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세무당국, 한국기업 탈세 의심…"이익 왜 이렇게 적냐" 집중 추궁

입력 2013-08-22 17:00  

中진출기업 세금 비상

한국 본사와 거래기업…전방위 세무조사 나서



중국 장쑤성에 있는 중견기업 A사는 지난 5월 말 중국 국세청으로부터 통지서를 하나 받았다. 동종 업계 기업들보다 이익률이 낮은 이유를 소명하라는 내용이었다. 설명서를 작성해 기한 내에 제출했으나 얼마 후 20여억원의 세금을 내라는 ‘예비과세통지서’를 받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영업이익의 30%를 세금으로 내야 할 판”이라며 “한번 낙인이 찍히면 앞으로 5년간 집중 사후 관리 대상에 오른다는데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소규모 기업도 세무조사

중국은 본사와 거래액이 연간 2억위안(약 360억원)을 넘는 현지 기업에는 이전가격 적정성을 입증하는 ‘동기화문서’를 마련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거래 규모가 이에 못 미치는 기업들에도 동기화문서를 요구하는 등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자동차 부품제조 중소기업 B사는 본사와 거래액이 2억위안이 안 되는데도 영업이익이 적다는 이유로 동기화문서를 내라는 요구를 받았다. 회사 측은 “일단 기한 연장을 요청했는데 거절당해 예비과세통지서가 날아오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통용되는 이전가격 과세 방식은 ‘거래순이익률법’(TNMM)이다. 비교 가능한 회사 10여개를 골라 정상가격 상한선과 하한선을 정한 뒤 하한선과 이익률 차이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OECD 방식과 달리 하한선이 아닌 ‘중위값’을 기준으로 과세하고 있다. 예컨대 동종 업계의 중간 50%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률(상한선)이 7%, 가장 낮은 이익률(하한선)이 3%이고 특정 기업의 이익률이 2%이면 OECD 방식으로는 하한선과 차이인 1%포인트에 대해 과세하지만 중국은 중위값(5%)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3%포인트가 과세 대상이 된다.

과세 대상이 로열티와 수수료 같은 무형 자산으로 확대되는 것도 문제다. 광둥성에 있는 중소기업 B사는 한국 본사에 제조기술 사용 대가로 매출의 3%를 로열티로 지급했다는 이유로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미리 준비해야”

중국 세무당국의 이전가격 과세액은 2007년 10억위안에서 2011년 239억위안(약 4조4000여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종합지표시스템’을 도입해 과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전역의 특수관계 거래 및 동기화자료를 통합, 외국 기업 이익률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중국 세무당국의 과세에 국내 기업들의 대응력은 취약하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일부 대기업들만 사내에 이전가격 대응팀을 두고 있을 뿐 대부분 기업이 준비가 안 돼 있다.

이전가격 과세를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이전가격 사전승인제도’(APA)가 있다. 국세청은 1년에 두 차례 중국 세무당국과 ‘정상가격’을 사전에 정하는 협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양국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정상가격 합의가 쉽지 않다. 중국 담당 공무원이 두 명뿐이어서 2~3년 걸린다는 것도 문제다. 전지현 국세청 국제협력과 사무관은 “APA 신청이 급증해 소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일찍 준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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