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다음엔?…새 돈맥찾기 삼성도 절박하다

입력 2013-10-08 17:01   수정 2013-10-08 22:09

삼성종합기술원 대개편 - 종합기술원 핵심인력 왜 현업에 보내나

"사이언스·네이처 논문보다 사업화 더 중요"
권오현 부회장 취임후 R&D전략 급선회
지지부진 5대 신수종 사업 드라이브 예고




‘삼성종합기술원(종기원)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응용해 반도체 속도를 100배 이상 높인 트랜지스터를 만들어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게재했다.’(2012년 5월)

‘종기원은 유리창을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는 질화갈륨 발광다이오드(LE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에 실었다.’(2011년10월)

그동안 종기원은 상용화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리더라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직제상으로는 삼성전자 산하 조직으로 돼 있지만 실제론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그룹의 10년 이후 먹거리를 고민하는 연구개발(R&D) 분야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종기원 연구원들도 사이언스와 네이처에 본인의 논문을 싣는 것을 최고 덕목으로 여겼다.

○스마트폰 시대 이후 대비

대학 연구소와 비슷했던 종기원 분위기는 올 들어 완전히 바뀌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종기원장을 겸임하면서부터다.

권 부회장은 오랜 기간 삼성전자의 여러 사업을 이끌어온 최고경영자(CEO)답게 종기원의 체질 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종기원 연구원들에게 “학술지에 본인의 공과를 알리기보다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연구를 진행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수차례 전달했다. 게다가 권 부회장이 종기원을 맡은 뒤 그룹 안팎에서 스마트폰 시대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져나왔다.

2011년부터 삼성전자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왔지만 갈수록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가 심화된 탓이다. 권 부회장이 종기원장을 맡은 직후인 올 1분기에 삼성전자의 통신(IM) 부문 영업이익은 6조5100억원이었다. 3년 전인 2010년 1분기(1조1000억원)보다 6배 이상 커졌다.

이익이 급증하면서 모바일 쏠림 현상도 가속화했다. 2010년 1분기만 해도 IM 부문의 이익 비중은 전체의 26.1%였다. 2011년에 50%대를 넘어서더니 올 1분기엔 74.1%로 상승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른 전자 계열사들도 삼성전자 휴대폰만 쳐다보는 처지가 됐다.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의 실적이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들면 삼성전자뿐 아니라 자칫 삼성그룹 전체의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게다가 올 들어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내년 이후 삼성 휴대폰 사업의 성장 속도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기원이 10년 후에나 쓸 수 있는 미래 기술을 개발하는 데만 치중할 수 없다는 그룹 내부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삼성은 여러 사업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차례로 종기원 연구원들을 현업에 배치할 방침이다. 다만 종기원에서 연구하던 분야와 연관된 사업부로 이동시킨다는 원칙을 세웠다. 종기원에서 광학 기술을 개발하던 연구원과 로봇 개발팀 일부 인원을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로 옮기도록 하는 식이다.

○신수종 사업 적극 추진

종기원 인력을 현업에 집중 배치하는 것은 삼성이 스마트폰 시대 이후를 위해 준비해온 신수종 사업을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도 깔려 있다. 삼성은 2010년 5월 태양전지와 자동차 배터리, LED, 의료기기, 바이오 등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정했다. 5대 사업에 2020년까지 23조원을 투자해 50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3년이 흘렀지만 의료기기를 제외한 다른 사업의 진전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의료기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10년부터 3년 동안 국내 1위 초음파기기 업체인 메디슨과 미국의 컴퓨터단층촬영(CT) 전문 의료기기 업체인 뉴로로지카 등 5개 기업을 잇달아 인수했다. 삼성전자가 엑스레이를, 메디슨이 초음파기기를, 뉴로로지카가 CT를 생산하며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삼성이 아직 만들지 못하고 있는 자기공명영상(MRI) 관련 업체도 인수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기기 사업이 삼성의 미래 성장엔진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조수인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은 “인수 대상 기업과 기술 협력을 통해 의료기기의 성능을 높이고 있다”며 “뉴로로지카의 CT를 국내 병원에 보급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새로운 의료기기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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