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일자리 미스매치] '입사전쟁' 대기업도 고민…삼성 "채용방식 변경 검토"

입력 2013-10-02 17:10   수정 2013-10-02 22:39

"공채 줄이고 수시채용 늘려야" 고개 들어


취업준비생들이 수만명씩 대기업으로만 몰리면서 해당 기업들은 오히려 고민에 빠졌다.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달리 ‘기업고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기업 입사 시험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이런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성그룹이 가장 먼저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은 신입사원 공채 지원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채용 제도를 바꾸기로 했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달 27일 서류 접수가 끝난 삼성 하반기 공채에는 10만3000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공채 지원자 8만명과 인턴 2만명을 합하면 올해에만 20만명이 삼성에 지원서를 냈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하반기 공채 지원자 수가 처음 10만명을 넘을 정도로 경쟁이 너무 과열돼 있다”며 “‘열린 채용’과 ‘능력 중심의 선발’이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사회적 비용은 줄이는 방향으로 채용 제도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해서 결정만 되면 내년부터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최우선 검토 대상으로 올려놓고 있는 것은 삼성직무적성시험(SSAT). SSAT는 삼성이 ‘스펙’이 아닌 ‘능력’ 중심으로 인재를 뽑겠다는 방침 아래 1995년 처음 도입한 제도로 올해는 오는 13일 실시한다. 서류 전형 없이 일정 자격만 갖춘 지원자는 모두 SSAT를 볼 수 있게 했지만 결과적으로 당락을 좌우하는 필기시험으로 인식되면서 대학입시처럼 사교육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국내에 나와 있는 SSAT 수험서만 320여종에 이르고 SSAT 대비 학원도 성행하고 있다. 수험서가 권당 2만원이고 학원 강의료는 5만원에서 25만원이다. 지난달 30일 처음 SSAT 모의고사를 치른 서울대를 비롯해 일부 대학은 SSAT 모의시험이나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응시생 외에 삼성이 치르는 비용도 만만찮다. SSAT 고사장 확보에 애를 먹고 있고 매년 SSAT를 치르는 데 수십억원을 쓰고 있다. 이 사장은 “지방은 접수 시작 2시간 정도 되면 고사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다 차버린다”며 “한두 시간 안에 지원하지 못하는 응시생들은 서울로 올라와 시험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6일 인·적성검사(HMAT)를 실시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대표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10만명에 가까운 지원자가 몰리면서 최종 선발 인원의 8배수를 뽑는 서류전형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HMAT를 진행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LG가 5일, CJ는 6일, SK그룹은 20일 인·적성검사를 실시한다.

대기업 취업 경쟁이 과열되자 한번에 대규모 인원을 뽑는 현행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입 수시 전형처럼 미리 원서를 받아놓은 뒤 직종이나 업무별로 필요할 때 수시로 직원을 채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최기원 한양대 취업지원센터장은 “공채 비율을 줄이고 수시 채용 비율을 늘려야 한다”며 “미국이나 일본처럼 대기업들이 대학 추천을 받은 학생들을 심층 면접해 인재를 선발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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