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고졸 출신' 꼬리표 언제까지

입력 2013-05-06 21:29  

박해영 산업부 기자 bono@hankyung.com



이달 초 한화그룹 임원 승진인사에 이름을 올린 김행선 한화투자증권 상무보. 대부분의 언론은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고 보도했다. 경복여상을 졸업하던 해 당시 ‘3투신사’ 중 하나였던 국민투자신탁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 상무보는 입사 후 대학에 다니면서 학사 학위를 두 개(경영학, 식품영양학)나 받았고, 지금은 경영대학원에서 MBA(경영학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공부를 병행하면서도 탁월한 영업실적과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부장 승진 2년 만에 임원이 됐다. 최종 학력이 대졸인데도 ‘고졸 출신 임원’으로 불리는 것은 입사 당시 학력을 앞세우는 관행 때문이다.

국내 기업에서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나 임원 중에는 고졸 출신이라는 이유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경우가 흔하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이 대표적이다. 1975년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삼보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 사장은 한국신텍스 부사장을 거쳐 1995년 BMW코리아에 상무급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입사했다. 그는 BMW코리아 사장에 오르는 동안 한국방송통신대에서 경제학 학사,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차례로 받았다. 2007년엔 한양대에서 경영학 박사까지 마쳤다. 하지만 요즘도 그는 ‘고졸 신화’의 간판 격으로 소개된다. 김 사장은 강연이나 인터뷰를 통해서 “고졸 사장이라는 이유로 대서특필되는 한국 사회가 씁쓸하다”고 여러 차례 쓴소리를 했다.

고졸 취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우리로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인재 육성 시스템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회사는 고졸자를 채용해 일을 시켜본 뒤 ‘될성부른 떡잎’을 골라내 대학 교육을 시킨다.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유학을 보내 글로벌 마인드도 키워준다. 아람코에서 중요한 것은 학력이 아니라 일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 같은 기본 자질인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고졸 사원들을 위해 사내대학을 늘리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올해에만 산업은행 LH(한국토지주택공사)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이 정규 학위를 주는 사내대학을 열었다.

일하면서 공부하기가 쉽진 않겠지만, 졸업 때 느낄 성취감과 보람은 일반 대졸자 이상일 것이다. 이들이 임원이 되고 사장이 될 20여년 뒤에는 ‘고졸 출신’이란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박해영 산업부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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