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게임왕' 들이 나서라

입력 2013-07-21 17:45   수정 2013-07-21 21:46

차병석 IT과학부장 chabs@hankyung.com


“잔혹한 공포영화를 자주 봤습니다.” ‘10대 오원춘’으로 불린 경기 용인시의 모텔 엽기살인사건 피의자 심모군(19)이 최근 경찰에서 이렇게 말했을 때 가슴을 쓸어내린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게임업계 사람들이다. 인터넷게임업체의 한 임원은 “심군이 ‘인터넷게임을 즐겼다’고 말했으면 어쩔 뻔했냐”며 안도했다.

‘폭력 게임이 청소년의 엽기적 살인을 불렀다’는 무차별 비난에 게임업계가 또 한 번 초토화됐을 것이란 얘기다. 툭하면 게임의 폭력성 사행성을 들어 규제의 칼을 들이대는 사회 분위기에 대한 게임업계의 피해의식은 이 정도다.

규제사슬에 묶인 게임산업

인터넷게임은 ‘동네북’이다. 학교 폭력이나 청소년 비행 사건이 발생하면 어김없이 지목되는 ‘주범’ 중 하나가 인터넷게임이다. 그래서 게임은 규제사슬에 묶여 있다. 청소년이 접속한 온라인 게임은 자정 이후엔 아예 자동 차단되는 ‘강제적 셧다운제’와 사전에 지정된 시간에 차단되는 ‘선택적 셧다운제’가 각각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이중으로 시행되고 있다. 인터넷게임의 ‘중독유발지수’를 측정해 게임업체로부터 부담금을 징수하자거나 게임을 술, 도박, 마약처럼 중독을 유발하는 물질·행위로 규정해 관리하자는 법률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

일반 국민들의 뇌리에 박힌 ‘인터넷게임=폭력성 또는 사행성’이란 인식이 이런 규제를 가능하게 만든 건 물론이다. 아직도 게임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결혼할 때 상대방 부모에게 “게임회사에 다닌다”는 말을 못하고, “인터넷 회사에 다닌다”고 말하는 게 현실이라고 한다.

게임업계는 억울해 한다. 인터넷게임이야말로 ‘창조경제’의 꽃인 문화콘텐츠산업인데, 국민들의 인식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게임산업은 올해 예상 수출액만 30억3400만달러(약 3조3000억원)에 달하고, 만들어낸 일자리가 9만5000개를 넘는다. 그것도 대부분 소프트웨어 관련 청년 일자리다. 하지만 게임을 수출 산업, 일자리 창출 산업으로 인정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

게임업계 무슨 노력했나?
왜일까? 그 책임의 상당부분은 게임업계 자신에 있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게임에 대한 국민인식 제고를 위해 게임업계 스스로 어떤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묻고 싶다. 게임 회사들은 그동안 개발한 게임을 파는 마케팅엔 돈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게임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노력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그런 일에 앞장서야 할 게임산업협회의 활동이 지금까지 유명무실했던 게 방증이다. 주력 제품의 장르가 다른 게임업체들은 서로 이해가 엇갈려 업계 차원의 협력에 무심했다는 걸 스스로도 인정한다.

1990년대 말 벤처로 시작해 거부(巨富)가 된 소위 ‘게임왕’들의 은둔도 문제다.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나성균 네오위즈 대표 등 성공한 게임 1세대들은 최근 수년간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대신 레고사이트를 인수하거나, 프로야구단을 만드는 등 개인적 꿈을 실현하는 데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임산업이 규제의 궁지에 몰릴 때 앞에 나서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창조산업이다’고 외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게임 1위 업체인 넥슨의 연매출은 1조원을 넘는다. 2~5위 업체들도 매년 수천억원씩의 매출을 올린다. 이젠 벤처기업이 아니다. 덩치가 커진 만큼 사회적 책임(CSR)도 다해야 한다. ‘10대 오원춘’이 비켜 갔다고 안도할 때가 아니다. 이대론 게임이 더 큰 창조산업으로 클 수 없다.

차병석 IT과학부장 chab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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