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70년 '최대 위기'] 美·日은 SOC에 수백억 달러 투자…한국은 되레 축소

입력 2013-07-01 17:01   수정 2013-07-02 00:20

(2) 공공건설 패턴 바꿔라

향후 4년간 공공공사 일감 20% 이상 감소
상하수도 정비 등 '복지 SOC'로 물량 확대를
민간 투자 활성화 위한 인프라은행 도입 필요



#1. 일본은 2011년 동북부 대지진 이후 인프라 복구를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방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공사를 진행해 ‘윗물(대형업체)’이 아닌 ‘아랫물(지방 중소업체)’부터 온기가 돌며 경기가 살아나는 모양새다. 일본 정부는 지진·홍수 등 자연 재해 방지를 위해 앞으로 10년간 도로·항만 등 토목사업에 200조엔을 투자하는 ‘국토강인화 계획’도 발표했다.

#2. 수도권 신도시에 살고 있는 조민호 씨(42)는 아침마다 ‘교통 지옥’에 출근 전쟁을 치른다. 외곽으로 나가는 길이 부족해 항상 차량이 몰리기 때문이다. 시는 우회도로 건설을 계획 중이지만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몇 년째 도로건설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박근혜 정부가 최근 복지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SOC 예산을 앞으로 4년간 11조6000억원 줄이기로 발표하면서 건설업계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민간 건설공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정부의 공공공사까지 급감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기불황으로 정부와 민간이 모두 어려운 시기에는 무턱대고 정부에 SOC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선진국들의 SOC 투자 방식을 벤치마킹하고, 국민복지와 연계된 이른바 ‘생활밀착형 SOC’ 확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용석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들이 운영 중인 ‘인프라 모태펀드(인프라은행)’ 등을 참고하고, 국내에서는 대규모 SOC보다는 지자체가 추진하는 소규모 도로·상하수도와 도시 재생사업, 도로 방재 및 정보화사업 등 주민생활과 직결된 ‘소규모 SOC’ 건설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 개정 통한 민간자본 끌어들여야

국내 SOC 예산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확대된 뒤 2009년(25조5000억원)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22조6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북미·유럽 등 선진국들은 최근 경기 활성화 조짐이 보이자 SOC 투자를 확대하는 움직임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서 도로·교량 건설 부문에 500억달러 투자, 건설고용 프로그램에 150억달러 투입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 연구위원은 “해외의 경우 인프라 모태펀드 등의 제도를 마련해 민간자본이 다양한 방법으로 SOC 투자 활성화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선진국은 정부가 도로·철도·도시방재시설·항만 등 다양한 투자대상 SOC프로젝트를 내놓고 인프라펀드가 골라서 투자할 수 있도록 끌어간다. 우리 정부도 이런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불경기에 민간자금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광섭 대한건설협회 건설진흥실장은 “영국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민간자금 유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투자대상을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규정한다”며 “민간투자에 기본적 요건만 갖추면 자유롭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 SOC에 매년 10조 가능할 것”

사회 구조적 변화에 발맞춰 정부와 건설업계의 SOC 투자에 대한 시각변화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한승헌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대규모 토목공사에 대한 국민의 피로가 누적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SOC 투자는 복지개념의 소규모 도시기반시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표재석 대한전문건설협회장도 “낙후된 구도심을 살리는 재생사업, 오래된 상·하수도 개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도입 등은 정부가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실행할 수 있다”며 “현 정부도 연간 10조원 정도는 이 같은 복지예산을 활용해 소규모 SOC 개발에 투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생활밀착형 SOC는 전문건설업계도 참여할 수 있어 대형업체와의 일감분배와 국민복지 효과는 물론 건설산업 회생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흥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정부는 민간이 제안하는 각종 ‘신규 SOC시스템’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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