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 따라 달콤함이 흐르는 마을.’ 전남 담양의 도래수 마을은 영산강이 시작되는 곳에 있다. 추월산 자락 아래 맑은 계곡물과 아담한 산세가 어우러져 연중 아름다운 곳이다. 호국의 얼이 담겨 있는 금성산성, 달 그림자 비추는 담양호, 상쾌한 솔숲 향이 가득한 추월산이 지척에 있다. 도시의 바쁜 일상으로 지친 심신을 뉘어 쉬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영산강 시원지로 유명한 용면 가마골 생태공원 인근에 위치한 청정 마을로 사계절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농촌체험 프로그램 가득
도래수 마을은 계절별로 다양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봄의 주인공은 향긋한 ‘쑥’이다. 쑥 캐기와 쑥개떡 만들기가 도래수 마을의 대표적인 봄 프로그램이다. 쑥개떡은 멥쌀가루에 데친 쑥을 같이 빻은 것에 소금과 물을 넣어 반죽한 다음 둥글납작하게 빚어 찐 떡이다. 찐 다음 참기름을 바르기도 한다.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쑥향에 더해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여름엔 감자와 옥수수를 수확할 수 있다. 대나무 물총으로 하는 물총놀이도 아이들의 인기놀이 1순위다. 시원한 계곡 물소리로 더위를 확 날려버릴 수도 있다. 한여름에도 계곡물에 오래 발을 넣고 있으면 몸이 추워질 만큼 시원한 물을 자랑한다. 다슬기와 물고기를 잡는 경험은 시원한 계곡물에 따라오는 덤이다.
대표적인 가을 프로그램은 고구마 캐기다. 감을 따서 감 장아찌와 곶감을 만드는 코너도 준비돼 있다. 벼를 탈곡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겨울엔 동지팥죽과 김장김치, 칼국수를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계절과 상관 없이 언제든 방문하면 깻잎김치, 깍두기, 솥뚜껑 부침개를 만들어볼 수 있다. 커다란 나무망치로 인절미 떡메치기도 준비돼 있다. 손수건 판화를 찍어내거나 제기도 만들 수 있다. 지역 특산물인 대나무를 이용해 대통밥을 짓고, 대나무 바람개비, 대나무 바람볼을 만들다 보면 도시에서의 고민과 스트레스가 한번에 날아가 버린다.
○풍부한 먹거리와 살거리
도래수 마을은 풍부한 먹거리와 살거리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인 것이 복분자와 오디다. 복분자는 산딸기 나무의 덜 익은 열매를 말린 것이고 오디는 뽕나무 열매다. 오디가 익으면 즙이 풍부해지고, 새콤달콤하고 신선한 향기가 난다. 날로도 먹지만 술이나 주스를 담가 먹거나 잼을 만들기도 한다. 오디술은 빛깔이 곱고 유기산이 적어서 시지 않고 달콤하다. 농축액을 밀가루 반죽과 섞어 과자를 만들거나 저온으로 말려서 가루를 내어 먹기도 한다.
곶감도 도래수 마을의 특산품이다. 10월 초~11월 중순까지 떫은 맛이 있는 생감이 다 익기 전에 따서 껍질을 얇게 벗겨 대꼬챙이에 꿰어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바짝 말려 만든다. 보통 건조대에서 50일쯤 말리면 맛 좋은 곶감이 된다.
대나무로 유명한 마을이니 만큼 대나무 특산물도 놓칠 수 없다. 도래수 마을은 죽순과 대나무 공예품의 품질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담양호 나들이 가볼까
주변의 볼거리로는 담양 제1의 관광지인 담양호가 있다. 담양호를 중심으로 추월산 국민관광단지와 가마골 청소년야영장, 금성산성 등이 둘러싸고 있다. 산 허리를 뚫어 만든 신간호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각광받아 주변 모두가 도시민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다. 담양댐 근처에는 애틋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고구마 모양의 애기바위가 유명하다. 호남의 3대 산성 중 하나인 금성산성도 볼거리다. 금성산성은 고려시대에 쌓은 것으로 전해오는데 산성 둘레만 7345ｍ다. 특이한 점은 성문 밖에서 성문 안을 전혀 엿볼 수 없다는 점이다. 금성산성 밖에는 높은 산이 없어 형세를 잘 살펴서 지은 성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쪽 성문과 성벽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우물이나 절구통 같은 고려시대 유물을 찾아 볼 수 있다. 산성의 동문 쪽으로 나가면 전북 순창군의 강천사 등 관광명소와 바로 연결된다.
○가마골 생태공원도 ‘짱’
가마골 생태공원도 유명하다. 담양군 용면 용연리에 있는 용추산(해발 523ｍ)을 중심으로 사방 4㎞ 주변을 가마골이라고 부르는데 여러 개의 깊은 계곡과 폭포, 기암괴석이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986년부터 관광지로 개발돼 관광객을 위한 각종 볼거리, 편의시설, 운동시설, 등산로 등이 잘 갖춰져 있다.
이곳에는 영산강의 시원으로 유명한 용소가 있다. 용소는 계곡을 따라 흐르는 시냇물이 오랜 세월 암반을 깎고 마치 용이 꿈틀거리며 지나간 자국처럼 홈을 이뤘다. 원시림과 계곡이 어우러져 여름에도 서늘하다. 경사가 완만해 삼림욕 코스로 그만이다. 바위채송화와 참나리 등 야생화도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용소를 바라보는 위치에 세워진 정자 ‘시원정’,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 ‘출렁다리’도 놓쳐서는 안 될 즐길거리다.
찾아가는 길
주소는 전남 담양군 용면 분통길 27.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대전에서 호남고속도로로 진입한다. 백양사 IC로 나와 담양을 거쳐 추월산 방면으로 가다 보면 도래수 마을에 도착한다. 서울에서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문의 (061)383-0694, 010-7128-5738, 홈페이지 http://doraesu.go2vil.org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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