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독버섯처럼 퍼지는 게임어플 공유 충격

입력 2013-04-24 07:40  

<p>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게임업계는 프리 서버라 불리는 불법 서버의 활개에 치를 떨었다. 지금은 장수게임의 대명사로 불리는 '리니지', '뮤', '라그나로크' 등이 당시 희생양으로 프리 서버를 악의 축으로 규정했을 정도다.</p> <p>현재 프리 서버는 잦아들었지만, 게임업계는 '게임어플 불법 공유'라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프리 서버의 망령이 되살아 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p> <p>혹자는 스마트폰 게임 1000만 다운로드 시대에 불법 공유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쓸데없는 걱정에 불과하다며 개의치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에 걸쳐 취재한 결과 어플 불법 공유는 심각성을 넘어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상태였다.</p> <p>
▲ 크랙된 버전을 요청하고 공유하고 있는 게시판
공유의 시작
공유의 사전적인 의미는 '두 사람 이상이 한 물건을 공동으로 소유함'을 뜻한다. 그래서 초기 어플 공유는 앱스토어의 리딤 코드와 결제한 계정의 이메일 공유로 상부상조의 의미가 컸다. 기껏 유료 어플을 결제한 친구나 지인의 계정을 빌려 자신의 아이폰에 다운로드 받던 훈훈한 시절이 있었다. 원래 취지에 들어맞는 순수한 공유로 통용됐던 셈이다.</p> <p>그러나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장은 공유의 순수함을 변질로 타락시켰다. 국내 인터넷 환경에 최적화된 토렌트와 각종 공유 사이트, 데스크톱과 맞먹는 스마트폰의 성능은 어플 불법 공유의 자양분이 되었다.</p> <p>또 불법 공유에 관심이 없던 유저들조차 '과도한 현금 결제 유도가 싫다'는 궤변을 앞세워 자신의 게임 어플을 사이트에 등록하는 헤비 업로더로 탈바꿈했다.</p> <p>그들에게 '모든 어플은 유/무료와 상관없이 결제 크랙한 버전까지 공유되어야 한다!'는 이상한 궤변은 카피레프트(CopyLeft)의 정신까지 변질시켜 버렸다.</p> <p>
▲ 공유 사이트도 랭킹이 존재한다
인앱 결제가 노골적이라서 공유?
'유료 어플을 공짜로 구하고 싶다', '게임 어플의 세이브 파일을 구한다','난 이 회사의 게임 어플이 싫다', '5000원이나 결제해서 사용한 어플이 한 달 뒤에 무료로 풀렸다'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를 뒤로 하고 어플 공유하는 방법이 쉽기 때문이다.</p> <p>초기 공유는 아이폰의 탈옥과 안드로이드 폰의 루팅이라는 개조를 필요로 했다. 요즘은 아이폰의 ipa나 안드로이드 폰의 apk 파일만 있다면 손쉽게 사진을 전송하는 것처럼 간단하다. 물론 공유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에게 손쉽게 알려주는 블로그나 커뮤니티는 FAQ를 작성, 한번만 보면 따라할 수 있도록 손쉽게 설명을 해놓았다.</p> <p>이러한 어플 공유는 일반 어플보다 게임 어플이 많다. 그 이유에 대해 관련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무료로 출시된 게임어플의 인앱 결제가 노골적이다'라는 이유를 앞세워 세이브 파일과 결제 크랙을 완료한 어플을 주로 찾는다. 카카오 게임센터에 등록되는 게임 어플들조차 이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곤 한다.</p> <p>일례로 넥스트플로어의 드래곤 플라이트는 공유 사이트와 치트 사이트의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개발사인 넥스트플로어가 업데이트를 진행하면 해당 사이트들도 최신 버전을 크랙, '돈과 보석 무한 버전'을 업데이트 일정에 맞춰 등록했다. 이쯤 되면 MMORPG가 흥하던 시절 '오토와의 전쟁'이 떠오를 정도다.</p> <p>
▲ 최근에 출시된 게임로프트의 던전헌터4도 공유되고 있다!
