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반발없이 변화 이루려면 눈치 못채는 작은 일부터 바꿔라

입력 2013-08-30 06:59  

경영학 카페

가치관 충돌때 거부감 보여
변화는 끈기와 시간이 필요…중요하지 않은듯 조금씩 추진



주위 환경의 급변에 따라 기업도 바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강력한 반발로 변화에 실패하는 이유다. ‘어떻게 하면 조직원들의 반발을 줄이고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는 기업 경영진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다. 직원들이 ‘세상이 바뀌니까 변화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동의하면서도, 막상 실행은 따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대로 생각해보자. 어떤 경우에 직원들이 앞장서서 변화를 이끌어 나갈까. 직원들이 생각하는 가치관이나 신념과 맞아떨어지는 경우라면 모든 직원이 발벗고 나서서 변화를 추구할 것이다. 바꿔 말하면 직원들의 신념이나 가치관에 벗어나는 회사의 전략은 머리로는 이해해도 실행은 주저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가치관과 조직의 정책이 부딪힐 때 나타나는 숨겨진 장애물을 심리학자들은 ‘세계관 방어(worldview defense)’라고 부른다.

‘세계관 방어’는 세계 곳곳에서 드러난다. 일본의 극우주의자들은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인정하지 않는다. 피해를 입은 나라에서 아무리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미국의 극단적인 조세반대주의자들은 소득세가 위헌이라고 믿기 때문에 매년 납세를 거부한다. 연방대법원이 소득세가 합헌임을 명백하게 밝혔다는 사실도 그들을 설득시키지 못한다. 자신들의 견해와 반대되는 모든 증거를 무시하고 결과적으로 구속을 당하거나 재정상 파탄을 경험하면서까지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한다.

기업의 조직원들이 변화에 대해 반발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세계관 방어’ 현상일 수 있다. 지금까지 일해온 방식에 대한 막연한 믿음 때문에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것이다. 익숙지 않은 새로운 방식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조직원들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다.

‘세계관 방어’를 하는 조직원들이 변화에 순응하도록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리처드 셸 와튼스쿨 교수는 ‘구애의 기술’에서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 해결책들에 앞서 받아들여야 할 전제가 있는데, ‘끈기를 갖고 장기전에 임하라’는 것이다. 조직의 기반이 흔들리는 변화는 한번에 이루기 어렵다. 또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도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해결책 중 한 가지는 ‘레이더 밖에서 비행하기’다. 기존 가치관에 심각하게 도전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80년대 초반 IBM은 대형 서버시장에서 최강자였기에 개인용컴퓨터(PC) 시장에 대해 경영진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 IBM의 중역이었던 빌 로는 그 중요성을 깨닫고 있었지만, 개인용 PC 개발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실험적인 프로젝트처럼 시작했다. 만일 누군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 격렬하게 반대했다면 IBM은 지금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됐을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작은 걸음 걷기’다. 처음부터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하지 말고, 작은 단위로 세분화해 조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인사관리 컨설팅 기업은 미국 직원들과 인도 직원들의 반목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었다. 미국 직원들은 인도 직원들을 계획도 짜지 않고 사람들하고 어울려 놀려고만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인도 직원들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엑셀 시트만 보고 인도인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런 문제에 직면한 경영진은 공동 워크숍도 개최해 보고, 파티에 같이 참석하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시도해 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때 새로 임명된 인사담당 임원은 거창한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간단한 일을 하도록 지시했다. ‘10분 대화시간’이었다. 미국 직원은 인도 직원과, 인도 직원은 미국 직원과 매일 10분 이상 대화를 하고 대화 상황을 기록해 보고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8개월이 계속되자 미국 직원과 인도 직원 간 반목은 거의 사라지게 됐다. 거창한 정책으로 해결 못한 문제를 간단한 10분 대화가 해결한 것이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기업들은 변해야 살아남는다. 그러나 변화의 주체는 결국 조직원들이다. 그들의 가치관이나 신념에 어긋나는 변화는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 기업이 조직원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면 길게 보고, 눈치채지 못하는 일부터 작게 시작해 보자. 그들이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조직원들은 이미 변화의 길에 들어서 있을 것이다.

이계평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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