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 좁은 화장실…휠체어 타고 못들어가

입력 2013-08-25 17:13   수정 2013-08-26 00:29

9박10일 장애인 편의시설 점검
시각장애인 서비스 28% 불과



“저처럼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큰마음 먹고 여행을 떠났다가 상처만 안고 돌아올 때가 많아요. 휠체어가 들어가기에는 좁은 화장실 입구, 계단이 모두 걸림돌이기 때문입니다.”

부산 아가페신학연구원에서 신학을 공부 중인 이석희 씨(38)는 뇌병변 1급 장애인이다. 경남 김해시에 살고 있는 이씨는 매일 두 시간여 거리의 부산까지 혼자 경전철을 타고 통학하고 있지만 여행은 엄두를 못 내왔다. 대부분 전동휠체어로는 이동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기아자동차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9박10일 일정으로 진행한 ‘트래블 프런티어(Travel frontier)’에 이씨가 지원한 이유다. 트래블 프런티어는 장애인 2명과 비장애인 3명 등 5명이 한 조를 이뤄 전국 관광지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하려고 마련된 행사다. 이씨는 휠체어 이동용 깔판이 모래사장까지 이어진 강원 속초해수욕장, 경사가 완만해 휠체어로 이동하기 편한 평창군 월정사 전나무숲, 강릉시 오죽헌 등 세 곳을 장애인 여행자들에게 추천했다.

반면 1급 시각장애인인 장창웅 씨(25)는 경북 영주시 부석사를 답사했다가 낭패를 봤다. 음성 안내 서비스는커녕 점자 안내판조차 없어 국보 제18호인 무량수전을 코앞에 두고도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현재 관광안내소를 갖춘 전국 관광지 222곳 중 시각장애인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10곳 중 3곳 꼴인 64곳(28.8%)에 불과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5개팀 25명은 전국 80여개 여행지를 꼼꼼하게 살펴봤지만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만하다고 추천한 관광지는 15곳뿐이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전국 관광지 290곳을 대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7%가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답변한 게 답사 결과로도 이어진 것이다.

통계청이 2011년 장애인 20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여행을 즐기고 있는 장애인이 7.1%에 불과했던 것도 이처럼 녹록지 않은 현실 때문이다. 실태가 이런데도 문화체육관광부는 개별 관광지의 장애인 편의시설 문제는 각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라 통합 관리하기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관광지 접근성을 높이려고 무장애환경 조성사업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긴 하다”면서도 “전국 관광지를 상대로 실태조사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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