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일본이 과거를 반성토록 하려면

입력 2013-10-03 19:37   수정 2013-10-04 03:48

백형찬 < 서울예술대 교수·교육학 >


얼마 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뮌헨 나치수용소를 방문해 회색빛 벽에 헌화한 뒤 고개를 숙인 한 장의 사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일본 정치인들은 과거에 저지른 만행에 대해 사죄하기는커녕 역사까지 왜곡하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롯해서 이웃 나라 영토까지 자기네 땅이라 우기며 분쟁을 야기하고 있다. 이젠 평화헌법까지 고치기로 했고, 국방정책을 방어에서 공격으로 바꿔 해병대를 창설하기로 했다. 같은 침략국인 독일이 끊임없이 사죄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몇 년 전 필자는 폴란드 크라쿠프에 있는 유대인 수용소 아우슈비츠를 방문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수용소에는 유대인들이 착용했던 갖가지 모양의 의족, 그들이 썼던 동그란 안경테들, 무참히 잘려진 머리카락 다발이 수북이 쌓여 있다. 가스실 벽에는 아직도 손톱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다.

그 집단학살의 현장인 아우슈비츠를 보러 세계 곳곳에서 온다. 가장 많이 찾는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 방문객의 대부분은 어린 학생들이다. 독일은 그렇게 대를 이어 반성한다. 유독 아우슈비츠를 찾지 않는 나라가 일본이라고 한다.

우리는 일제로부터 36년간 지독한 압제를 당한 그 뼈아픈 역사의 현장을 어떻게 보존하고 있는가. 일제 만행의 현장들 대부분이 무관심 속에 묻혀 있다. 서대문 형무소를 가야지만 감방과 고문실, 사형장이 전시돼 있을 뿐이다. 북악산 기슭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있다. 그곳에 윤동주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어떻게 일본인들의 손에 계획적으로 살해됐는지 보여줘야 한다.

일본인들에게는 ‘교육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시·도 교육청이 주관해 일본 교육위원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초중등학교 수학여행단을 초청, 식민지 역사 현장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그들의 선조가 저지른 잘못을 보여주고 다시는 이웃 나라를 침략하지 않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정부가 앞장서서 하루속히 추진해야 한다.

백형찬 < 서울예술대 교수·교육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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