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한동우 "고객 돈 잘 지켜주고 불려 주는 게 신한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길"

입력 2013-08-13 17:20   수정 2013-08-14 00:22

조용한 카리스마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지난 5월22일 서울 이태원의 한 식당.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직원 7명과 마주 앉았다. 직원들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려는 취지에서 마련한 ‘회장과의 점심식사 이벤트’였다. 이 자리에서 한 직원이 “회장님에게 따뜻한 금융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한 회장은 “고객의 돈을 소중하게 관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따뜻한 금융은 신한의 운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답했다.

한 회장은 2011년 초 취임 직후부터 ‘따뜻한 금융’을 들고나왔다.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둬야 하는 최고경영자(CEO)가 따뜻한 금융 철학을 얘기하자 대부분의 직원이 의아해했다. 하지만 그는 ‘금융’을 통해 고객의 성공과 사회 발전에 실질적 도움을 줘야 한다는 취지라고 집요하게 임직원을 설득했다.

한 회장은 ‘리스크 관리’도 또 하나의 따뜻한 금융으로 여긴다. 고객 예금을 잘 지키고 불려주는 게 금융사 본연의 업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리스크 관리를 중시하는 그의 경영철학은 숫자로도 증명된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국내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1조원 클럽’을 달성했다. 다른 금융지주사 실적의 배에 달하는 규모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 장기화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부실 자산을 털어낸 덕분이다. 고객을 최우선시하면서도 경쟁사보다 더 많이 이익 창출을 했다는 점에서 한 회장의 ‘따뜻한 금융’은 어느 정도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그룹 차원의 가이드 라인을 강요하기보다 계열사별로 스스로 실천계획을 마련해 ‘따뜻한 금융’을 실현하도록 유도해왔다. 방향만 정하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신한의 조직력을 정착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 덕분에 항상 조용한 행보를 보이면서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는 회장으로서 챙겨야 할 일만 묵묵히 해나간다. 본인 입으로도 자신을 빗대 “무색무취한 회장”이라고 말할 정도다.

다만 현안에 대해선 항상 딱 부러질 만큼 명쾌한 답을 내놓는다. 한 회장은 최근 ‘경남은행이나 광주은행을 인수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요즘처럼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지방은행을 인수하긴 쉽지 않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이 같은 질문을 받고 “검토는 해보겠다”며 원론적 답을 내놓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딱 부러지는 경영스타일이지만 후배들에게는 너그러운 맏형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지난 4월 통합 신한저축은행 출범식 때 일이다. 지주사 전략담당 부장이 준비했던 축사 원고를 가져오지 못한 채 행사가 시작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래도 한 회장은 단상에 올라 자연스럽게 축사를 했다. 행사를 마친 뒤 그는 해당 부장에게 “마침 차 안에서 축사를 읽어둬 별 탈 없이 할 수 있었다”며 “노르웨이 탐험가 아문센처럼 잠재위험을 파악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습관을 들일 것”을 당부했다.

조용하지만 절도 있는 경영 스타일은 본인에게도 적용된다. 자신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얘기다. 최근 지주사의 한 임원이 수익성 악화로 그룹 경영진 연봉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임원 보수를 10% 정도 줄이면 될 것 같다”고 보고하자 한 회장은 “좋다. 그런데 내 보수는 더 많이 삭감하라”고 지시했다. 신한금융은 최근 그와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보수를 30%가량 깎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 회장은 신한금융을 국내에서 가장 사업다각화가 잘 된, 경쟁력 있는 금융지주사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엔 아직 내려놓지 못한 짐이 남아 있다. 다름 아닌 3년 전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2010년 동반 퇴진한 ‘신한사태’의 후유증을 완전히 씻어내는 것이다. 당시 사태 수습을 위해 회장에 오른 그는 조직 안정과 시장의 신뢰 회복만이 흔들리는 ‘신한 호(號)’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지금도 그렇다. ‘공평한 인사’를 통해 조직 내 잡음과 갈등을 없애야 다시는 신한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한 회장은 능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경영진을 발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과 창출 및 조직 안정화에 앞장선 서진원 신한은행장을 작년 초 연임시킨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지난 5월엔 신한금융의 세대 교체를 위해 ‘1958년생 3인방’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성락 신한아이타스 사장을 신한생명 사장에 임명, 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사장은 신한사태 당시 신상훈 전 사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신한금융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계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한 회장 ‘용인술’의 방향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경쟁력 강화’ 및 ‘조직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한 회장은 이제 국내 1등을 넘어 글로벌 금융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가다듬고 있다. 한 회장은 “미얀마 등 동남아지역에서 인수합병(M&A)과 신규 점포 설립 등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며 “중소기업과 저소득·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따뜻한 금융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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