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이슈 찬반토론] 전작권 전환 연기해야 하나요

입력 2013-08-02 16:43  

"국제적 합의이므로 계획대로 이행돼야"

"자존심만으로 국가안보 지켜질 수 없어"

전시작전통제권(줄여서 전작권)은 전쟁이 발발했을 때 군대의 작전을 총괄지휘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전작권은 당연히 그 나라가 갖는다. 단 현재 한국의 전작권은 한미연합사령부에 있다. 1950년 6·25전쟁 발발 후 유엔군사령관에 이양했던 작전지휘권이 1978년 한미연합사가 만들어지면서 연합사가 그대로 갖게돼 지금까지 내려온 것이다. 한·미 양국은 2006년 9월 정상회담에서 2012년 4월17일부로 전작권을 우리 군이 환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2010년 6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작권의 이양 시점을 2015년 12월1일로 조정하기로 다시 합의했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이를 재연기 할 것을 미국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또다시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전작권 전환 정상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박근혜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재연기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작권 전환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찬성


정부가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미국에 제안한 것과 관련, 민주당은 “전작권 이양은 계획대로 이행해야 한다”며 정부에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세계 어느 나라도 자기 나라 군대 지휘권을 다른 나라에 양도하는 나라는 없다”며 “전작권 전환 합의는 국제적 합의이므로 계획대로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군기 의원은 “만약 전작권 전환 연기 시 이를 요청한 우리 정부가 각종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할 것”이라며 각종 방위 사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 방송에 출연, “2015년 전작권 전환은 국가 간의 약속”이라며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미 간의 군사동맹에 대해 정치적으로 신뢰만 유지할 수 있다면 미국이 보장하는 부분과 우리의 군사력에 비춰볼 때 전작권 전환이 이뤄져도 무방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정경영 동아시아국제전략연구소장은 “전작권 전환을 재연기할 경우 한·미 간 신뢰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전작권 전환을 정상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북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전작권 전환을 재연기하자는 주장에도 반대한다.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 자명한데 이런 주장에 따른다면 현 북한체제가 존속하는 한, 한국은 계속 전작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논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따르다 보면 한국은 계속 북한에 끌려다니는 형국이 될 수밖에 없으며 통일전략 수립도 어렵게 된다는 지적이다.


반대

김창남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교수는 “2007년 전작권 전환 합의 자체가 참여정부가 전작권을 나라의 주권문제 및 자존심과 결부시켰던 안보 포플리즘의 결과였다”며 말로 하는 자주와 자존심만으로는 국가안보가 지켜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보다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 국가를 온전하게 보위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견해다.

유영옥 경기대 국가보훈학 교수는 “전작권 전환이 이뤄진 뒤 미국의 압도적인 정보력 공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반대한다. 미국이 안보동맹 차원에서 제공하는 인공위성과 정찰기 등 가용 정보력이 전작권 전환 이후 달라질 가능성이 큰데 이를 단기간 내 우리가 상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성만 21세기군사연구소 연구위원은 불과 몇 달 전까지 계속되던 북한의 정전협정 무효 선언 ,핵무기 선제공격 위협, 전시상황 돌입 선언 등을 잊어선 안 되다는 입장이다. 당시 북한의 이런 행동을 멈추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폭격기와 스텔스기 항모 전투단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런 막강한 첨단무기가 한반도에 급파되자 북한이 공갈과 위협을 멈췄다는 것이다. 한미연합사를 비롯한 주한미군과 미국 증원 전력이 한국 안보에 필수적이며 전쟁을 억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게 김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충분한 검토 없이 전작권을 전환할 경우 국가 안보에 큰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생각하기

전작권 전환 문제는 우리 정부와 미국의 입장뿐 아니라 북한의 동향 등도 모두 감안해 결정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문제다. 한·미 양국이 전환에 합의해 놓고도 자꾸 연기 논의가 나오는 것도 바로 그래서일 것이다. 미국의 입장은 우리로서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아마도 동아시아 안보와 미국의 이해를 두고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의 위협은 상수로 봐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 내부에서의 의견 통일부터 전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두고 그동안 전개된 찬반 논란을 보면 정부는 북한의 위협이 줄어들지 않고 미국의 첨단 무기나 정보시스템을 보완할 이렇다 할 대책이 없으니 일단 연기하고 보자는 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부 밖에서는 독립국가로서의 자존심을 내세우며 전작권이 없는 나라가 말이 되냐는, 다분히 감정 섞인 주장이 많지 않나 싶다. 국제사회에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자존심이나 이념보다는 실익과 생존이 최우선시된다는 얘기다. 전작권 전환 문제도 이런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우선 우리 내부의 의견부터 조율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부터 바뀌어야 한다. 국민에게는 전혀 알리지 않은 채 미국에 이 문제를 제의하고 뒤늦게 공개하는 식으로는 내부 의견 조율은 고사하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만 더욱 떨어뜨릴 뿐이다.

김선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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