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전성기 이끌다 '해고'…스필버그와 손잡고 '기사회생'…슈렉·쿵푸팬더로 애니메이션 시장을 뒤집다

입력 2013-08-30 06:59  

글로벌 CEO -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CEO>

파라마운트의 우편배달부
대학 중퇴후 입사…3년 만에 제작팀…스타트렉·레이더스 등 연이어 흥행

"끔찍함 뒤에 아름다운 일 온다"
디즈니서 인어공주·라이온 킹 제작…해고 당한 후 '드림웍스' 창업

"일은 놀이고 실패는 권리"
5억1000만달러 흥행수익 '쿵푸팬더'…직원들과 수다떨다 아이디어 '반짝'




못난이 녹색 괴물과 왈가닥 공주의 사랑이야기. 공주는 왕자의 입맞춤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여성이 아니다. 독립적이고 적극적이며, 약간은 폭력적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보여줬던 동화 공식을 완전히 깨버린 ‘슈렉’은 평단과 관객의 호평 속에 전 세계에서 1억3706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슈렉뿐이 아니다. 인어공주, 라이온킹, 쿵푸팬더, 드래곤 길들이기 등 애니메이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들이 모두 한 사람의 손에서 나왔다. 대학 중퇴 후 영화사 우편보조 업무를 하던 그는 30년 뒤 20억달러(약 2조2300억원)로 꿈의 공장을 설립해 만화 같은 성공스토리를 일궈냈다. 드림웍스의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카젠버그 이야기다.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1950년 뉴욕에서 태어난 카젠버그는 1973년 대학을 중퇴하고 영화제작사인 파라마운트에 입사했다. 우편보조사원 등 변두리 부서를 떠돌던 그는 입사 3년 만에 겨우 영화제작파트에 합류했다. 이후 천부적인 흥행감각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당시 TV시리즈였던 스타트렉을 영화화해 1억3900만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입사 7년 만에 제작담당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카젠버그는 레이더스, 사관과 신사, 48시간 등을 흥행시키며 1980년대 파라마운트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가 애니메이션을 만난 것은 34세이던 1984년 디즈니의 제작담당 사장으로 스카우트되면서다. 당시 디즈니는 이렇다 할 작품 없이 흥행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카젠버그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란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언더더시(under the sea)’로 유명한 인어공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이후 디즈니에서 일한 10년 동안 미녀와 야수, 라이온킹 등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라이온킹이 막 개봉하고, 미녀와 야수가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등 최고의 성공을 누리고 있던 1994년 그는 갑작스런 시련을 겪게 됐다. 1984년 함께 디즈니로 옮기며 19년 동안 파트너로 지낸 마이크 아이스너 디즈니 회장이 그를 해고한 것이다.

디즈니를 떠난 그에게 또 다른 문이 열렸다. 그는 8일 만에 20억달러를 모아 데이비드 게펜, 스티븐 스필버그 등 할리우드 거물들과 손잡고 드림웍스를 설립했다. 카젠버그는 “당시에는 아주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큰 실수나 고통이 있고 난 뒤 아름다운 일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인생은 언제나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라며 “올라가기만 하면 지루하고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동화적 스토리를 벗어난 개미, 이집트의 왕자 등을 제작하며 디즈니의 아성에 도전했다.

드림웍스 설립 7년째인 2001년 또 하나의 역사적인 작품 슈렉이 탄생했다. 슈렉은 디즈니의 동화를 비트는 패러디로 기존 애니메이션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성우가 아닌 할리우드 배우들을 목소리 배우로 캐스팅한 것도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사로잡은 요인이 됐다. 여기에 영화 ‘매트릭스’의 장면을 가져오고 WWF레슬링을 끌어오기도 해 관객들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이후 슈렉2, 슈렉3, 슈렉포에버, 장화 신은 고양이 등 시리즈가 줄줄이 성공하며 전 세계적 ‘슈렉 신드롬’을 일으켰다.

○“자신을 믿고 긍정적으로 도전하라”

카젠버그는 스스로 “낙천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드림웍스 설립 당시에도 불확실성이 많았지만 걱정하지 않았다. 항상 삶의 밝은 면을 보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까짓것 스튜디오를 만들어보자’ ‘못할 게 뭐야? 잘될거야’라고 생각했다”며 “스필버그와 게펜이 함께 있는데 어떻게 성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한번 선택한 것은 그것이 잘못되더라도 후회하지 않는 편이다. 그는 “지금까지 수천 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그중엔 끔찍한 영화도 많았다”며 “그것에 대한 아쉬움과 불만보다는 잘된 작품을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간다”고 말했다. 직원을 뽑을 때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자신감’이다. 드림웍스 면접에서 그는 지원자에게 가장 잘하는 세 가지를 말하라고 하고, 그중 누구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한 가지를 말하라고 한다. 그리고 제일 부족한 부분들도 얘기하라고 한다. 카젠버그는 “그런 부분을 말할 때 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가 자신을 믿지 못한다면, 내가 왜 그 사람을 믿어야 하느냐”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들의 실패를 잘 포용하는 것도 그가 가진 장점으로 꼽힌다. 영화산업은 위험요소가 큰 편이다. “이 영화가 잘 될까?”라고 물었을 때 “예”라고 대답하는 것은 수백억원의 돈이 투자되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고, 실패도 있을 수 있다.

카젠버그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이어야 하지만, 독창적인 것을 할 때 실패할 수 있다”며 “실패를 넘어설 수 있어야 하고 실패할 경우를 위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할 권리가 없으면 절대 더 나은 것을 해낼 수 없다”며 “구성원들이 독창성을 위한 충분한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을 놀이로 즐겨라”

회사에 오는 것이 즐겁다는 카젠버그는 ‘일이 곧 놀이’라고 한다. 그는 “인생을 살면서 한번도 일을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사람들은 일이라고 하지만, 나는 놀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놀이를 하듯 즐겁게 일하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세계적으로 5억1000만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린 2008년작 ‘쿵푸팬더’도 그렇게 탄생했다. 드림웍스의 창의력 담당 직원들은 매주 월요일 회의를 갖는다. 주말 동안 책을 보고, 사람을 만나고, 여러 활동을 한 뒤 월요일 아침 출근해 아이디어를 나눈다.

2003년의 어느 날에도 카젠버그는 판다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고 있었다. 그는 “세상에는 판다처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생명체들이 있다”며 “판다가 얼마나 아름답고 볼 때마다 안아주고 싶은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마침 그의 옆에 앉은 다른 사람은 이소룡, 성룡 등이 나오는 쿵후 영화를 화제 삼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쿵후 영화가 얼마나 훌륭한지, 또 쿵후의 본질적인 내용과 예술성, 종교성 등을 설명했다. 그러다 한 사람이 “그럼 ‘쿵푸팬더’ 영화를 만들자”는 말을 꺼냈다. 카젠버그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스토리가 될지 모르겠지만, 듣는 순간 웃음이 났다”며 “그 단어 자체로 굉장하다고 생각했다”고 기억했다.

카젠버그는 “좋은 이야기들은 늘 주위에 있다”며 “드림웍스에서 하는 일은 그것을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눈을 뜨고 귀를 열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면 누구든지, 어디서든, 좋은 생각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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