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아성, '설국열차' 결말 "해피엔딩은 아니야~"

입력 2013-08-15 16:59   수정 2013-08-19 08:29


[김보희 기자] 배우 고아성(22)이 신비로운 눈빛을 가진 여배우로 돌아왔다.

배우라면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이다. 고아성 역시 아역배우 시절부터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쟁이 배우였다. 그는 4살 때 CF를 통해 연예계 입문, 2004년 어린이 드라마 '울라 울라 블루짱'이라는 역을 통해 배우라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중, 2006년 운명 같은 제의가 들어왔다. 바로 '괴물'(감독 봉준호). 평범한 여중생 역할이었지만 괴물에게 납치는 물론이고 뱃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상상을 초월하는 장면까지 연기해내며 배우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괴물'에서 고아성은 주변에 한 명쯤은 있을 법한 여중생의 수수한 외모를 보여줬지만 눈빛만큼은 반짝반짝 빛이 나는 강렬한 힘을 보여줬다. 그 매력이 봉준호 감독을 사로잡았을까. 봉준호 감독은 '괴물'에 이어 '설국열차'에서 또 한 번 송강호와 고아성을 부녀지간으로 출연시켰다. 특히 할리우드 배우들과 나란히 캐스팅됐다는 점에서 파격적이었지만 '설국열차'의 뚜껑을 연 순간 봉준호 감독이 왜 두 배우를 선택했는지 알 수 있었다.

봉준호 감독도 푹 빠진 고아성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에 한경닷컴 w스타뉴스는 고아성을 만나 영화 '설국열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배우 삶에 대해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눴다.

고아성은 '설국열차'의 흥행 질주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도 빽빽한 인터뷰 일정이었지만 지친 기색 없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 하는 모습은 여배우이자, 프로였다.

"'설국열차'는 감독님께서 '괴물'이 끝나고 송강호 선배님과 저녁을 먹자고 해서 나갔는데 역할을 제안하시더라고요. '이런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 함께 해보는 것이 어떨까'하고. 사실 기쁜 마음도 있었고, 봉준호 감독님의 이야기라면 재밌겠다는 믿음도 있었죠. 또 캐릭터가 기존에 어떤 작품에도 없었던 인물이라서 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설국열차'에 탑습하게 됐고. 감독님과 기획부터 촬영까지 함께하면서 정말 '설국열차'의 모든 것을 본 사람 중 한 명으로서 뿌듯합니다. '설국열차'가 저에게는 좀 더 특별한 것 같아요. (웃음)"


◆ 고아성이 밝히는, 관객들이 몰랐던 '설국열차' 비하인드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 인류 마지막 생존 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의 멈출 수 없는 반란을 담은 작품이다. 고아성은 극중 기차의 설계자 남궁민수(송강호)의 딸 요나 역을 맡았다. 요나(고아성)는 설국열차가 전 세계를 달리기 시작할때 쯤에 태어난 '트레인 베이비'로 예지력 등 신비한 능력으로 시선을 끈다.

"요나의 신비한 능력이 한 간에는 '태어날 때부터 기차에서 태어나, 기차의 예민한 변화까지 다 몸으로 감지해 앞칸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이라는 평이 있던데. 사실 시나리오상에는 그게 맞아요. 또 비정상적인 청각. 어쩌면 초능력 소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저는 요나를 그렇게 연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오히려 신비롭게 보여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는 요나를 최대한 일반적이게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 "약(크로놀)을 하는 소녀가 초능력이 있다는 설정부터가 신비롭지 않게 보여주는 장치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요. 또 제 나름대로 다음 칸에 뭐가 있다고 예언을 할 때마다 비장하게 않게 연기하려고 했고요. 그런 사소한 것들이 모여서…. (웃음)"

그렇다면 요나는 정말 마약(크로놀)을 했을까. "감독님께서 말씀하시길 '페이크'라고 하시더라고요. 진짜로 크로놀은 향정신성 약물이 아니고 환각이 보이는 쎈 약물도 아닌데. 극중 윌포드 대사 중에도 있잖아요. '기차에서는 약간 미쳐있는 게 편하다'는 대사처럼 기차 안에 사람들이 마약이라고 믿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고아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설국열차' 해설지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영화에서 궁금증을 느꼈던 질문을 명쾌하게 풀어내는 그의 모습은 가히 놀라웠다. 그도 그럴 것이 고아성은 영화에 기획부터 촬영까지 봉준호 감독, 송강호와 함께하며 설국열차를 만들었다.

