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 다니카와 ?타로 韓·日 시인 대담…"나이 들수록 아이처럼 순수해져요"

입력 2013-09-29 16:46   수정 2013-09-29 23:21








“사람이 나이를 먹어가는 게 나무가 나이테를 두르는 것과 같습니다. 나이 들수록 가장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확장되죠. 사람도 젊을 때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지만 나이 들수록 타인을 생각하게 됩니다.”(다니카와 다로)

“오히려 나이가 들면 아이였을 때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해요. 젊었을 때의 야심 같은 것들을 버리다 보니 더 순수해지는 것 같고요.”(신경림)

한국의 대표적 시인 신경림 씨와 일본의 원로 시인 다니카와 다로가 29일 대화를 나눴다. 지난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경기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리는 파주북소리축제에서 만난 두 시인은 나이 듦과 아이들, 한국과 일본의 문학 풍토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의 시를 직접 낭송하기도 했다. 다니카와 시인은 1931년생, 신 시인은 1936년생의 고령이지만 각각 《와하 와하하의 모험》 《여기에서 어딘가로》(이상 다니카와 시인), 《엄마는 아무 것도 모르면서》라는 동시집을 발표한 동시작가이기도 하다.

두 시인은 각국의 시 문화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다니카와 시인은 흔히 생각하는 정형화된 시를 뜻하는 ‘포엠’과 시가 갖는 시적 정취를 뜻하는 ‘포에지’의 차이를 설명하며 “일본에서는 시 자체보다는 포에지가 다른 장르로 많이 스며들어 있다”고 했다. 패션이나 게임 등의 철학 속으로 시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 다니카와 시인은 일본 대표 애니메이션 아톰의 주제곡 가사를 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 시인은 “일본은 한국만큼 시가 널리 읽히지 않고 대중화돼 있지도 않지만 일상에 시상이 깃들어 있는 것 같다”며 “지난해 일본에 갔을 때 골목골목과 가옥의 아름다움에서 시적 정취를 느꼈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 “시가 세계적으로 퇴조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날로그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서 시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노(老)시인은 “중학생 아들이 시인이 되고 싶어하는데, 응원해주고 싶지만 시가 안 팔리는 시대라서 걱정이 된다”는 독자의 질문에 “시를 쓰려면 먹고 살기 위한 재능을 키워 놓으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 시인은 “나도 시를 쓴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기절 직전까지 갔고 평생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웃으며 “창조적 직업으로 성공한 사람 중 시인 지망생이었던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앞으로 세상에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다니카와 시인은 ‘아이’, 신 시인은 ‘꿈’이라고 답했다.

파주북소리축제는 올해 3회째를 맞는 아시아 최대 책잔치로 벨리에 오르텔리우스가 1589년 제작한 태평양지도 등 세계 고지도를 모은 ‘고지도 상상의 길을 걷다’ 특별전, 팀 보울러 등 영국 베스트셀러 작가가 참석하는 영국 문학의 날 북콘서트 등의 행사를 마련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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