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안전불감증…대구역 열차 추돌은 코레일의 '人災'…무궁화호 여객전무·기관사 '정지신호' 무시했다

입력 2013-09-01 17:07   수정 2013-09-02 01:34

밤샘 복구작업…대구역 오늘 운행 재개 여객전무


지난달 31일 오전 7시15분 대구역. 서울행 무궁화호 1204호 열차팀장(여객전무)은 기관사에게 무전기로 ‘출발’ 신호를 보냈다. 신호를 받은 기관사는 열차 운행을 시작했다. 역사 관제실도 제지하지 않았다. 대구역 지선에서 경부선 본선으로 들어서던 무궁화호는 서울행 KTX 4012호와 추돌했다. 몇 초 사이에 일어난 사고였다. 문제는 무궁화호 출발 당시 지선 위에 있는 2번 신호기에 운행 금지를 알리는 빨간색 신호등이 켜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팀장 기관사 관제실 등 삼중 체크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부산행 KTX 열차까지 부딪혀 삼중 추돌이 발생했다. 사고 열차 세 편에 타고 있던 승객 1300여명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되는 순간이었다. 사고로 인한 사망·중상자는 없었지만 경부선 열차 운행은 사고 발생 30여시간 뒤인 1일 오후 1시께까지 불편을 겪었다.

○빨간등 정지 신호 무시가 원인

이광원 국토교통부 철도운행관제팀장은 “대체투입 근무 중인 무궁화호 여객전무가 1차적으로 신호를 잘못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궁화호 기관사도 출발선의 신호기를 확인하고 출발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대구역을 출발한 상행선 무궁화호 열차가 100여m를 달리다가 대구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상행선 KTX 열차의 옆면을 들이받아 발생했다. 이 사고로 9량으로 편성된 무궁화호 열차의 기관차와 20량인 KTX 열차의 2~9호 객차 등 모두 9량이 탈선했다. 사고 직후 부산 방향으로 가던 또 다른 KTX 102호도 사고 KTX 차량과 부딪혔다. 세 열차 모두 저속 운행해 중상자나 사망자는 없었다.

사고 열차의 일부 승객은 객차 창문을 깨고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찰과상 등을 입었고, 두 명은 병원 치료를 받았다. 승객들은 열차표를 환불하고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었다. 사고 무궁화호 열차에 탔던 승객 최모씨(45)는 “승객들이 침착하게 열차에서 내려 대피했다”고 전했다.

대구역에서는 2008년 2월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신호 체계와 관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에도 하행선 본선 진입을 기다리던 화물 열차가 빨리 출발하는 바람에 같은 방향으로 가던 무궁화호 옆면에 부딪혀 열차 운행이 20분 동안 지연됐다.

○사고 30여시간 만에 운행 재개

국토부는 사고 관계자를 집중 조사해 사고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코레일도 관제실과 기관사, 여객전무 간의 연락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을 가능성과 신호체계의 오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코레일 측은 사고 직후 복구 인력 500여명과 기중기 두 대를 동원해 밤샘 복구작업을 벌여 1일 오후 1시께 KTX 운행을 정상화했다. 그러나 무궁화호는 파손된 철도 변환기 교체가 늦어져 경부선 상·하행선 모든 열차가 대구역을 무정차로 통과했고 열차 통과 시간도 10분 이상 지연됐다.

하성열 코레일 대구본부장은 “1일 오후 2시 복구 작업이 완료돼 열차 운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대구역은 복구작업 뒷정리와 점검 등으로 이날 하루 동안 열차가 정상적으로 정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안정락/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

◆여객전무

열차 내 서비스를 총괄하고 출입문 개폐, 승차권 확인, 열차 내 질서 유지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승객의 승하차를 확인한 후 무전기 등으로 기관사에게 출발 신호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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