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현대청운고는 되고 하나고는 안된다?

입력 2013-07-04 17:10   수정 2013-07-05 03:30

인사이드 Story - '임직원 자녀 전형' 하나고 차별 논란

교육법 대신 은행법 우선 적용
하나금융은 하나고 지원 못해
기업 설립 학교 '이중잣대' 비판




포항제철고와 하나고는 비슷한 점이 많다. 손꼽히는 명문 고교다. 포스코와 하나금융그룹이라는 특정 기업이 설립한 점도 같다. 매년 모기업으로부터 일정액의 운영자금을 지원받는다. 정원의 일정 비율을 임직원 자녀에게 우선 배정하는 것도 똑같다.

앞으론 달라진다. 포항제철고는 바뀌는 게 없다. 하나고가 문제다. 하나금융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지 못하거나, 임직원 자녀에 대한 우선 배정을 없애야 한다. 정부가 최근 은행법 시행령과 감독규정을 개정해 임직원 우대 등 대가성이 있는 경우 출연을 금지키로 했기 때문이다.

하나고는 올해 추가 출연을 받지 않는 대신 임직원 우선 배정제도(전체의 20%)를 일단 유지키로 했지만, 비슷한 성격의 학교에 대한 이중잣대는 뭔가 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과 학교가 ‘윈윈’

특정 기업이 설립한 고교는 5개다. 포항제철고(포스코), 광양제철고(포스코), 현대청운고(현대중공업), 인천하늘고(인천공항공사), 하나고(하나금융) 등이다. 내년 충남 아산탕정에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출연한 은성고가 문을 열면 6개로 늘어난다.

이들 학교는 특정 기업으로부터 매년 운영자금을 지원 받는 대신 전체 정원의 일정 비율을 기업 임직원 자녀에게 배정하고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82조에 ‘기업체가 설립한 학교는 종업원의 복지 증진을 위해 입학 정원의 일정 비율을 종업원 자녀로 선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제철고는 매년 포스코에서 90억원 안팎을 지원받고 있다. 이 돈은 기숙사 운영비, 장학금, 학교 시설 보수 등에 쓰인다. 대신 정원(455명)의 60%인 273명을 포스코 임직원 자녀 중에서 선발한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교육감의 승인을 얻어 정한 비율이다. 정원의 70%를 포스코 임직원 자녀로 뽑는 광양제철고도 마찬가지다.

현대청운고는 신입생 선발 때 현대중공업 임직원 자녀 몫으로 정원의 15%를 배정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설립한 인천하늘고도 매년 공사 임직원 자녀를 100명씩 선발한다. 삼성디스플레이 등 4개 삼성 관계사가 출연해 내년 3월 개교하는 은성고는 최근 아산교육지원청에 제출한 입시요강에서 신입생 정원의 70%를 삼성 임직원 자녀로 뽑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기업이 설립한 학교에 대해 해당 기업의 임직원 자녀를 뽑는 것을 허용한 것은 기업 임직원 복지 증진과 교육계 발전에 모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가 세운 학교는 안된다?

초·중등교육법이 임직원 자녀 전형을 허용하고 있지만, 하나금융만 최근 개정된 은행법 시행령과 감독규정을 우선 적용받게 된다. 은행법이 특별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반 기업이 세운 학교와 달리 하나고는 출연 회사인 하나금융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으려면 임직원 자녀 전형을 없애야 한다. 하나고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년 신입생은 일단 종전처럼 뽑겠다는 방침이어서 하나금융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하나고는 하나금융의 지원이 없다고 해서 당장 학교 운영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회적배려 대상자 전형(40명)으로 입학한 학생들에게 지원하던 장학금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게 됐다. 하나고 관계자는 “사회적배려 대상자에 대한 장학금 지원을 위해 하나금융이 아닌 다른 회사에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하나고가 형편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이 성공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금융회사가 설립한 학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게 된 것은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고객 돈으로 장사를 해서 이익을 내는 금융회사는 일반 기업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대주주의 사익을 위해 회사가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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