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스 "美 지나친 복지 확대가 생산성 저해…경제 회복 막아"

입력 2013-06-26 17:17   수정 2013-06-27 02:17

SED 학술대회 사전 컨퍼런스
스토키 교수 "주먹구구식 재정·통화 확장이 경제 걸림돌"
김중수 총재 "출구전략 제대로 못 짜면 신흥국 큰 타격"

<루카스 :199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프레스콧 : 200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생산성 개혁 없이 돈풀기에만 의존하는 아베노믹스는 분명히 실패한다.”(에드워드 프레스콧 애리조나주립대 교수)

“미국의 경기 회복이 더뎌지는 것은 사회안전망을 지나치게 확대했기 때문이다.”(로버트 루카스 시카고대 교수)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경제 석학들은 경기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와 중앙정부의 재정 확대에만 의존하는 태도는 오히려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SED 사전 콘퍼런스’에서 지나친 정부 개입이 경제의 자생력을 해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컨퍼런스에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프레스콧 교수와 루카스 교수, 낸시 스토키 시카고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경제 회생의 중심은 생산성

로버트 루카스 시카고대 교수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 2009년 이후 미국 정부가 ‘사회안전망(Safety net)’을 늘린 점을 꼽았다. 루카스 교수는 199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시카고학파의 거두다. 그는 “위기 이후 Fed의 빠른 대처로 유동성 위기는 이미 2009년 1분기에 끝났지만, 여전히 회복 기미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지나치게 늘린 사회안전망이 회복을 가로막고 있어 어떠한 마법 같은 통화정책이나 금리정책도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가 실업급여와 푸드스탬프 등 복지정책을 늘린 것이 노동자들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미국이 회복에 이르도록 산업 생산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200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프레스콧 교수도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그는 “2008년 이후 미국의 침체는 5년 가까이 길게 이어져오고 있다”며 “Fed의 통화정책은 결국 부채만 늘리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의 아베노믹스 핵심 또한 돈풀기가 아니라 생산성 개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레스콧 교수는 “생산성 개혁 없는 아베노믹스는 성공할 수 없다”며 “장기적인 경제성장은 일시적인 통화정책이 아닌 생산성 향상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근거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의 재정 지출이 적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에 일본의 성장률이 높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만약 아베노믹스가 현 상태 그대로 진행된다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일본(주식)을 팔고 한국 주식을 사야 할 것”이라며 “일본은 생산성을 키우기 위해서 내수·해외시장에서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서정연한 출구전략 중요”

불확실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투자의욕을 꺾어 경기 회복을 지연시킨다는 주장도 나왔다. 스토키 교수는 “지금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기업들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재정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예로는 미국의 시퀘스터를 들었다. 그는 “무계획적인 재정 확장이 정부 재정건전성을 해치게 되면 오히려 기업들의 투자를 막는 결과를 낳는다”며 “예측가능한 재정정책이 뒷받침돼야 투자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도 계획적으로 진행돼 시장을 놀라게 하지 말아야 투자에 따른 경기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전통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에 따른 여파가 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주요국의 출구전략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에 대한 이해가 크게 부족한 상태”라며 “이런 불확실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경기 회복세는 상당 기간 취약한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총재는 “비전통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질서있게 정상화하는 것은 해당 중앙은행들에 매우 버거운 과제”라며 “선진국이 직면한 재정 위험이 글로벌 금리 상승과 맞물릴 경우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도 위험에 처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총재는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른 자본유출과 환율변동 압력에 대응해 (신흥국이) 긴축 정책을 써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현실화하면 경기 회복은 지연되고 성장도 멈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서정환 기자 koko@hankyung.com


▶ SED

Society for Economic Dynamics.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현 서울대 겸임교수), 로버트 루카스 시카고대 교수, 에드워드 프레스콧 애리조나주립대 교수 등 세 명이 1989년 만든 거시·금융 분야의 경제학회다.

이 학회 출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만 크리스토퍼 심슨, 크리스토퍼 피서라이즈 등 7명에 달한다. SED 연례 학술대회는 1990년부터 북미와 유럽에서 교대로 개최됐으나 올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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