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 경쟁력 진단 ③] 엔저 업고 도요타 가격 낮추는데 현대차는?

입력 2013-05-23 10:21  

① 주간연속 2교대제 '불협화음'···해외공장 증설할까
② 현지시장 맞춤형 모델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 키운다
③ 거침없는 수입차 공세···가격 경쟁력 갖춰라

최근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0엔대를 돌파하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자동차 산업은 올 들어 원고-엔저 기조의 장기화로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국내 시장에선 수입차 업체들이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인하 효과에 힘입어 가격을 낮추면서 현대·기아차의 안방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신차를 내놓거나 연식을 바꿀 때마다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려왔으나 수입차 공세에 가격을 인상할 여지가 줄어들었다. 가격 인상 폭이 크면 클수록 수입차와의 가격 역전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 수입차 공세에 국산차 가격 경쟁력 '적신호'

한국도요타는 이달 중 캠리와 프리우스 구매자에 한해 파격 조건의 혜택을 내세웠다. 300만원을 깎아주는 캠리는 3000만원으로 낮아져 쏘나타와 비슷한 가격에 살 수 있게 됐다. 프리우스 저가형은 2830만원까지 떨어져 쏘나타 하이브리드 또는 K5 하이브리드 보다 싸졌다.

국산차 고객을 겨냥하고 있는 '풀 체인지' 라브4도 3240만~3790만원으로 책정돼 싼타페와 가격 차이가 없어졌다. 도요타의 가격 정책에는 엔저 순풍을 타고 일본 본사 차원의 강력한 지원도 더해졌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가격 인하 카드가 판매실적을 끌어올리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달 영업일수가 2주가량 남았는데 이미 지난달 도요타 판매실적(576대)을 뛰어 넘었다"고 밝혔다.

도요타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BMW 등 독일차도 이전보다 싼 값에 차를 내놓고 있다. 폭스바겐은 2000만원대 소형차 폴로를, BMW는 1시리즈 가격을 3000만원대로 낮춰 한국 내 판매 확대를 추진중이다.

수입차 가격 하락은 장기적으로 국산차 고객까지 잠식할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 사상 첫 연간 점유율 10% 벽을 넘어선 이후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경기 불황에 국산차 판매량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어도 수입차는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는 44만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으나 수입차는 4만8284대가 팔리면서 20%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산 승용차 대비 수입차 점유율은 11.8%까지 치솟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향후 5년 내 15%까지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늘 것으로 보이는데, 올 연말까지 수입차 점유율은 11~12%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 해외서 '가격 인상'···인센티브 늘리는 일본차와 정반대 행보

현대·기아차는 지난 몇 년 동안 내수 차종의 가격은 올리고 수출 차종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게 매긴다는 소비자 불만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글로벌 메이커와 경쟁하는 대형 세단의 경우엔 해외에서도 '제값받기' 노선을 강화하는 등 점차 가격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 상승과 함께 디자인 및 품질 향상으로 이같은 전략이 가능해졌기 때문.

현대차는 작년 하반기 미국 시장에 내놓은 그랜저(HG) 값을 미 고급차 시장의 경계선이 되는 3만달러가 넘는 가격에 내놨다. 기아차도 최근 출시한 K7(부분변경모델) 가격을 도요타 아발론, 뷰익 라크로스 등 경쟁 차종은 물론 제네시스 기본형보다 더 높게 가격을 매겼다.

김필수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해외 시장에서 생산과 판매를 같이 하는 현지화 전략 강화로 엔저 대응력을 갖춘 데다 시장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가 수월해져 제값받기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앞으로 현대·기아차가 해외 시장에서 제값받기 전략을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 도요타·혼다·닛산 등과 판매 경쟁을 벌이는 현대·기아차는 큰 부담이다.

일본차 업체들은 최근 엔저 효과를 본격적으로 활용해 대대적인 가격 할인에 나섰다. 닛산은 미국 내 주요 7개 차종의 가격을 580~4400달러(64만~484만원) 내리기로 했다. 최대 10% 이상 깎아주기로 한 것이다.

엔화 가치 하락에 일본차 메이커들이 인센티브를 이전보다 더 늘릴 수 있는 여지도 생겼다. 가격 경쟁력 싸움에서 뒤질 수 밖에 없는 현대·기아차는 판매 하락과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기적 측면에서 제값받기 전략을 고수하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일본차 업체들이 점유율을 늘리면서 일본차 인지도가 강해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현대차가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려면 가격 낮추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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