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노벨상 시즌은 돌아왔건만…

입력 2013-10-06 18:42   수정 2013-10-06 22:49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노벨상 과학분야 수상자들의 특성 분석은 흥미 있는 연구 주제다. 부모의 국적이 다른 복수 국적자가 많다거나 전공을 바꾼 경험이 많다는 등 여러 관점에서 수상자들을 관찰한 논문들이 수없이 나온다. 물론 인종학적 특성도 빠질 수 없는 연구분야다. 인종학 연구가 대개 유대인 관련성을 찾는 데서 시작한다는 점도 주목거리다. 유대인이 전체 수상자의 25%를 차지하는 만큼 유대인 뿌리를 찾아보는 것은 당연한 관심사다.

그 다음은 헝가리인들이다. 독일과 영국, 프랑스인도 이목을 끌지만 인구 1000만명도 되지 않는 헝가리인 13명이 노벨상을 받았으며 이 중 9명이 과학 분야라는 점에서 주목받는 것은 자연스럽다. 물론 이들의 국적 대부분이 지금은 미국이다. 그러나 헝가리에서 자라났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헝가리인의 유목민적 특성이 기초과학 연구에 적합하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에 수립됐던 교육제도가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 많다. 과학을 중점적으로 가르친 결과 과학문맹이 사라졌고 수월성 교육을 통해 엘리트를 집중 양성한 게 노벨상 수상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1950년까지 노벨상을 독차지하다시피 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노벨상을 배출하고 있는 독일이나 2000년대 이후 노벨상을 9명이나 배출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독일이나 일본에는 과학과 기술을 중시하는 실사구시적 장인정신이 배어 있고 그에 걸맞은 교육제도와 연구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노벨상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7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8일 물리학상, 9일은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평화상은 11일이고 경제학상은 14일이다. 문학상은 아직 발표 날짜가 미정이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올해 과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 명단에서도 한국인을 찾기 어렵다. 노벨상 예측 족집게로 유명한 과학 학술정보지 톰슨 로이터가 발표한 20명의 후보 명단에도 일본인은 3명이나 포함됐지만 한국인은 아무도 없다.

정부가 노벨상을 받기 위한 각종 프로젝트를 만들고 투자한 게 10년이 넘는다. 하지만 아직 아무런 응답이 없는 것이 한국 과학계다. 차라리 기초연구를 오히려 줄이는 편이 낫다는 지적조차 나올 정도다. 하지만 10년 투자로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과잉기대다. 부단한 연구과정에서 생겨나는 부산물의 하나가 노벨상이다. 문제는 정치와 명분이 우위를 차지하며 과학 기술이나 기업과 상업이 천시되는 듯한 사회분위기다. 사농공상적 질서에서 노벨상이라니….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관련기사

<ul>
<li>예비신부, 채팅 男과 모텔 간 이유가…'경악'</li>
<li>女배우 충격 드레스 '속옷 하의가 아예…'</li>
<li>'기성용 아내' 한혜진, 부친 사업 실패하더니</li>
<li>백지영, 유산 당일 올린 충격적 사진에 그만</li>
<li>"채 총장, 내연녀와 자고 가는 날엔…" 폭로</li>
</ul>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