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금=안전자산' 공식 깨지나…"원자재 장기호황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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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19 15:34  

[Global Issue] '금=안전자산' 공식 깨지나…"원자재 장기호황 끝났다"

금은 안전자산’이라는 믿음에 금이 가고 있다. 국제 금값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3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것이다. 선진국의 대규모 양적완화로 인한 금값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금값 33년 만의 최대 하락폭

지난 15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날보다 트로이온스(31.1g)당 140.40달러(9.4%) 떨어진 1360.60달러에 거래됐다. 1980년 1월22일 인플레이션 공포로 온스당 850달러까지 치솟았던 금값이 다음날 13.2% 폭락한 이후 최대 규모다. 금 선물은 전 거래일인 12일에도 63.50달러(4.1%) 떨어졌다. 1974년 미국에서 금 선물이 거래되기 시작한 이후 금값이 이틀 동안 200달러 이상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씨티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는 원자재 장기 호황에 죽음의 종소리가 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은 가치저장의 수단으로서 화폐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금태환을 포기하기 전까지는 통화 가치를 순금의 중량에 연계하는 화폐 제도가 사용돼왔다. 미국은 1944년 브레턴우즈체제를 통해 ‘금 1온스=35달러’로 정하는 금본위제를 시작했다. 달러와 금을 교환하는 것을 금태환이라고 한다. 1960년대 미국이 베트남 전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달러를 대규모로 찍어내면서 통화 가치가 떨어졌고, 결국 금본위제는 붕괴됐다.

이후 금은 세계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인기였다. 금은 이자나 배당 등이 없어 정상적인 경제상황에서 투자가치는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석유파동이 있던 1970년대 금값은 3년 동안 세 배나 올랐다. 1978년 옛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와 1980년 이란의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이 터졌을 때도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금값은 폭등했다.

#중국 등 경기 침체가 하락 불러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을 때도 금은 상한가였다. 이번 금값 폭락의 원인은 세계 주요 국가의 경기 침체와 맞물려 있다. 뉴욕타임스는 “금값 폭락은 중국 유럽 미국 순으로 연일 실망스러운 경제 뉴스가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큰 요인은 중국 경제의 성장 부진이다. 15일 중국 정부가 1분기 성장률이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8%에 못 미치는 7.7%를 기록했다고 발표하자 중국 경제가 저성장 궤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빠르게 금을 팔아치웠다.

닉 브라운 영국 나티시스은행 원자재팀장은 “금속 소비량이 세계 40%에 달하는 중국의 수요가 약해지는 것은 원자재시장 전반에 좋지 않은 신호”라고 말했다. 시진핑이 선언한 부패와의 전쟁도 중국의 금 수요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실어줬다. 일본은행(BOJ)의 대규모 양적완화를 통한 엔저 정책도 상대적 달러 강세를 이끌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매력을 떨어뜨렸다.

또 하나의 요인은 키프로스 구제금융이다. 10일 키프로스 정부가 10가량의 금을 팔아 재정 확보에 나선다는 발표가 나오자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도 금 매도에 나서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세계 금 수요의 30%를 차지하는 인도 정부도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우려해 금 수입 관세를 최근 14%에서 18%로 올렸다.

#"바닥이다 vs 더 떨어진다"

향후 금값의 움직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마켓워치는 이날 “시장에선 올해 금값이 온스당 1200~1300달러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제임스 서튼 JP모건 천연자원펀드부문 매니저는 “금값이 온스당 12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진다면 금광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금 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귀금속거래업체 골드코어의 마크 오번 대표는 “아무리 금으로 만들어진 칼이라 해도 떨어지는 칼을 잡을 수는 없다”며 금값 급락세가 길게는 수주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 투자 전문지 ‘골드 뉴스레터’의 브라이언 런딘 편집장은 “금값이 적어도 오는 7월까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금값이 단기적으로 떨어지더라도 금의 기본적인 투자 가치는 변치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제소프 대표는 “최근 금값 하락은 투기세력의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가 쏟아졌기 때문”이라며 “금값 약세가 계속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값 하락이 미국 증시에 오히려 호재가 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의 간판 앵커인 짐 크레이머는 이날 “금 시세가 꺾인 지금이야말로 미국 증시에 투자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크레이머는 “미국은 기본적으로 원자재를 소비하는 나라”라며 “금을 비롯한 각종 원자재값 하락은 곧 미국 기업들에 재료 비용 인하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한국경제신문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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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외환보유액 대비 1.4% 금 보유

전 세계 국가 중 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8133.5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기관과 개인 등 민간 부문까지 합치면 약 4만 이상의 금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한국의 금 보유량은 84.4이다. 조사 대상 100개국 가운데 36위를 차지했다. 미국 달러로 환산한 금 보유량은 12월 기준 44억9770만달러다. 외환보유액(3269억7000만달러)의 1.4%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화 위상이 흔들리자 한국은행은 2011년 13년 만에 처음으로 금 40을 사들였다. 작년 7월과 11월에는 각각 16, 14을 추가 매입했다. 이로써 한국의 금 보유량 순위는 2011년 7월 56위에서 올해 2월 36위로 올라섰다. 한은은 “실물 안전자산으로 외환보유액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외환보유액 투자를 다변화하기 위해 금 보유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을 비롯한 터키 러시아 브라질 카자흐스탄 등 16개국은 외환보유액 다변화를 위해 금 매입에 적극 나섰다. 터키는 7월 44.7, 8월 6.6, 9월 6.9, 10월 17.6, 12월 45.6을 사들여 신흥국 가운데 매입 활동이 가장 활발했다.

전 세계 금 보유량 총계는 3만1357.6이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대비 금 비중은 1.4%다. 외환보유액의 75.7%를 금으로 가진 미국, 독일(72.8%·3391.3), 러시아(9.5%·957.8), 중국(1.7%·1054.1), 일본(3.2%·765.2), 멕시코(4.0%·124.5)에 견줘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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