년 물가 인상 억제책으로 과도한 임금 인상을 막기 위해 총액임금제를 실시하기까지 했다. 기업들은 이 시책에 협력하기 위해 기본급(월급)보다는 상여금을 주거나 상여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총액임금을 늘렸다.

○노동계 “수당 안주려는 꼼수”

그러나 지난해 3월 대법원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는 금아리무진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의 지침과 노사관계 협상에다 법원의 판단까지 개입하면서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노동계가 통상임금 줄소송을 “그동안의 잘못된 임금 관행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주된 이유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본부 실장은 “사용자가 통상임금을 줄이기 위해 상여금 비중을 높이고 각종 수당을 신설하는 등 임금체계를 복잡하게 왜곡해왔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의 한 관계자는 “통상임금 재산정으로 임금 환급이 많이 생긴다는 건 그만큼 연장근로와 휴일근로가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연장·휴일근로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장시간 근로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좌불안석’

이처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노사 양측의 대치 속에서 노조의 줄소송이 잇따르면서 기업들의 인건비 상승 리스크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미 GM대우가 1조원에 가까운 돈을 ‘우발채무’성 인건비로 회계처리한 데 이어 총 8만여명의 근로자들이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은 최악의 경우 6조~7조원 이상의 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현대차의 경우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4만5000명의 근로자들에게 4조원 안팎의 수당환급을 해줘야 한다. 전체 사업장 중 현대차 사례가 가장 심각한 이유는 전체 임금총액에서 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20년차 생산직 근로자 A씨가 1년에 회사로부터 받는 임금 총액은 8000만원이 넘는다. 이 가운데 잡수당과 부정기 급여를 제외하면 7200만원, 월 평균 600만원을 받는 셈이다. 이 가운데 A씨의 월 기본급은 190만원 정도다. 시간제 임금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사업장이어서 기본급은 작은 편이다. 나머지 금액은 정기상여금과 특별성과급 명절귀향비 등으로 채워진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이길 경우 그의 통상임금은 월 368만원으로 2배 가까이 오른다.

권오환 현대차노조 부장은 “자체적으로 추산한 결과 주말특근이 많은 정비직 2300명은 2500만원, 일반직은 1000만~1200만원, 연구직은 600만원, 판매영업직 300만원 등 전체 평균 800만~10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 특별취재팀=김홍열/조미현 기자(경제부), 서욱진/ 전예진 기자 (산업부), 양병훈/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지식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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