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바람에 실린 솔향 가득…'힐링의 섬'을 품다

입력 2013-06-16 17:59   수정 2013-06-17 04:47

日 미야기현 센다이

분재처럼 펼쳐진 소나무 섬들, 日 3대 절경 중 하나로 꼽혀
유람선 타고 태평양 정취 만끽
고즈넉한 사찰 속 '꿈의 정원'…걷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사르르




일본 미야기현의 센다이시는 동북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정치 경제 문화 학술의 중심도시다. 거리마다 느티나무가 즐비하고 숲이 잘 보전돼 있으며 먹거리까지 풍부하다. 일본 내에서도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일본의 3대 절경 중 하나인 마쓰시마(松島)는 철마다 색다른 매력을 안겨준다.

센다이는 어떤 계절이든 좋지만 봄과 여름 풍경이 가장 가슴에 남는다. 4월 초순 피어나는 벚꽃은 사람들의 눈을 황홀하게 한다. 6~8월 여름에 마쓰시마 항구로 떨어지는 낙조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리게 한다. 비록 2011년 쓰나미로 인해 예전의 활력을 많이 잃었지만 센다이는 여전히 감출 수 없는 매력을 지닌 명승지다.

○일본의 3대 절경 마쓰시마

센다이시의 풍경1번지는 당연히 마쓰시마다. 마쓰시마는 물 위에 떠 있는 히로시마의 이쓰쿠시마 신사, 교토의 아마노하시다테와 함께 일본의 3대 절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1689년 마쓰시마를 찾은 시성(詩聖) 마쓰오 바쇼는 자신의 기행문집에 일본에서 경치가 제일 아름다운 곳이라고 예찬했다고 한다.

어찌 보면 한국의 남해와도 비슷한 풍경이지만 섬들이 밀집돼 분재처럼 펼쳐져 있는 모습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준다. 마쓰시마만에는 소나무(마쓰)가 무성한 무수한 섬(시마)들이 점점이 떠 있다. 군데군데 자리한 민머리섬도 훌륭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방파제 역할을 해준 덕에 2011년 일본대지진 때 마쓰시마의 피해가 그나마 적었다고 한다.

센다이를 생각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다테 마사무네.일본 전통주인 청주 중 가장 일반적이고 청주를 대표하는 이름이 된 정종은 바로 마사무네(政宗) 가문에서 제조한 술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일본의 3대 인물로 꼽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아는 이들이 많지만 다테 마사무네는 한국인에게는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하지만 어릴적 천연두의 후유증으로 오른쪽 눈을 실명한 후 항상 검은 안대를 쓰고 다녔던 다테는 ‘외눈박이 용’으로 불리며 전국시대를 수놓은 용맹한 인물이었다.

초승달 모양의 투구가 상징인 그는 임진왜란 중 진주성 전투에 참전해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이후 갖은 어려움을 헤치고 일본 동북부 지방 중심도시인 센다이의 역사를 만든 인물이 됐다. 다테는 센다이에 아오바성이라 불리는 거대한 성을 쌓고 황무지를 개간해 논과 밭을 만들었다. 대규모 항구와 관개시설까지 추진했다. 천대(千代)라는 이름의 볼품없는 황무지였던 센다이는 농업과 무역의 중심지인 센다이로 거듭났다. 다테는 이후 센다이의 상징이 됐다. 휴대폰이나 열쇠고리에도 심지어 캐릭터로도 남아 있다.

다테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은 바로 고다이도. 807년에 지어진 비사문당을 다테가 1604년에 재건했다. 5개의 수호신 상을 모시고 있어 고다이도로 불린다. 마쓰시마 해안에서 2개의 붉은색 다리로 연결된 사당이다.

고다이도를 보고 난 후 마쓰시마에서 유람선을 타고 나가면 206개의 섬(시마)과 웅대한 태평양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마쓰시마 주변을 한 바퀴 도는 노선과 건너편 시오가마항에 내려 주는 두 가지 노선이 있다. 배를 타는 동안 한국어 안내방송이 나와 섬의 이름, 유래, 역사를 알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유람선 안에서는 우리의 새우깡과 똑같은 과자를 판다. 사람이 먹기 위해 파는 것이 아니다. 이 과자를 가지고 배 후미로 나가면 어느새 갈매기들이 냄새를 맡고 몰려오기 시작한다. 엄지와 검지로 과자를 쥔 채 손을 배 바깥으로 쭉 뻗으면 갈매기 한 무리가 어느새 날렵한 부리로 과자를 채 간다. 미야기현의 굴 양식장 풍경도 유람선 투어에서 꼭 봐야 할 장면이다. 일본에서 굴 어획량이 두 번째로 많은 대표산지인 만큼 규모가 방대하다.