카카오 게임센터의 주요 인기게임은 해당 게임 뒤에 '결제', '결제 크랙', '결제 드롭박스'라는 키워드로 검색, 손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몇몇 관련 커뮤니티는 드롭박스 뿐만 아니라 친절하게 QR코드까지 생성, 다운로드 방법도 쉽다.</p> <p>이렇게 공유되는 게임 어플은 게임머니와 현금 결제 시 충전되는 보석이 무제한 제공되는 버전으로 하루 만에 엔딩을 보거나 게임에서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를 단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 이쯤 되면 과거 프리 서버의 놀자 서버처럼 '경험치 100배, 게임머니 100배'처럼 초고속 레벨업과 콘텐츠 소모가 가능한 버전을 공유하는 셈이다.</p> <p>또 국내 심의 제도에 걸려 온전한 게임 어플을 찾기 위해 공유하기 위해 찾는 이들도 있다. 예를 들면, 액토즈소프트가 출시한 '확산성 밀리언 아서'의 경우 국내 아동청소년법의 단속 기준을 피하기 위해 카드의 일러스트를 수정했지만, 이러한 수정에 반기를 든 유저들은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버전을 공유해서 플레이할 정도였다.</p> <p>이들은 관련 커뮤니티에서 국내의 현지화 작업을 진행한 게임 어플은 한글화 외에 커스터마이징을 용납하지 않는 진정한 마니아 내지 용사로 불린다. 이들의 논리는 해외에서 서비스 중인 어플을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서비스를 요구, 애교 섞인 공유로 통한다.</p> <p>이 외에도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는 게임 어플을 찾기 위해 공유를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반다이남코의 'SD건담 G제네레이션 프론티어'나 '건담 킹덤'의 경우 일본에서만 출시, 국내에는 정식 등록되지 않았다.</p> <p>그래서 본인의 스마트폰에서 VPN을 이용, 일본의 구글 플레이 스토어로 접속을 시도하여 다운로드 받기도 한다. 이후 본인의 스마트폰에서 APK파일을 추출하여 공유 사이트에 등록, 활발한 공유가 이뤄지기도 한다.</p> <p>
▲ 공유가 성행하고 있는 게시판
어플 공유는 어떻게 이뤄지나?
'구글의 크롬이 apk 파일 공유에 일조했다'는 게시물은 공유 사이트를 이용하던 유저들에게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다. 해당 게시물은 관련 커뮤니티에서 헤비 업로더가 이용하는 방법이라며, 반응이 뜨거웠던 게시물이었다. 구글 크롬이 설치된 PC와 크롬의 APK 확장 파일, 스마트폰 디바이스 ID를 확인할 수 있는 어플만 준비되어 있다면 본인의 PC에 APK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기능이었다.</p> <p>이 기능의 장점은 PC에서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이용할 경우 본인의 스마트폰에 어플을 다운로드 받음과 동시에 PC에서도 APK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타인이 등록한 APK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필요 없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p> <p>위의 방법은 업로더 초보자가 이용하는 방법이며, 대부분의 다운로드족은 공유 사이트를 이용한다. 그래서 몇몇 공유 사이트는 인기 게임 어플을 특별하게 분류, 손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p> <p>지금은 공유 사이트조차 경쟁이 붙어 타 사이트보다 빠르게 업로드할 수 있는 전문 업로더를 모집하며, 사이트 활성화에 앞장서기도 한다.</p> <p>
▲ 저작권 보호 협조 요청은 미봉책에 불과한 현실
그러나 저작권 보호 협조 요청 공지사항에 자신이 업로드하던 어플이 삭제되면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포털 카페까지 개설하며, 본인의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기도 한다. 특히 이들은 결제 크랙 버전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소위 돈 버는 어플의 추천인 장사를 하며, 영리 활동에 나서기도 한다.</p> <p>하지만 공유하는 어플은 개인이 취미삼아 공유하는 어플이 아닌 중국이나 북미 포럼에서 다운로드 받은 어플을 재등록하는 짐꾼(포터)에 불과하다. muzhiwan이나 1mobile, pandaapp에 등록된 어플을 본인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와 토렌트에 공유, 공유의 선구자처럼 행세하는 것이다.