"제 생각이 들어간 장면이요? 음. 뒤칸 사람들과 앞칸으로 전진하던 중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임산부 선생님이 나중에 반전으로 총을 겨누잖아요. 사실은 그 역할이 임산부가 아니었는데 제가 아이디어를 내서 임산부로 됐어요. 파격적이었죠. 솔직히 그 역할은 욕심이 나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그동안 없었던 캐릭터나 반전이 느껴지는 배역이 끌려요."

'설국열차'에서 고아성의 이름은 '요나'다. '요나'는 성경에서 레비아탄에 삼켜졌다가 나왔다는 일화에서 착안한 것으로 괴물 뱃속에 들어갔나 나온 고아성과 묘하게 일치한다. 이것 역시 봉준호 감독의 한 수일까.

"요나란 인물은 실제인물이에요. 제가 친한 밴드가 '네스티 요나'라는 그룹인데 보컬 언니랑 친하거든요. 봉준호 감독님도 잘 아세요. 예전에 CD도 선물로 드렸고. 그 일이 감독님이 '설국열차' 만화책을 보시기 한참 전 일이에요. '설국열차'를 하면서 여러 국적에서 편하게 부를 수 이름을 찾다가 '요나'를 찾았죠. 물론 성격적인 요소도 있지만 제가 생각했을 땐 그 부분이 더 큰 거 같아요. 딱 들어맞았죠. (웃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설국열차'의 결말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특히 결말은 관객들에게 제일 엇갈리는 반응을 얻고 있다. 뜬금없는 북극곰의 등장과 유일한 생존자 아이들의 비장한 모습. 이에 대해 직접 출연한 배우 고아성은 어떻게 생각할까. 

"북금곰은 요즘 거의 아이콘 같은 수준이잖아요. 환경과 가장 근접한 동물이 북극곰이 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최상의 조건이 북극곰이 맞다고 생각해요. 위협적으로 보이는 동물도 아니고, 생태학적으로 북극곰이 살면 이미 생태계는 이뤄진 거라고. 저는 마음에 들어요."

"결말. 글쎄요. 저는 대게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꼭 요나랑 티미만 살았다는 결말이 아니잖아요. 사고 난 기차 안에서 며칠 있다가 다른 사람들이 살아서 나올 수도 있는 거고. 사실 결말이 기차 시스템에 순응되지 않은 두 어린아이들이 살아남아서 신세계를 이끌어 간다는 적으로 희망적인 결말로 생각하시는데 이미 티미는 복종적인 인물이고, 요나는 약쟁이에 살인도 한 아이니까 해피엔딩은 아닌 것 같아요. 새롭게 펼쳐진 세상이 또 다른 기차 같은 새로운 세계를 빙자한 또 다른 설국열차의 출발이라고 생각해요. "


'고아성'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괴물'을 시작으로 '설국열차', 봉준호 감독, 송강호…. 이제 그에게 '하고 싶은 배역과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 동시에 제안이 들어왔다면?'이라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그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봉준호 감독님이 제가 하고 싶은 배역을 주실 거예요. 감독님의 작품은 솔직히 다 재밌으니까요"라고 무한신뢰를 드러냈다. 

이제는 봉준호 감독, 송강호를 떠나고 싶지 않을까. "첫 작품을 '괴물'로 해서 그런지 모든 작품을 할 때 기준이 '괴물'이 되더라고요. 감독님의 디렉션이나 송강호 선배님과 호흡, 또 분장을 안 하면 오히려 이상하고 저에겐 '괴물'은 모든 작품의 기준이자 잊지 못할 작품이죠."

"'설국열차'와 '괴물'에서 바뀐 점이 있다면 흥행에 대한 고마움. '괴물' 때는 흥행을 즐기기보다 정신없이 지나갔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괴물' 이후 영화로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지만 관객분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은 영화는 없어요. 그런 과정이 이어지면서 관객분들이 영화를 찾아주시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더 절실하게 느끼고, 모든 분께 감사하더라고요."

관객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는 고아성.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어떤 작품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지 모르지만 응원에 한 표를 던진다. '힘내라! 고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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