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사이버첩보전, 강건너 불구경할 때인가

입력 2013-06-13 17:28   수정 2013-06-13 21:46

中은 해커부대서 해킹공격 주도…美는 NSA 정보수집 논란 '시끌'
한국은 정보전쟁 대응능력 있나

박성래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과학사 parkstar@unitel.co.kr>



지난주 미·중 정상회담을 중국은 장밋빛으로 보도했다. 중국인들은 강대국 자리를 지키려는 ‘수성대국(守成大國·미국)’과 힘차게 일어선 ‘굴기대국(起大國·중국)’의 협력이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 한껏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보도를 보면 그 회담이 밝은 것만은 아니었다. 뉴욕타임스는 8일자에 ‘미·중 북한문제에는 접근, 그러나 사이버 첩보에는 거리’란 제목을 달았다.

두 정상이 북한 문제에 단호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 이견이 가장 심했던 부분은 사이버 해킹 문제였다. 공동기자회견을 보도한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은 9일자에 ‘좋은 일이 많았다’고만 소개했다. 그런데 그 마지막에는 이런 대목이 보인다. 기자 질문에 답하면서 시진핑 주석이 응답했다는 내용으로, “중국은 해커 공격의 피해국”이며 앞으로 두 나라의 협력으로 인터넷 안전에 새 지평을 열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이다.

이 정도나마 중국 신문이 해킹 문제를 지적한 것은 두 정상의 만남에서 이 문제가 심각했음을 반영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특정 국가를 지적하지 않은 채 세계의 사이버 첩보전쟁을 우려한다고만 했지만, 실제 회담에선 시 주석에게 중국군이 미국의 산업계와 정부 등을 심하게 해킹하고 있음을 대놓고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그는 뉴욕타임스가 지난 2월18일 보도했던 미국 사이버보안회사 ‘맨디언트’의 보고서를 중국 측에 들이댄 것이 확실하다.

76쪽의 이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의 전산망에 어떻게 접속해 비밀 정보를 빼내가고 있었던가를 보여준다. 보고서는 2007년에 지은 중국 상하이 외곽 12층짜리 건물이 미국을 해킹하는 중국 해커들의 본거지라며 그 주소와 사진까지 실어 놓고 있다. 또 이 해커들은 중국군의 정보기관인 61398부대의 일부이거나 그 지휘감독 아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군 총참모부 3부 2국이 바로 61398부대다. 이들 해커는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정치·경제·군사 정보를 수집하는데, 2006년 이래 최소 20개 분야 141개 기관에서 정보를 훔쳐갔다는 조사다. 대표적인 방법은 이메일을 통한 악성코드 유포인데, 이메일을 클릭하는 순간 악성 코드가 그 컴퓨터에 자리잡아 몇 달, 몇 년 동안 필요한 정보를 빼내간다는 설명이다. 2011년 1월부터 만 2년 동안 이런 방식으로 중국의 해커들은 832개의 IP주소로 미국의 목표물을 공격했다. 그 90% 이상이 상하이의 해커들이란 것이다. 2009년 미국 코카콜라는 중국 회사를 24억달러에 사려다가 실패한 적이 있는데, 상하이의 해커가 이 방법으로 비밀정보를 빼갔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다른 보안회사가 2011년까지 5년 동안 진행한 조사에 의하면 중국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세계의 기업 등 70여곳 가운데에는 미국 캐나다 이외에 한국 대만 베트남 기업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미·중 정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정보전쟁을 거론한 바로 그때, 29세의 미국 젊은이 에드워드 스노덴이 미국 정부의 부당한 정보 수집을 고발하고 나섰다. 미 국가안보국(NSA)이 마구잡이로 국민 모두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NSA의 하청회사 직원으로 하와이에서 근무하던 그는 홍콩으로 달아나 미국 정부의 대규모 감시 체제를 양심상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자신이 빼낸 정보를 공개한 것이다.

테러와의 전쟁에 이런 정보 수집은 필요하고 또 합법적이라며, 미국은 이 청년을 고발할 모양이다. NSA는 하루 17억건의 인터넷과 전화 정보를 수집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일도 있다. 그 많은 정보도 보스턴 마라톤과 9·11 테러를 어쩌지 못했다며, 마구잡이 정보 수집을 비판하는 여론도 있다.

정보 수집은 세계 어디서나 맹렬히 벌어지고 있다.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정보화시대 그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해주는 지표가 될 뿐이다. 우리 국가정보원 사건을 보며, 한국의 정보 수집은 어느 수준인지 생각하게 된다.

박성래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과학사 parkstar@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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