○서양식 문양이 돋보이는 엔츠인

다테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또 한 곳은 일본 동북지방에서 가장 유명한 선종 사찰인 즈이간지. 828년 지가쿠 대사가 창건했으나 이후 다테가 1606년 재건해 가문의 사찰로 쓰였다. 이 때문에 사찰 곳곳에는 다테 가문과 관련한 유물들이 즐비하다. 참배로 옆에 있는 수행용 암굴도 이색적이지만 본당으로 향하는 삼나무길 풍경을 따를 수 없다. 웅장하면서도 고졸한 풍경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비록 길이 길지는 않지만 몇번이고 길을 따라 가고 싶을 정도로 여운이 남는다.

길을 따라가면 엔쓰인이 나온다. 즈이간지에서 걸어서 1분 정도인 이곳은 다테가의 차남 미쓰무네의 묘소다.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조경의 달인 고보리 엔슈가 마쓰시마를 모방해 꾸며놓은 정원 때문이다. 크고 작은 돌들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아담한 나무가 곳곳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 궁전형 사당을 촘촘히 메우고 있는 하트 클로버 스페이드 다이아몬드 등 서양식 문양은 이채롭다.

사당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화려하고 잘 보존돼 있다. 활처럼 유려하게 휜 지붕의 곡선이나 그 위를 수놓은 서양식 문양은 감각적이면서도 아름답다.

센다이시 외곽에 있는 아오바 성터는 2차 세계대전 때 공습으로 완전히 파괴됐고 지금은 다테의 청동기마상과 망루대만 복원됐다. 아오바 성터 동쪽에는 다테의 묘소인 즈이호덴이 있다. 센다이 여행지 중 상당수가 다테와 관련돼 있기에 즈이호덴은 센다이 여행의 종착지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센다이는 그림자가 긴 곳이다. 여행을 마치고 난 이후에도 추억의 그림자가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여행팁 독특한 우설 요리 별미…원전사고 직접 영향 없어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센다이 구간을 주 7회 운항한다. 센다이 시내의 JR센다이역은 미야기현 주요 도시로 떠나는 기차, 버스의 집결지다. 자오국정공원 내 스키장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 역시 이곳에서 출발한다. 출발시간은 오전 8~10시 사이. 보통 리프트권과 셔틀버스 왕복 탑승권을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다.

‘소의 혀’ 요리인 우설(규탄)은 한국에서 먹기 어려운 센다이의 별미다. 제2차 세계대전 패망으로 일본 경제가 무너지고 먹을 것조차 부족했던 시절 미군이 소고기 요리를 하며 안 먹던 부위를 구어 먹던 것이 우설(규탄) 요리의 시작이다. ‘혀를 먹는다’는 다소 께름칙한 기분만 떨쳐낸다면 맛 자체는 대단히 훌륭하다. 간장 양념 외에는 별다른 양념을 바르지 않고 숯불에 구워 먹는데 씹히는 맛이 뛰어나다. 밥 위에 얹어서 덮밥(규동)처럼 먹기도 한다. 미야기현의 마쓰시마 어시장에서는 다양한 해산물을 시장에서 직접 사와 밥에 얹어먹는 키라키라동이 유명하다.

센다이 시내에는 청주를 잘만드는 양조장이 여러 군데 있다. 그중 일본 최고의 명주 중 하나로 꼽히는 우라카스미(浦霞)를 만드는 쥰마이긴죠 젠은 1724년부터 사케 제조를 하고 있는 양조장이다. 우라카스미는 미나모토 사네모토라는 단가의 명인이 지은 시의 한 부분인 ‘강가 안개’를 따서 만든 상표명이다. 청주의 맛은 깔끔하고 상쾌하다.

센다이지역은 원전이 터진 후쿠시마와는 100㎞ 이상 떨어져 있지만 아직도 방사능과 관련한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태윤 한국관광공사 센다이 센터장은 “센다이 지역의 방사능 농도는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정도의 양이 아닌 아주 미미한 수치”라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센다이 주민이 하루빨리 일어서는 데 도움이 되도록 많은 한국인이 찾아와주고 응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센다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미야기현 서울 사무소(miyagi.or.kr)에 문의하면 된다. (02)725-3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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