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ABC, 길어진 수명…자산 수명도 길게

입력 2013-09-11 06:59  

노후·생활 등 목적별 투자 필요

35세까지 목적별 자금 관리…36~45세 연금 3종세트 가입
46~55세 제2직업·투자 준비…56~65세 은퇴연장·재취업…66세부터 상속·증여계획

생애 주기별 설계와 함께 충분한 투자공부 선행돼야



요즘 많이 유행하는 말이 ‘힐링’, ‘인문학’이라면 10년 전에는 ‘재테크’가 단연 대세였다. 모두가 ‘부자아빠, 부자엄마 되기’, ‘10억 만들기’라는 꿈을 꿨다. 금리는 높고, 집값은 오르고, 주식시장이 뜨면서 뮤추얼펀드와 적립식펀드 등 새로운 투자법이 소개됐다. 누구든 무언가 투자하지 않으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 취급을 당했다. 투자하면 금방이라도 부자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고 부동산 냉각기를 맞은 지금, 10년 동안 10억원을 번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러닝머신을 뛴 듯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긴 기대수명에 맞는 자산관리 필요

한국은 1960년대 이후 농업사회에서 공업사회로, 다시 정보화 사회로 거듭 발전해왔다. 1970년대에는 평균 수명이 61.9세로 환갑이 의미가 있었다. 20대 초 사회에 나가 30~40년간 돈을 벌고, 10여년간 노후를 보내는 식의 생애주기였다.

유례 없는 고속성장과 고금리 행진 속에서 자산을 증식하는 소득 기간이 긴 것에 비해 노후라는 자산 인출 기간은 짧았다. 자녀들 교육과 결혼 지원 등 충분한 지출이 가능했다. 오로지 모으고 쌓기를 열심히 하면 부를 이루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길어진 학업 기간으로 취업이 늦어져 평균 입사 연령은 27세가 됐다. 30대에도 재정적 독립이 어렵다. 평균 출산 연령은 31.6세로 늦어졌고, 직장에서 부장 직급을 달아도 자녀의 대학 등록금 지원 혜택을 받기 어렵다. 저성장 시대, 경제위기 속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해 40대에 1차 퇴직을 맞이하기 십상이다.

어느 순간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의 심연 속으로 빠져들었다. 투자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저금리는 일본의 ‘제로(0)’대 금리와 비교될 정도다. 설상가상으로 고령화라는 사회 이슈는 개인에게 100세를 ‘살아내야’ 하는 자산관리 숙제를 던져줬다. 전례 없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선 지금, 예전보다 긴 기대수명을 담아내는 새로운 생애주기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

크게는 자산을 쌓아 나가는 축적 단계, 자산의 운용과 인출이 동시에 일어나는 성장 단계, 인출 관리에 집중하는 배분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100세 시대 인생의 허리, 45~55세를 기점으로 전반부는 사회 경험기와 활동기로, 후반부는 은퇴 혼란기와 적응기로 구분한다.

취업, 결혼, 출산 등 인생의 주요한 이벤트를 경험하는 35세까지의 사회 경험기에는 복리 효과와 장기 적립의 중요성을 깨닫고, 목적별 자금관리를 체계화해 나가야 한다. 돈과 일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며 가장 바쁜 사회생활을 보내는 45세까지의 사회 활동기에는 연금 3종 세트 가입 및 운용수익률을 고려한 투자교육 등이 필요하다.

자산, 부채, 소득, 지출지수가 가장 높은 46~55세 은퇴 준비기에는 퇴직의 압박이 커지는 만큼 제2의 직업이나 투자계획을 준비하고, 건강을 비롯한 은퇴설계 재계획과 점검이 요구된다. ‘마(魔)의 기간’이라고 불리는 55~65세는 직장에서 가정으로 돌아오고, 소득과 지출의 불균형이 심한 시기다. 현금 흐름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직장은 없어도 월급은 마련하는 구조를 준비하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재취업 계획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은퇴 적응기인 66세부터는 의료비, 비상자금 등의 새로운 비용 항목을 고려한 월 분배금 계획이나 독거 및 상속, 증여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자산 배분의 패러다임 변화 인식해야

다음으로 100세 시대에 맞는 합리적인 자산배분법의 패러다임 변화를 인식해야 한다. 과거에는 투자 기간별 변동성과 리스크 감내 수준에 따라 연령별 자산 배분 전략을 취했다. 20~30대는 공격적인 투자를, 40~50대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안정적인 투자를 권유하는 식이다. 그러나 단순히 나이에 따른 상품 선택과 자산 배분을 실제로 행하는 투자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부동산 비중이 총 자산의 80%에 육박하고, 나머지 20%의 금융자산마저 예·적금과 현금에 집중된 사람이 많다.

우선, 개별 상품 관리 위주에서 자산 구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두 자릿수 금리 시대, 부동산 투자 열풍, 주식형펀드 등의 개별 상품이 성공하던 시기는 이미 갔다. 개별 상품 관리에서 노후, 생활, 자녀, 의료 등의 목적에 투자하고 분리해서 관리해야 한다.

두 번째, 과거에는 축적(stock) 중심의 결과 관리가 주를 이뤘다면 재산을 쌓고, 투자하는(invest) 동시에 현금 흐름(flow)도 만들어내는 과정 관리가 중요해졌다. 예전엔 학업기를 지나 열심히 일하면 노후를 보내는 직선형의 삶이었다면 현대는 교육과 일, 여가가 순환적으로 이루어지는 삶으로 패턴이 바뀌고 있다. 자산을 쌓는 것뿐만 아니라 운영과 인출 관리까지 적극적인 자산관리가 생활화돼야 한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통계학적인 변화는 과거에는 생각지 못한 다양한 경제, 사회적 그리고 개인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국가가 제시하는 연금 프로그램은 한계가 있고, 개인은 자녀 교육 등 당면한 눈앞의 문제가 더 급하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저성장·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제2의 부동산 열풍, 채권이나 주식형펀드의 대세 등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정리하자면 장수(Long), 고물가(High), 저금리(Low) 시대에는 자산의 수명이 사람의 수명보다 길어야 한다. 월급은 없어도 생활비는 있어야 한다. 저금리를 이겨낼 투자 운용 수익률을 추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장수, 건강, 자녀, 인플레 등의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자산, 소득, 위험 등도 차이가 있다. 자신에게 맞는 자산관리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모름지기 투자 성향과 투자 지식이 투자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잘 모르는 상품, 잘 모르는 주식을 사는 것은 투기다. 링컨은 나무를 베어 넘어뜨릴 시간으로 여덟 시간이 주어진다면 여섯 시간을 도끼날 가는 데 쓰겠다고 했다. 자산관리의 첫걸음, 생애설계와 함께 자산관리 현황을 파악하고, 충분한 투자공부를 시작하자.

한정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연구위원 joung.han@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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