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빅 브러더' 감사원] 지금은 '監피아' 전성시대…

입력 2013-08-30 17:16   수정 2013-08-31 01:40

금감원 출신, 금융사 감사진출 막히자
감사원 퇴직자 입성 … 공기업도 수두룩



감사원 출신 인사들이 퇴직 후 전방위로 감사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금융사와 일반기업에도 광범위하게 포진하고 있다. 감사 업무로만 따지면 ‘감(監)피아’ 전성시대라 불릴 정도다.

가장 심각한 업종은 금융권이다. 외환은행(신언성 전 공직감찰본부장), 삼성카드(정태문 전 공공기관 감사국장) 등 현재 10곳이 넘는 업체의 감사위원직을 감사원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이 같은 양상이 두드러진다는 점. 전해철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1년 1월~2012년 10월에 감사원을 그만둔 사람 23명(취업승인신청자 기준) 중 60%인 14명이 금융회사에 재취업했다. 2008~2010년 3년 동안 퇴직자의 30%인 9명이 금융업체에 간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심지어 일부 금융회사의 감사 자리는 감사원 출신끼리 물려주고 받기도 한다. 예를 들어 KDB생명보험의 상근 감사위원이었던 김판현 전 감사원 자치행정감사국장이 지난 3월 임기가 끝나자 이재덕 감사원 전 행정문화감사국장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생명의 전·현직 감사였던 최영진 씨와 문태곤 씨도 모두 감사원 제2사무차장 출신이다. 흥국화재, 삼성카드는 물론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은행과 금융공기업 자산관리공사의 감사 자리도 감사원 출신이 계속 꿰차고 있다.

금융권에 감사원 출신이 대거 몰린 것은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다. 저축은행 부실 문제가 불거지고 금융감독원 책임론이 떠오르면서 금감원은 자의반 타의반 ‘낙하산’을 줄였다. 그 자리는 대부분 감사원 출신에게 돌아갔다.

퇴직 전 업무과 관련 있는 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금지하는 ‘고위공무원 취업제한 규정’도 감사원 출신의 득세에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금융사를 감독하는 금감원 출신은 퇴직 후 곧장 금융업체로 갈 수 없다. 하지만 금감원을 감사하는 감사원 출신은 상대적으로 손쉽게 금융업체에 재취업할 수 있다. 금융사들도 이런 구조를 알기 때문에 감사원 출신을 선호하는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는 경영효율성, 금감원은 자산건전성 등 관련 수치만 보지만 감사원은 다른 기관의 내부 감사 결과까지 뒤집을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금융권뿐만 아니다. 공공기관에도 감사원 출신이 수두룩하다. 한국수력원자력(김병석 전 상임감사위원), 남부발전(정상환 전 감사청구조사국장) 등 10명 이상이 공공기관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교육청과 경기교육청의 감사위원도 감사원 출신이다. 하지만 이들의 보수는 웬만한 기관장 못지않다. 공공기관의 지난해 감사 평균 연봉은 1억800만8000원이었다. 반면 업무 부담은 그다지 많지 않다. 기관장을 견제하는 자리에 있다 보니 누구도 쉽게 간섭하지 못한다.

민간기업에 진출하는 감사원 퇴직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상위 30대 그룹의 사외이사 가운데 13명이 감사원 출신이다.

김주완/김은정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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