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酒류가 뜬다] 그 많던 막걸리는 어디 갔을까

입력 2013-07-12 17:09   수정 2013-07-12 22:57

한풀 꺾인 전통주 … 신세대 겨냥 신제품 개발 '안간힘'


외국산 주류들이 한국시장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2011년 이후 열기가 한풀 꺾인 막걸리 등 전통주 판매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한류열풍을 등에 업고 강세를 보였던 일본시장에서도 엔저(低)와 과당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막걸리 출하량은 41만4550㎘로, 2011년(44만3778㎘)보다 6.6% 줄어들었다. 막걸리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연간 단위로 첫 감소다. 문제는 지난해 4월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5.1% 줄어든 이후 판매가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마트 올 상반기 막걸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2% 줄어들었다.

막걸리 인기가 주춤한 주요 이유로는 전통주 업계가 한때의 인기에 취해 새로운 소비층인 20~30대를 끌어들이려는 마케팅 노력에 소홀했다는 점이 꼽힌다. 한 주류업계 최고경영자(CEO)는 “마시면 포만감이 드는 막걸리는 저녁을 배부르게 먹는 한국 식문화에 썩 어울리는 술은 아니다”며 “밥과 함께 먹으면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주 업계에서는 아직 남아 있는 막걸리의 인기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전통주 업계의 마케팅 키워드는 ‘L(Little·양은 적게)·T(Tasty·더 맛있게)·E(Easy·먹기 편하게)’로 요약된다.

서울탁주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이프’는 알코올 도수를 일반 막걸리보다 3도 낮은 3도로 정하고 달콤한 향과 맛에 청량감을 더했다. 캔에 담아 젊은 층이 먹기 편하도록 제작한 것도 특징이다. 국순당이 지난 4월 내놓은 ‘대박 막걸리’는 3단 발효법과 냉장숙성 공법을 도입해 잡맛을 없앴다. 깔끔한 맛이 주당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4~6월에 500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국순당의 기존 주력 제품이었던 ‘국순당 생막걸리’와 ‘우국생’을 제치고 매출 1위로 올라섰다.

서울탁주 국순당 배상면주가 등 대량생산 업체와 달리 소규모 메이커들은 고급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담과 지난 5월 청와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만찬에서 건배주로 사용된 ‘복순도가 손막걸리’는 생산규모는 작지만 전국적인 지명도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전문가들은 막걸리가 ‘백세주’ 등 약주와 같이 쇠락의 길을 걷지 않으려면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지금보다도 훨씬 다양한 신제품과 마케팅을 선보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막걸리 사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풀어 보다 치열한 경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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