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FX사업 재검토가 남긴 것

입력 2013-09-25 16:59   수정 2013-09-25 21:08

정성택 정치부 기자 naive@hankyung.com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3차 차기 전투기(FX) 사업 기종으로 유일하게 상정된 미국 보잉의 F-15SE를 부결시킨 이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적 레이더 탐지를 어렵게 하는 ‘스텔스’ 기능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번 평가에서 1위를 하고도 총사업비를 초과해 후보가 되지 못한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A는 현존 유일의 5세대 스텔스기다.

F-15SE는 그보다 성능이 약한 ‘4.5세대’로 분류된다. 역대 공군참모총장 등 원로들이 반대한 이유다. 군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의 전쟁은 국지 도발이 주종을 이룰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 시 은밀하고 정확하게 원점타격을 할 수 있으려면 고성능 스텔스가 꼭 필요하다”고 F-15SE를 탈락시킨 배경을 설명했다.

반론도 만만찮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군이 요구한 성능에 문제없다고 통과시킨 것을 퇴역 참모총장들이 반대한다고 뒤집은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했다. 그는 또 “스텔스가 FX 선정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라면 처음부터 이에 관한 기준을 엄격히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당초 방위사업청은 가급적 여러 업체를 참여시켜 가격 협상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 스텔스 기준을 완화했다. 스텔스 기능이 뛰어난 F-35A 외에 F-15SE와 유로파이터 타이푼이 경쟁을 벌인 배경이다.

예산(8조3000억원) 내에 들어온 F-15SE를 최종 후보로 했으면 그대로 관철시키든가, 스텔스 기능에 방점을 뒀으면 애초부터 그에 맞춰 전략을 짜든가 했어야지, 여론에 휩쓸려 오락가락하다가 전력화 공백을 가져왔다는 게 공군의 불만이다.

그렇지만 방사청의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그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사업의 집행만 할 뿐 큰 그림을 그리는 차원의 전략적·정책적인 부분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방부 장관과 방사청장, 민·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있지만 전략적인 계획을 짜는 곳이 아니라 결정만 한다.

전투기 사업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차 FX사업은 한반도 영공을 지켜낼 차세대 전투기를 도입하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 도입 사업이다. 여론에 떠밀려 우왕좌왕하는 군에 신뢰를 보낼 국민은 없다.

정성택 정치부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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