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안전없인 항공선진국 될수 없어' 김제철 한국교통연구원 항공정책기술본부 본부장(경제학 박사)

입력 2013-09-06 17:07  


국민들을 놀라게 했던 지난 7월 7일 아시아나항공 214편 사고가 발생한지도 두달이 되어 간다. 초등단계 사후 수습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으나, 재발 방지를 위한 항공안전 확보 대응책 마련은 이제부터 긴 여정을 출발해야 한다.

금번 사고는 항공기 파손 정도나 유사한 다른 사고들과 비교해 볼 때, 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한다. 사고 원인 분석에 앞서 우선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던 것은 90초라는 짧은 순간에도 평소 철저하게 교육받은 승무원들의 헌신적인 희생과 침착한 대응이 있었기에 가능하였고, 또한 현지 영사관을 중심으로 한 신속한 현장 지원도 사고 피해를 줄이는 주요한 요인이었다.

이와 함께 1997년 괌 사고, 2001년 항공안전 2등급 판정 이후 정부가 수립한 ‘항공사고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에 따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외교부 등 관계기관, 사고 항공사와의 신속한 협조체제를 구축하면서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였고, 사고처리에서 발생될 수 있는 혼란과 오해도 불식시킬 수 있었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 문제였지, 사후 대응으로는 그 동안 아픔으로부터 배운 경험과 대응 준비가 가져다 준 결과로 적절하게 대처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30년간 국내 항공운송산업은 성장산업이었다. 항공운송산업이 가져온 성과는 세계 6위의 항공운송 강국, 인천과 김포국제공항은 국제공항협회(ACI)가 평가하는 세계 최고의 공항서비스 평가를 받고 있고, 2008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실시한 항공안전평가에서도 국제기준 이행율 약 98.89%를 달성하였으며, 2011년 항공보안 평가에서는 약 98.57% 이행율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민간, 공항운영주체, 정부 모두 각기 제 분야에서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향후 전개될 항공운송산업의 경쟁력 있는 성장은 그리 녹녹치가 않다. 치열한 경쟁환경 속에 항공사고가 발생하면, 국가적 이미지 추락과 함께 항공사의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항공운송산업 성장 존폐와도 연결될 수 있기에 사고 발생에 따른 원인 분석과 대응책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공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성장은 지속 성장을 보장받기 어렵다.

항공사고 발생 원인은 크게 인적 요인(Human Factor), 기계적 요인, 자연 기상적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지난 10년간 우리의 항공사고는 인적 요인이 약 71.1%, 기계적 요인과 자연 기상적 요인이 각각 약 22.2%, 약 6.7%로 나타났다.

이는 항공기술 발전에 따라 우리가 최첨단 항공기를 이용하고 있어도 결국은 사람에 의한 실수나 오류가 사고의 핵심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최근 10년간 화려한 항공운송산업의 성장 속에 항공안전에 대해 혹 잊어버리거나 소홀히 한 것은 없는 지를 되짚어 봐야 한다.

항공안전 확보가 보이는 행정이 아닌 본질에 충실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영원한 숙제인 성장과 안전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며, 정부를 포함한 항공업계 종사자 모두가 끈임 없는 모니터링을 통해 체계적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시 점검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추가하여 이제부터는 항공안전과 함께 항공문화도 선진화되도록 해야 한다. 항공기를 이용하는 이용객들도 선진국 수준의 예절과 교육이 필요하며, 유년기부터 이를 생활화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항공안전 확보도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국토교통부는 대통령 의지를 담은 초고강도 안전감사 실시와 재발 방지대책 마련 의지를 공표하였다. 이에 따라 가장 우선적으로 8개 국적 항공사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고, 7월 31일에는 ‘항공안전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항공안전위원회’도 발족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단기적인 실적 쌓기가 아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항공안전 활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여기서 항공안전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논의될 것이나, 대책 수립은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들이 담겨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피해자 가족에 대한 지원과 피해 보상 등도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보다 구체적인 몇 가지 방안을 제언해 보면, 먼저 사고수습 과정에서 발견된 미비점이 있다면 개선할 수 있도록 ‘항공사고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 이 보완되어야 한다.

그리고 본질적 항공안전에 대한 위해 요소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항공관련 및 항공안전정보 DB 구축과 분석력의 확보, 인적 요인 해결을 위한 수직적·수평적 항공안전문화의 인식과 정보의 체계적 전달과 공유시스템, 뿐만 아니라 항공안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지속적 R&D 투자와 변화되고 있는 항공운송산업에 적합한 항공안전 규제체제 등에 대한 맞춤식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절전지훈(折箭之訓)”, 즉 항공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이에 부응하는 정부의 의지와 노력 등 우리 모두가 힘을 모으는 것이 항공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화제] 급등주 자동 검색기 '정식 버전' 드디어 배포 시작
▶[은행이자보다 3배 수익으로 알려진 호텔식 별장]
▶한경 슈퍼개미 "소문이 많이 나지 않았으면...최대한 오랫동안 혼자 쓰고 싶거든요"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