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용 경복대 총장 "스윙 폼 자기 몸에 맞춰야 하듯 대학교육도 기업수요 맞춰 피팅"

입력 2013-05-15 16:55   수정 2013-05-16 11:43

골프로 배우는 인생 - 전지용 경복대 총장


어머니께 아이언 스윙 배우고 책보며 독학…70대 초반 쳐
기업수요 맞춰 교육도 '피팅'…산학협력대학 특화해 육성




“골프에서 스윙은 폼을 자기 몸에 맞춰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가장 바람직합니다. 학교 운영도 마찬가지죠. 각자가 갖고 있는 장점과 강점을 극대화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중요합니다.”

구력 21년의 아마추어 골프 고수 전지용 경복대 총장(41·사진)은 정형화된 스윙이 아닌 자신의 몸에 맞춘 맞춤형 스윙을 강조했다. 15일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에 있는 경복대 남양주캠퍼스에서 만난 전 총장은 정장을 입었지만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아마추어 골퍼가 타이거 우즈처럼 스윙할 수 없습니다. 신체 조건도 다르고 배운 방식도 다른데 대부분의 강사들은 프로 스윙에 맞춰 아마추어 골퍼의 스윙을 억지로 교정시키려고 합니다. 그래서는 좋은 스윙을 할 수 없어요. 원칙은 있되 자신의 몸에 맞춘 골프 스윙을 하는 게 필요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신감은 스스로 경험에서 나왔다. 전 총장이 처음 골프채를 잡은 것은 20여년 전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유학하고 있을 때다. 어머니가 그에게 7번 아이언 스윙 방법을 가르쳐준 뒤 스스로 책과 TV방송을 보며 독학으로 골프를 배웠다. 그는 “첫날 7번 아이언으로 공 2000개를 치며 연습했다. 둘째날 2000개를 치고 그날 바로 9홀을 돌았는데 7번 아이언과 퍼터만 가지고 3오버파를 쳤다”고 했다. 그의 베스트 스코어는 1996년 미국에서 기록한 68타. 전 총장은 드라이버 거리가 300야드에 육박하고 스트로크 경쟁이 붙으면 70타 또는 71타의 언더파를 치는 고수다.

“자신이 가장 잘 치는 클럽 두세 개를 최대한 활용하는 플레이를 하면 됩니다. 대학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부의 대학 평가 지침은 같지만 그 안에서 대학들은 각자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봐요. 경복대는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준비하는 산학협력 중심대학을 추구합니다.”

전 총장은 조지타운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해 학사부터 석·박사 학위까지 받은 교육 전문가로서 자신의 교육철학을 골프에 빗대어 이야기했다. 전 총장은 “인력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일어나는 것은 교육과정의 큰 그림이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요즘 한국 골퍼들이 클럽 피팅을 많이 하는데 기업의 수요가 클럽 피팅이라면 학생의 수요는 자신의 몸에 맞는 스윙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취업 3~5년차 인력들이 하는 일을 교육과정에 반영한 학과를 만들어 실습 중심의 교육을 하고 있다. 일례로 헤어숍 프랜차이즈 브랜드인인 준오헤어, 피부관리업체 약손명가와 협약을 맺어 ‘준오헤어 디자인과’와 ‘약손명가 미용과’를 개설해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보장하고 있다. 현장실습과 인턴십을 교과과정에 포함시켜 기업과 학생의 수요를 최대한 반영한 것.

전 총장은 골프를 칠 때 카트를 타지 않고 걷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는 “골프는 5시간 동안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걸으면서 동반자와 생각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소통의 장”이라고 강조했다.

전 총장은 “어렸을 때 골프를 좋아했던 건 근엄하고 무서운 아버지와 대화할 시간이 많아서였다”며 “아버지가 어떤 생각으로 인생을 살아왔고 내가 어떻게 아버지를 존중하고 살아야할 지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라운드를 하면 티샷한 공을 페어웨이 좋은 위치에 떨어뜨리고 세컨드샷에선 공을 홀 5m 이내에 떨어뜨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버디, 파, 보기는 우리의 의지대로 되는 건 아닙니다. 학교에서도 비슷해요. 학생들의 성공은 그들의 노력에 달려있지만 드라이버 샷과 세컨드 샷은 학교에서 가이드해 줄 수 있습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명문 사학으로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인재를 육성하고 싶습니다.”

남양주=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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