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대기시간 확 줄여…전문의 맞춤서비스

1시간내 전문의 맞춤서비스
외상·소아환자 등 응급실 구역 나눠


삼성서울병원이 응급실 공간을 내과, 외상, 소아환자, 중환자 등으로 분리하고 중증환자나 외상환자는 별도 출입구로 들어올 수 있도록 바꿨다. 전공의(레지던트)가 아닌 전문의 중심의 맞춤형 진료 서비스도 응급실에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응급의료 시스템을 구축한 응급실을 열었다. ‘도떼기 시장’ 같은 국내 종합병원 응급실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4개월간 100억원을 들여 ‘스마트 응급실’을 만들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응급실을 찾은 환자에게 응급의학과는 물론 각 분야 전문의가 초기 진단부터 치료 결정을 내리기까지 1시간 이내에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응급실 공간을 1275㎡에서 1970㎡로 늘렸다. 국내 병원 중 최대 규모다.

응급환자를 위해 단기 입원 병동을 별도로 마련해 입원 병상 13개와 응급 중환자 병상 4개를 추가로 확보했다. 넓어진 응급실 곳곳에는 통합 모니터도 설치했다. 또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진에 일일이 묻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진료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환자가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직후부터 대기환자 수와 혼잡도, 체류 예상 시간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또 소아와 성인으로만 구분돼 있던 응급실 진료 구역을 환자 상태에 따라 내과, 외상, 소아환자, 중환자 등으로 나누고 독립 공간에서 치료받도록 했다. 공간을 재배치해 중증환자나 외상환자는 따로 마련한 통로로 출입하고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삼성서울병원이 응급실 운영 시스템을 바꾸기로 한 것은 국내 병원의 응급실 운영이 선진국에 비해 낙후돼 있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200~300명의 환자가 응급실에 몰려 병상 포화도가 100%를 넘어서는 경우가 허다했다. 수도권 유명 대학병원에서는 늦은 밤 응급실에서 대기 순번을 받아 몇 시간씩 기다리거나 복도에 누운 환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전문의가 아닌 야간 당직 전공의가 진료해 의료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조익준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장은 “환자들이 얼마나 대기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기다리던 응급실 풍경이 사라지고 스마트 진료 환경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1년 국내 병원 장례식장으로는 처음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해 장례문화와 예절 및 실시간 빈소 서비스를 하고 전자방명록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병원의 변신을 주도해왔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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