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점진적 출구전략' 가능성 높아져…글로벌 금융시장 반색

입력 2013-09-16 17:02   수정 2013-09-16 23:51

서머스 Fed 의장 후보 사퇴 - 서머스 낙마…17~18일 FOMC 회의 주목

주가 오르고 달러 약세…금리도 하락…벼랑끝 내몰렸던 신흥시장 숨통 트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로렌스 서머스(사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카드’를 접었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정치권과 학계, 여성계의 반발이 커지자 스스로 후보군에서 빼 달라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차기 Fed 의장으로 확실시되던 서머스가 ‘낙마’함에 따라 그동안 ‘서머스의 Fed’를 예상하고 움직이던 금융시장은 이날 즉각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주가 상승, 달러 약세, 금리 안정 등이 그것이다. 양적완화에 비판적이던 서머스가 차기 Fed 의장이 되면 벤 버냉키 현 의장이 제시한 ‘점진적인 축소’보다 더 빠르게 양적완화를 중단하고, 금리 인상 시기도 앞당겨질 것이란 우려가 일단 수그러든 것이다.


○서머스 ‘낙마’…금융시장 반색

오바마 대통령이 서머스 카드를 버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우존스지수 S&P지수 나스닥지수 등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 선물이 나란히 1% 이상 급등했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 회사인 핌코의 빌 그로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위터에서 “서머스 사퇴로 미국 주가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국채선물 가격도 급등(채권 수익률 하락)했다. 크리스 루프키 도쿄-미쓰비시 UFJ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비둘기파’인 재닛 옐런 부의장이 차기 의장에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물가보다 고용을 중시하는 옐런은 양적완화를 보다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금리 인상 시기도 2015년 중순에서 2016년 중순으로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 가치도 유로 엔 파운드 스위스프랑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 역시 ‘강한 달러’ 지지자인 서머스의 낙마 효과였다. 그 결과 ‘Fed발 독감’에 걸린 신흥국 금융시장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인도네시아 태국 터키 등 신흥국 통화 가치가 달러 대비 반등했고 아시아 주식시장도 일제히 오름세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데 합의한 점도 있었지만 역시 서머스의 깜짝 결정이 결정적인 호재였다”고 분석했다. Fed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채권 매입 규모를 월 850억달러에서 700억~750억달러로 줄이는 결정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Fed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매파’인 서머스의 사퇴로 출구전략에 따른 시장의 충격은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의회 반대에 서머스 카드 접어

오바마 대통령이 서머스 카드를 접은 것은 의회의 반대 여론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서머스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상원 인준 과정이 험악해질 것으로 보이고 이는 Fed와 현 정부, 그리고 회복 중인 미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후보로 검토하지 말아 달라는 뜻을 밝혔다. 정치권과 학계, 여성계는 △금융규제 완화로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온 장본인인 데다 △월가 금융권력과의 밀착 △여성 비하 발언 전력 등을 들어 서머스 지명을 반대해 왔다.

특히 인준 청문회를 맡는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세 명과 공화당 일부가 공개적으로 반대, 인준 여부가 불확실해진 것이 오바마 대통령이 서머스의 자진 사퇴를 받아들인 계기였다. 부채 한도 증액 협상과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을 놓고 의회와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오바마로서는 청문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서머스를 고집하기엔 부담이 너무 컸다는 분석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서머스에 대해 “국가를 위한 지칠 줄 모르는 봉사에 늘 감사하며 앞으로도 그의 지도와 자문을 고대한다”고 변함 없는 신뢰를 보였다.

워싱턴·뉴욕=장진모/유창재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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