</p> <p>이 순간에도 버그, 에디트, 세이브, 크랙, 보석, 결크, 다운이라는 검색어로 어플을 찾고 이들에게 한번쯤 사이트 소개 글을 보게 된다면 저 중에 하나다.</p> <p>또한 드롭박스와 QR코드도 어플 공유에 한몫 거든다. APK 파일을 PC에 다운로드 받고 스마트폰에 전송할 필요 없이 바로 스마트폰으로 사이트에 접속, 설치하기 때문에 대부분 공유 유저들은 미디어파이어(Mediafire), 래피드쉐어(Rapid share), 메가업로드(Mega upload), 파일 소닉(FileSonic)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 중에서 메가업로드는 지난해 미국 FBI가 폐쇄시킬 정도로 전 세계 파일 공유의 근원지라 부를 정도로 영향력은 막강했다.</p> <p>
▲ 한게임의 언데드 슬레이어의 돈 무한 버전
보안 취약...공유의 폐해 후폭풍이 밀려온다
어플 공유는 합법적인 경로로 다운로드와 설치를 이뤄진 경우가 아니라서 보안에 취약하다. PC라면 상용과 무료 백신으로 예방하고, 메일함에 쌓이는 스팸 메일은 자동 분류되어 그나마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물론 이는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게임 어플은 이러한 문제점을 뒤로 하고, 그저 즐기는 것만 집중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p> <p>해당 게임의 엔딩이나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때까지 문제는 없지만, 그 순간 스마트폰에 피싱앱을 설치한 것과 같다. 실제 인터넷 뱅킹 어플을 이용할 때 PC에서 보던 트로이잔 바이러스를 스마트폰 백신 검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본인의 스마트폰에 피싱, 파밍, 스미싱까지 모자라 스파이 어플까지 설치한다면 불법 공유의 희생양으로 전락한다.</p> <p>현재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백신의 수준은 감지와 예방에 그칠 뿐 PC용 상용 백신처럼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p> <p>
▲ 불법 공유는 곧 스마트폰 해킹의 시작
또 이러한 어플이 공유될수록 어플 개발사와 서비스 사업체는 매출에 타격을 입는다. 지금은 그저 몇몇 사이트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널리 퍼진다면 게임업계는 '불법 서버의 망령'을 다시 한 번 보게 되는 것이다. 더욱 게임 어플의 경우 유-무료, 국내-해외 어플을 가리지 않고 결제가 크랙된 버전으로 공유되기 때문에 가뜩이나 짧은 스마트폰 게임의 생명 주기를 단축시킨다.</p> <p>일부 게임사는 해당 사이트에 저작권 보호 요청 공문을 발송, 자사의 게임을 보호하고 있지만 이 또한 미봉책에 가깝다. 눈에 보이는 사이트만을 단속할 뿐 앞서 언급한 블로그와 페이스북, 트위터까지 퍼져 나간 파일을 단속하기에는 시간과 인력이 모자라는 실정이다.</p> <p>기자는 지인이 근무 중인 게임사의 어플이 공유되고 있는 사이트 주소를 보냈지만, '우리 회사 어플도 공유되고 있었네!'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그만큼 어플 공유가 수면 위로 떠오를 만큼 영향이 크지 않고, 현재 매출이 잘 나오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이미 알고 있었고. 업데이트가 반영되지 않는 구버전이라 신경 쓰지 않는다'며 신경 쓰지 말라는 대답도 덧붙였다.</p> <p>그러나 해외 진출을 앞둔 게임 어플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이미 해외 사이트에 공유된 어플을 어느 누가 계약을 맺으려고 하겠는가. 이쯤 되면 과거 불법 서버처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러한 어플 공유 문제가
▲ 최근에 출시된 게임로프트의 던전헌터4도 공유되고 있다!
사태로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단속과 관련 법규 체계를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다.</p> <p>한경닷컴 게임톡 시난주 기자 visual298@naver.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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