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남해안 초원서 양몰이하는 아이들…여기가 동화세상

입력 2013-05-12 18:08   수정 2013-05-12 23:13

오감만족 남해

'양모리학교' 양떼몰이 이색체험…아이들 풀밭서 마음껏 뛰어놀아
다랭이·독일마을도 일품



경남 남해는 느낌표로 기억되는 곳이다. 사방 어디로 눈을 돌려도 온통 그림엽서 같은 풍경이 이어진다. 산해진미는 아니어도 입을 즐겁게 하는 먹거리도 풍부하다. 남해사람들은 자신들의 땅을 ‘오감이 만족스러운 보물섬’이라고 자랑한다. 그럴 만도 하다. 옛사람들도 남해를 ‘솔밭처럼 우뚝한 하늘 남쪽의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남해 여행은 언제나 설렘으로 시작돼 여행의 끝에는 행복한 추억 한 자락을 간직하고 오기 때문이다.

○양모리학교…양과 바다와 아이들

명소와 명승이 즐비한 남해에 최근 새로운 명소가 더해졌다. 남해군 설천면에 있는 ‘양모리학교(양모리.com)’다. 이곳에선 푸른 초원을 뛰어다니는 양들에게 아이들이 먹이를 주는 동화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양모리학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치기 개를 조련할 수 있는 마태용 씨(45)와 조카 손미희 씨가 힘을 모아 만든 공간이다. 양몰이학교로 써야 맞지만 인터넷 사이트에 같은 이름이 있어서 할 수 없이 현재의 이름으로 개원했다고 한다.

마씨가 양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0년 전 양몰이 개를 훈련시키기 위해 양 다섯 마리를 구입한 것이 계기였다. 처음에는 양몰이 개를 훈련할 곳이 없어 인근 학교 운동장 등을 전전했다. 대관령에 양떼목장이 세워지자 마씨는 “보수는 필요 없으니 개를 훈련할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해 허락을 받았다. 대관령에서 일을 하는 동안에도 그는 자신의 개와 양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마씨는 남도의 끝자락에 와서야 그 소망을 이뤘다. 그림 같은 바다와 풀밭이 있는 현재의 ‘양모리학교’ 터를 보고 그는 지주를 찾아가 토지를 빌려달라고 읍소했다. 그 정성에 감복한 지주는 흔쾌히 땅을 빌려줬고 양과 자연이 공존하는 ‘양모리학교’가 만들어졌다.

○창조관광의 모범사례로 주목

난치성 면역질환인 크론병을 앓고 있는 마씨가 ‘양모리학교’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조카 손씨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양모리학교’의 운영 방침과 경영 아이디어를 한국관광공사 창조관광공모전에 올려 우수상을 받은 것도 손씨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모전 수상 후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이 쏟아졌다. 남해군청에서는 학교까지 가는 진입로를 정비해 주기로 약속했고 한국관광공사는 관람객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데크를 만들어줬다.

현재 ‘양모리학교’에는 미국 영국에서 수입한 양몰이 개인 보더콜리 10마리와 양 52마리가 대지를 뛰어다니고 있다. 양을 직접 보는 것뿐만 아니라 만지고 교감할 수 있는 유일한 체험공간이어서 한번 체험한 이들은 잊지 못하는 장소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체험시설뿐만 아니라 산책로로도 좋다. 그윽한 향기를 뿜으며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편백나무를 등지고 굽어보는 바다는 그야말로 한 폭의 풍경화처럼 아름답다.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하절기(4~10월)에는 오후 6시, 동절기(11~3월)에는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어른 5000원, 중고생 4000원, 어린이 3000원. (055)862-8933

○가천 다랭이마을과 죽방렴

남해에서 진득한 삶의 풍경을 보고 싶다면 가천 다랭이마을에 들러봐야 한다. 가천 다랭이마을은 설흘산 45도 비탈에 석축을 쌓아 108층이 넘는 계단식 논을 일궈 놓은 곳이다. 계단식 논은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척박한 자연을 이겨내려는 의지의 산물이자 피땀의 결과다. 돌산을 일궈 생명의 땅으로 거듭나게 하는 일이 어디 쉬우랴. 따뜻한 남녘 바람이 언덕을 쓸어주듯 불어오면 손바닥만한 다랑이 논에 초록의 생명이 쑥쑥 자라난다. 다랭이 마을은 영화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신현준이 열연한 ‘맨발의 기봉이’를 찍은 곳도 이 마을이다.

지족면에 가면 아직도 옛날 방식 그대로 고기를 잡는 원시어업 장치인 죽방렴을 만날 수 있다. 예전 어부들은 대나무로 발을 만들고 이를 그물처럼 바다에 수직으로 세워 고기를 잡았다. 물때를 이용해 고기가 안으로 들어오면 가뒀다가 필요한 만큼 건지는 일종의 재래식 어항이다. 한 번에 많은 양의 고기를 잡을 수는 없지만 과욕을 부리지 않았던 옛사람들의 지혜까지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죽방렴에서 잡힌 생선은 최고의 횟감으로 꼽힌다. 물살이 빠른 바다에 사는 만큼 활동성이 많아 식감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남해의 딴 나라, 독일마을

남해의 또 다른 명물은 독일마을(남해독일마을.com)이다. 1960년대 가난했던 시절 돈을 벌기 위해 광부와 간호사들이 대거 독일로 건너갔다. 김두관 전 경남 지사가 남해군수로 있던 1999년 독일 마인츠에 가서 그곳에 정착한 동포들을 초청했다. 김 전 지사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01년부터 물건리 일원에는 독일 동포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게 됐고, 단지 독일 동포들이 사는 정착촌을 넘어 특색 있는 관광지가 됐다.

그들은 직접 독일에서 건축자재를 가져와 독일식의 독특한 주택을 세우고, 독일 마을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었다. 그렇게 모인 집이 70여채. 10월이면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를 열고 이국적인 문화를 관광객과 함께 나눈다. 남해군은 독일마을의 성공을 발판으로 미국마을을 조성했고, 곧 일본마을도 조성할 계획이다.

○여행팁

설천면 노량리 충렬사 입구의 대구횟집(055-863-2345)은 봄철 별미인 도다리쑥국으로 유명하다. 남면 덕월리 전망대횟집(055-863-5705)은 생선회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주변 경치가 일품이다. 멸치쌈밥을 먹고 싶다면 지족리 죽방렴 근처에 있는 단골식당(055-867-4673)으로 가면 된다.

잠자리는 힐튼 남해 골프&리조트(hiltonnamhae.co.kr)가 전국적으로 유명하지만 싸지는 않다. 2인 기준 주중 26만원부터. 남해의 유배문학관(055-860-8888)은 유배와 유배문학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이순신 장군을 모신 사당인 충렬사도 빼놓지 말자.

남해=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장윤정, 부모님 위해 지은 '전원주택' 결국…
연봉 9400만원 받고도 "상여금 더 올려 줘!" 버럭
조용필 대박나자 '20억' 손에 쥔 男 누구?
심이영 과거 사진, 전라 상태로…'경악'
내 남편, 女직원에 '성적 매력' 느끼더니…충격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