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주거 개선에 750억 지원
시의회·지역 주민 반발
서울시가 남산·북한산 인근 최고고도지구에 대한 규제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론 냈다. 최고고도지구 내의 신축건물 높이를 높여달라는 시의회와 지역 주민들의 요구가 거셌지만, 환경·경관보호를 위해 현행 높이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시는 대신 해당 지역 노후주거지 대상으로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 주거환경을 정비하기로 했다.
○서울시 “규제 완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 많아”
한국경제신문이 26일 입수한 ‘최고고도지구의 합리적 관리방안 수립 용역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경관 조망을 위해 남산과 북한산 인근 최고고도지구 내 높이 규제를 그대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남산·북한산 주변 지역은 해발 고도 등에 따라 건축물 높이가 지역별로 3층 12ｍ~7층 28ｍ 이하로 제한돼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시에 높이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재개발 등 주거환경개선사업이 필요한 데도 높이 제한으로 인해 사업성이 떨어져 개발사업이 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접 지역임에도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주택 층수와 높이가 차이 나면서 형평성 문제도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2011년 5월 규제 완화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이 결과를 지난달 8일 시의회에 보고했다.
시는 이번 용역에서 최도고도지구 높이를 남산은 최대 28ｍ, 북한산은 최대 20ｍ까지를 완화해주는 내용으로 필지별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 결과 대규모 필지에 아파트를 지을 때만 1~2개 층수를 높일 수 있을 뿐 소규모 필지는 실익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시의회·주민들은 불만
서울시는 실익이 없는 높이 규제 완화보다는 예산 지원을 통한 노후주택 개량 및 기반시설 설치를 해주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현재 남산과 북한산 최고고도지구 내 재개발이 예정된 주거정비예정구역은 총 25곳이다. 서울시는 주민들의 찬성 여부에 따라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되는 즉시 주거환경관리사업(소규모 재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한 곳당 투입되는 예산은 30억원가량으로 남산과 북한산 지역 주거환경 지원사업에 최소 750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시의회와 지역 주민들은 서울시의 방침에 반발하는 분위기여서 향후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의회는 지난해 10월 높이규제 완화를 논의하기 위해 ‘최고고도지구 합리적 개선 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시가 지난달 8일 최종 결과를 특별위원회에 보고할 당시에도 시의원들은 “시가 지역 주민들의 불편과 재산 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 소속 문종철 의원(민주통합당)은 “시가 ‘현행 유지’라는 방침을 정해놓고 그것을 짜맞추기 위해 용역을 발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북구, 도봉구, 용산구, 중구 등 해당 자치구도 시의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 최고고도지구
산 주변에 건물을 지을 때 환경·경관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고 높이·층수를 제한하는 도시계획법상 용도지구. ‘서울에는 남산·북한산 주변 등 총 10곳, 약 8963만㎡(여의도 면적의 31배)가 지정돼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 [취재수첩] '4·1대책' 뒷북치는 국토부
▶ '건축 허가 후 착공' 3년으로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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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지역 주민 반발
서울시가 남산·북한산 인근 최고고도지구에 대한 규제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론 냈다. 최고고도지구 내의 신축건물 높이를 높여달라는 시의회와 지역 주민들의 요구가 거셌지만, 환경·경관보호를 위해 현행 높이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시는 대신 해당 지역 노후주거지 대상으로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 주거환경을 정비하기로 했다.
○서울시 “규제 완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 많아”
한국경제신문이 26일 입수한 ‘최고고도지구의 합리적 관리방안 수립 용역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경관 조망을 위해 남산과 북한산 인근 최고고도지구 내 높이 규제를 그대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남산·북한산 주변 지역은 해발 고도 등에 따라 건축물 높이가 지역별로 3층 12ｍ~7층 28ｍ 이하로 제한돼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시에 높이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재개발 등 주거환경개선사업이 필요한 데도 높이 제한으로 인해 사업성이 떨어져 개발사업이 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접 지역임에도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주택 층수와 높이가 차이 나면서 형평성 문제도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2011년 5월 규제 완화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이 결과를 지난달 8일 시의회에 보고했다.
시는 이번 용역에서 최도고도지구 높이를 남산은 최대 28ｍ, 북한산은 최대 20ｍ까지를 완화해주는 내용으로 필지별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 결과 대규모 필지에 아파트를 지을 때만 1~2개 층수를 높일 수 있을 뿐 소규모 필지는 실익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시의회·주민들은 불만
서울시는 실익이 없는 높이 규제 완화보다는 예산 지원을 통한 노후주택 개량 및 기반시설 설치를 해주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현재 남산과 북한산 최고고도지구 내 재개발이 예정된 주거정비예정구역은 총 25곳이다. 서울시는 주민들의 찬성 여부에 따라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되는 즉시 주거환경관리사업(소규모 재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한 곳당 투입되는 예산은 30억원가량으로 남산과 북한산 지역 주거환경 지원사업에 최소 750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시의회와 지역 주민들은 서울시의 방침에 반발하는 분위기여서 향후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의회는 지난해 10월 높이규제 완화를 논의하기 위해 ‘최고고도지구 합리적 개선 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시가 지난달 8일 최종 결과를 특별위원회에 보고할 당시에도 시의원들은 “시가 지역 주민들의 불편과 재산 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 소속 문종철 의원(민주통합당)은 “시가 ‘현행 유지’라는 방침을 정해놓고 그것을 짜맞추기 위해 용역을 발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북구, 도봉구, 용산구, 중구 등 해당 자치구도 시의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 최고고도지구
산 주변에 건물을 지을 때 환경·경관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고 높이·층수를 제한하는 도시계획법상 용도지구. ‘서울에는 남산·북한산 주변 등 총 10곳, 약 8963만㎡(여의도 면적의 31배)가 지정돼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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