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근로자기념관 개관한 권광수 파독협회장 "늙은 파독광부들 마지막 소원은 유공자 예우"

입력 2013-05-23 17:33   수정 2013-05-24 00:15

1970년 12월 독일행 비행기 올라
광부·학업 병행…아헨공대 박사
암석역학 전공…유치과학자로 귀국



“독일의 지하 1200m 막장에서 땀과 탄가루를 뒤집어쓰고 자기 몸만큼 무거운 동발(갱도가 무너지지 않게 받치는 나무기둥)을 쉼없이 뽑고 또 세워야 했다. 메탄가스가 폭발해 지반이 무너지기도 하고 지상으로 영원히 못 올라오는 경우도 생겼다. 그것은 목숨을 건 전투였다.”

21일 서울 양재동에 문을 연 파독근로자기념관 지하 1층, 1960년대 독일 탄광을 재현해 놓은 전시실에 새겨져 있는 문구다. 파독근로자기념관은 사단법인 한국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협회(이하 파독협회)가 올해 광부 파독 50주년을 맞아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지원을 받아 건립했다.

기념관에서 권광수 파독협회장(70·사진)을 만났다. “법인 설립 5년 만에 기념관을 여는 성과를 거뒀지만, 이제 출발입니다. 1960~70년대 독일로 갔던 7968명의 광부, 1만2000여명의 간호사·간호조무사들의 소망은 국가유공자로서 예우받는 것입니다. 대부분 칠순을 넘긴 나이라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권 회장은 1970년 12월 파독광부 2차 4진으로 서울을 떠났다. 당시 한양공고 교사였던 그는 9남매의 맏이였고, 부친은 경북 문경 탄광의 광부였다. 당시 교사 월급 3만원은 가족의 생계를 잇기에 턱없이 부족했고, 그에겐 광산사업가라는 꿈이 있었다. 독일로 간 권 회장은 이를 악물고 탄광 생활과 학업을 병행해 13년 만에 아헨공대에서 박사학위까지 땄다. 이후 조국의 부름을 받고 1983년 한국동력자원연구소(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유치과학자로 부임했다. 2004년 퇴임 후, 청주대 토목공학과 교수로 근무하며 국내외 18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암석역학’ 전문가다.

파독근로자에 대한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스스로 돈 벌러 간 사람들이 무슨 유공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파독사업은 엄연히 한국과 독일 국가 간의 계약이었습니다. 1970~80년대 기업 간의 계약으로 중동으로 갔던 근로자들과는 다르게 봐야 할 측면이 있다는 것이죠. 정부에서는 아직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이번 기념관 설립을 계기로 파독근로자들의 명예를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당시 파독근로자들이 한국으로 송금한 돈은 연간 5000만달러로 이는 조국 근대화의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기념관 운영 계획에 대해 물었다. “파독 근로자들의 애환을 달래고 그들을 기념하는 공간을 넘어, 이 땅에 사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쉼터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50년 전 우리 자신이 외국인 노동자였고, 다문화 가정이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많을 겁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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