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창조경제 전략, 프로야구에 다 있다

입력 2013-05-30 17:27   수정 2013-05-30 21:00

능력에 따른 공정보상 담보하고 정직한 실패엔 재도전 기회 주며
역전이 가능한 생태계 만들어야

이만우 <고려대 교수·경영학 leemm@korea.ac.kr>



프로야구 열기가 뜨겁다. 작년까지 막내로 바닥권이던 넥센 히어로즈의 선두 도약도 흥겹고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상승세도 신난다. 개막 초 연패로 부진했던 NC 다이노스는 5월 들어 완전히 달라졌다. 뒤늦게 가세한 슈퍼루키 나성범의 힘찬 방망이는 작은 날갯짓으로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나비효과’처럼 프로야구를 끌어올리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는 부실로 해체된 팀을 추슬러 어렵게 창단한 지 6년이 됐다. NC 다이노스는 몸값 낮은 선수를 끌어모아 올해 출범했다. 유니폼에 더덕더덕 붙은 스폰서 광고를 봐도 궁핍함이 묻어난다. 삼성, LG, SK 등 그룹 로고와 함께 집중적인 후원을 받는 팀과는 천양지차다. 신생팀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역전승을 거듭하며 올라서는 묘미가 프로야구의 감칠맛이다.

농구나 축구에 비해 야구공은 작고 움직임이 빠르다. 손발로 직접 공격하지 않고 긴 방망이로 타격한다. 방망이가 끼어들고 작은 공이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기 때문에 변화무쌍하다. 전년도 우승팀도 까딱하면 꼴찌로 주저앉는다. 홈런왕이 2군으로 강등되고, 2군에서 올라온 루키가 생애 첫 타석에서 홈런을 날린다. 경기 진행에 따라 승부가 예측되는 농구, 축구와는 달리 야구는 끝나야 끝난다.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나 투수, 포수, 야수는 자기 포지션을 홀로 감당해야 한다. 아무도 타자 방망이에 힘을 보탤 수도 없고, 투수 제구를 도울 수도 없다. 홈런, 타점, 타율, 출루율, 도루 등 타석 성적표와 자책점, 실책, 보살 등 수비 성적표가 계속 갱신된다. 단체종목 탈을 썼지만 선수 각자의 책임이 명백히 드러나는 개인종목 틀이다. 빠른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과 철저한 성과평가에 의한 인재 기용 및 보상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기업경영과 통한다. 창업기업도 빨리 제자리를 잡으려면 프로야구에서 배울 점이 많다.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가 초기 혼란을 극복하고 안정적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창의교육과 창업훈련을 통해 시장에 뛰어들 루키 기업가에 대한 지원시스템도 정비되고 있다. 창업 초기와 확장기에 소요자금을 공급할 성장사다리 펀드도 준비 중이다. 창조경제의 메인 타깃은 문화콘텐츠, 고부가가치·고품격 관광, 생활스포츠와 같이 작은 규모로 치고 올라설 수 있는 사업영역이다. 대기업 철옹성 사이에서 틈새시장(니치마켓)을 파고드는 예리한 전략을 통해 강소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짠맛, 신맛, 단맛, 쓴맛처럼 강약이 확정적인 기본 맛보다는 입에 달라붙는 감칠맛이 좌우하는 독특한 사업영역이 창조경제와 어울린다.

창업에 최우선 과제는 핵심 인재 확보다. 야구감독이 결정적 승부처에서 핀치히터를 고르는 절박함처럼 학연, 지연 등 친소관계는 모두 버리고 능력만 따져야 한다. 성과를 정기적으로 평가해 승진과 보상에 공정하게 반영하고 스톡옵션 등 성과와 연계된 보상책도 마련해야 한다. 프로야구 신생팀처럼 창업기업을 후원하는 시민운동도 일어나야 한다.

야구와 창업의 성패는 결국 사람의 손에 달렸다. 인터넷 검색어에 ‘야구선수 손바닥’을 입력하면 물집과 굳은살로 엉망인 손바닥 사진이 보인다. 3할 타율을 기록한 야구선수 손바닥이라며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코멘트가 붙어 있다. 창업에 성공하려면 관련 분야 전문지식을 철저히 쌓고 새벽부터 뛰면서 사업 기반을 일궈야 한다.

사력을 다해 연습해도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하는 타자도 있다. 기다리다 지친 감독이 2군으로 내려 보냈다가 다시 대타로 기용해도 타격감각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창업의 경우에도 온갖 노력이 허사로 끝나기도 한다. 회계부정이나 주가조작 등의 범죄행위가 개입되지 않은 정직한 실패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도전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타석에서 무너진 타자는 타석에 다시 세워야만 부활할 수 있는 것이다.

창조경제를 이끌 창업역량을 키우려면 창의교육을 강화하고 경제와 기술에 대한 실무지식을 불어넣어야 한다. 노력과 성과의 연결이 뚜렷한 야구처럼 노력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담보되는 질서를 확립해 창조경제를 꽃피워야 한다.

이만우 <고려대 교수·경영학 leemm@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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