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데이 음악으로 녹여낸 청춘의 열병

입력 2013-08-12 00:27  

브로드웨이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 아시아 투어
내달 5~22일 서울 공연…'록페'처럼 화끈한 무대




청춘은 아프다. 왜 하필 내가 대학에 입학할 시기에 외환위기가 터지고 취업할 때 경제가 꽁꽁 얼어붙는 걸까. 때론 울화가 치밀도록 답답하다. 내가 만들지 않은 정치·경제적 상황 때문에 언제까지 내 삶이 휘청거려야 하는 걸까.

브로드웨이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은 이에 대한 대답을 주는 작품이다. 다음달 5~2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무대에 오르는 ‘아메리칸 이디엇’ 투어 공연을 8일 일본 도쿄에서 먼저 만나봤다.

◆51만명 동원한 브로드웨이 대작

이 작품은 미국 록밴드 ‘그린데이’의 7집 동명 앨범을 토대로 한 록오페라 작품으로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2007년 토니상 최우수연출상을 받은 마이클 메이어가 만들었다. 2009년 미국 버클리레포터리극장에서 초연된 뒤 이듬해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돼 관객 51만명을 모으고 3979만달러(약 440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날 공연이 열린 도쿄 유라쿠초의 도쿄국제포럼 c홀에는 젊은 관객부터 나이 지긋한 관객까지 1400석 홀을 빼곡히 채웠다. 공연이 끝난 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거의 모든 관객이 자리를 뜨지 않았다.

막이 오르면 조니, 터니, 윌 등 미국 교외에 사는 청년 셋이 등장해 세상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다. 그들 눈에 비친 세상은 “대중매체에 짓밟히는 죽음의 공간이자 저주받은 도시”다. 이를 상징하듯 창고 같은 무대에는 40여개의 TV 스크린이 어지럽게 이미지를 내보낸다. 세븐일레븐, 담배, 편의점에 진열된 식품, 자동차, 조지 부시 전 대통령, 9·11 테러 장면 등 미국을 상징하는 수십 개의 아이콘이 무대를 채운다.

◆질곡의 삶이 희망의 원천

곧 서른이 되지만 이뤄놓은 게 하나도 없는 세 친구는 도시에 가서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여자친구의 임신 소식을 알게 된 윌만 고향에 남고 나머지는 도시로 떠난다. 하지만 도시의 삶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 조니는 여자와 마약에 빠지고 터니는 군인이 되지만 부상으로 왼쪽 다리를 잃는다. 고향에 남은 윌은 무력감에 약물과 술에 중독된다.

조니는 도시에는 그를 위한 일자리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고향에 돌아오고 터니는 의가사 제대를 한다. 그로부터 1년 후, 셋은 휘청이며 살아왔던 경험이 새로운 삶의 토대가 되고 이를 받아들이는 것에서 새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노래한다.

무대에 등장하는 이라크 전쟁과 코카인 등은 다분히 미국적인 상황이지만 이것만 걷어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젊은이들의 상처를 표현했다. 작품을 연출한 메이어는 “이 작품은 젊은 세 남자가 자아를 발견하는 여정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대와 장소를 불문해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내가 만들지 않은 정치적인 상황에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린데이 음악에 관객들 어깨춤

이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그린데이’의 음악이다. ‘그린데이’는 2010년 내한공연 때 관객들이 첫곡부터 엔딩곡까지 ‘떼창’을 했을 만큼 국내에 많은 팬을 보유한 밴드. 멤버 빌리 조 암스트롱은 메이어와 뮤지컬 공동 연출을 맡기도 했다.

무대 위에서 기타, 드럼, 첼로, 건반으로 구성된 밴드가 ‘그린데이’의 펑크 음악을 연주할 때면 마치 록 페스티벌에 온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로 어깨가 들썩인다. 펑크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가 쏟아졌고 몇몇 관객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커튼콜 때 주연배우와 앙상블이 함께 통기타를 들고 부르는 ‘디스 이즈 마이 라이프’는 전체 무대의 압축판과도 같다. 메이어는 “살고 있는 순간순간 후회가 없고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선택하고 그 결과를 납득하는 게 얼마나 시원한 자유인지 모른다. 그것을 관객들과 같이 느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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