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가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프로축구 코파 이탈리아(이탈리아컵) 결승전에 앞서 '강남스타일'을 부를 때 관중들이 야유를 퍼부어 논란을 빚었다.
로마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날 경기는 AS로마와 라치오 간의 경기였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싸이가 공연을 하는 동안 관중 일부가 야유를 쏟아냈고 한쪽에서는 폭죽까지 터졌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탈리아 관중들이 싸이의 공연에 야유를 보낸 것이 인종차별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양팀 팬들이 인종차별적 행위로 구설수에 올랐다며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한국 언론에서도 이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네티즌들은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 싸이에게 야유 보낸 한 것이 아니라 유명 스타가 스포츠 경기의 주인공이 되는 것에 화가 났다는 주장이다.
자신이 이탈리아 사람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이번 사건이 인종이나 음악에 관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싸이를) 그 자리에 부른 주최측에 야유한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탈리아 축구팬들에게 이번 경기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다. 아주 중요한 자리에 싸이를 부른 주최측이 잘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이탈리아 네티즌은 "서로를 싫어하는 로마의 두 팀이 맞붙은 이탈리안컵 결승전이었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고 티켓도 비쌌다. 그런데 갑자기 엉뚱한 가수가 나와 노래를 불렀다"며 "때와 장소가 잘못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싸이 콘서트에 갑자기 이탈리아 축구선수들이 나타나서 공을 차고 돌아다니면 기분 좋겠느냐"는 네티즌도 있었다. 또 "축구팬들은 경기를 보려고 돈을 냈던 것"이라며 "주최측에서는 10분간 즐기자고 아무도 원치 않은 가수를 부르는 데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 나 같아도 화났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탈리아 여행을 가지 말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추측성 언론 보도로 인해 '인종차별' 문제까지 비화될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의 한 네티즌은 "스포츠팬으로서 이해한다"며 "아이돌이나 유명 스타가 주인공이 되는 상업적인 스포츠는 싫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마이클 잭슨이 갔어도 욕 먹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경닷컴 권효준 인턴기자 winterrose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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