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나려는 해외인재 붙잡아라…삼성의 새로운 고민

입력 2013-07-04 17:06   수정 2013-07-05 04:48

6시30분 출근 '오 마이 갓!'
전투적인 한국 기업문화 부적응…내국인 퇴직률의 4배 넘어
인재 붙잡기 애쓰는 삼성
외국인 직원 부인회 전폭 지원…스마트워크·독립 근무공간 확대



삼성전자가 어렵사리 뽑은 외국인 핵심 인재들의 잦은 퇴직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글로벌 초일류 회사를 목표로 수많은 외국인 인재를 스카우트하고 있지만, 한국사회 특유의 폐쇄성 등으로 인해 회사를 떠나는 외국인 임직원들도 계속 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외국인 임직원들의 한국 정착을 돕고 있지만 현재까지 효과는 기대 이하다. 외국인 임직원들은 폐쇄적 문화뿐 아니라 교육과 의료 등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인프라 부족을 애로점으로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솟는 외국인 직원 퇴직률

삼성전자가 내놓은 201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15.3% 수준이던 외국인 직원 퇴직률이 작년엔 17.2%까지 치솟았다. 한국인 직원 퇴직률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국인 직원 퇴직률은 2010년 4.9%, 2012년 3.9% 정도다.

세계 200여곳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23만5000여명의 전체 인력 가운데 외국인이 14만여명에 달한다. 대부분은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일하는 생산직 사원이지만 서울 본사에서 일하며 마케팅과 영업, 전략, 연구개발(R&D)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핵심 인력도 1200명을 넘는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역량을 높이기 위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인 우수인력의 본사 근무를 늘려온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해외 핵심인력 관리를 위해 STaR(삼성 탤런트 리뷰)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역주재원 제도인 글로벌 모빌리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서울이나 수원에 근무하는 외국인 비중을 지속 확대했다. 이에 따라 2002년 200여명 수준이던 한국 근무 외국인 직원은 2012년 말 1200여명으로 10년 사이 6배 가까이 급증했다.

삼성의 고민은 일반 생산직뿐 아니라 이들 핵심인력의 퇴직률이 높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에 외국인 핵심인력 스카우트를 크게 늘렸는데, 이들 중 한국사회의 폐쇄성을 못견디고 나가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우려했다.

임원급 출근시간이 지난해부터 사실상 아침 6시30분으로 당겨진 데서 보듯 일하는 시간이 길고 업무 강도가 높다는 점이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교육과 의료 등 외국인을 위한 생활 인프라 부족도 외국에서 온 임직원들의 한국 적응을 어렵게하는 이유로 꼽힌다.

○외국인 이탈, 해법은 없나

삼성전자는 외국인 임직원이 빠르게 정착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운영중이다.

글로벌 헬프 데스크를 만들어 한국에 들어오기 전 비자신청부터 교육, 은행 업무, 관광 등 생활에 필요한 통역 지원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지난해 12월엔 외국인 임직원 가족들의 조기 정착을 위해 외국인 직원 부인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외국인 임직원 부인들이 서로 네트워크를 하면서 손쉽게 한국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스마트워크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창조적 사고와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독립된 근무공간을 제공하고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관리토록 한 게 핵심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의 노력엔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차원에서라도 외국인을 위한 교육과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외국인 이민에 대한 인식과 문호를 좀 더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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