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노 게이치로 "균열된 제방이 한꺼번에 무너지듯이 증오범죄로 인한 파국 경고한 작품"

입력 2013-09-29 18:30   수정 2013-09-29 22:35

“살인이라는 악(惡)을 사회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 사이에서 개인은 어떤 자세로 살아가는지를 그렸습니다. 일본은 절망 속에서 파괴에 대한 욕구가 늘고 있고 점점 불행한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의 정치적 우경화도 이런 사회 흐름 탓이 커요.”

교토대 법학부 재학 시절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을 받으며 데뷔한 일본문학의 젊은 기수 히라노 게이치로(38·사진)의 장편소설《결괴》(문학동네)가 번역·출간됐다. 살인과 테러로 인한 개인과 사회의 분열과 몰락을 그리며 일본 사회의 파괴성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작품이다. ‘결괴’는 댐이나 제방 등이 아슬아슬하게 버티다가 결국 한꺼번에 무너지는 현상을 뜻한다. 2008년 일본 출간 직후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7명이 사망한 ‘묻지마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작품 출간과 파주북소리축제에 맞춰 방한한 작가는 지난 27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사회가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데 내가 왜 이 사회의 룰을 지켜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흐름 속에서 하루하루 버텨나가는 개인과 범죄가 겹쳐졌을 때의 파국을 그렸다”고 말했다.

“일본에는 ‘리아주’라는 말이 있습니다. ‘현실에 충실한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칭하는데 부정적인 어휘로 쓰여요. 행복한 사람들에 대한 반감이 있는 거죠. 악(惡)은 이런 사람들까지 범죄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현재의 구조와 ‘행복 레이스’를 파괴하고 싶어하니까요.”

그는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이 극도의 국가주의에 빠지고 있다”고 일본의 우경화를 진단했다. 정치적 무능이 사회 정체로 이어지고, 사회 정체가 우경화를 불렀다는 것. 그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우익이니 좌익이니 하는 어휘는 거의 사어(死語)에 가까웠고, 천황제를 지지하는 쪽이 우익인지 좌익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며 “하지만 불황이 길어지면서 이를 모두가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내 극우는 물론 극소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세력”이라고도 덧붙였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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