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도 챙기고 나선 '시간제 일자리'…머리 싸맨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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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17 21:02   수정 2013-10-18 06:39

이건희 회장도 챙기고 나선 '시간제 일자리'…머리 싸맨 재계

대기업 인사팀의 고민

제조업에 적용 어렵고 인사·임금체계 대개편
삼성, 4개월째 기준 못정해 … 李회장 큰 질책

< 시간제 일자리 : 박근혜정부 핵심 고용정책 >



이건희 삼성 회장이 그룹의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대책을 다시 만들 것을 지시했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박근혜 정부가 국정목표로 제시한 ‘고용률 70% 달성’의 핵심 과제다.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지난 6월부터 준비한 대책이 미온적이어서 박근혜 정부의 고용 정책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팀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를 대폭 확대할 경우 애사심과 근무효율이 떨어지고 인건비가 대폭 늘어날 수 있어서다. 이는 다른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정년 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 새로운 고용 정책에 따른 대기업의 ‘인사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다.

○이건희, 출근 첫날 인사팀 질책

이 회장은 지난 8일 출근, 최지성 실장 등 미래전략실 고위 간부들을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현안을 보고받은 뒤 인사팀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사팀이 보고한 시간제 일자리 시행 방안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다.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34일간의 외국 출장에서 돌아와 첫 출근한 자리에서 일자리부터 챙긴 것이다. 삼성전자가 3분기 10조원대의 사상 최고 실적을 발표한 직후였지만 분위기는 차갑게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시간제로 일하지만 최저임금, 4대보험 가입 등 기본 근로조건이 보장된 일자리다. 기존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되 노동시간만 줄어든 형태로, 박근혜 정부가 국정목표로 제시한 ‘고용률 70% 달성’의 핵심 과제다.

삼성은 이달 시행을 목표로 6월 초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계열사 수요를 조사했다. 기존 계약직 일자리를 하루 4~6시간 등의 시간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대상 직원은 그룹 전체에 3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업종·업무가 달라 적용 가능한 범위와 시간, 임금 기준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시간제 일자리 대책을 다시 짜라고 지시한 것은 정부의 고용 대책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올 5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삼성이 최대한 고용과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윤수경 고용노동부 시간선택제일자리추진단장은 “인사·노무관리 시스템이 발달한 대기업에서 선도 모델을 제시해주면 고용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깊어지는 대기업들의 고민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기업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뿐 아니라 정년 60세 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인사제도와 임금체계를 대대적으로 바꿔야 할 상황에 처했다. 정부 정책에 순응하면서 어떻게 근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추가되는 인건비는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다.

시간제 일자리의 경우 CJSK텔레콤, 신세계 등이 앞장서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CJ는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대상으로 앞으로 5년간 5000여개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고객센터, 신세계는 이마트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에서 시간제 정규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비스업이 아닌 제조업은 시간제 정규직 수요 자체가 크지 않다. 연구개발(R&D) 인력이 많은 데다 하루 8시간 3교대로 24시간 근무체제인 생산라인은 시간제 근무 개념을 적용하기 어렵다. 전일제와 시간제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지와 적용 기간에 따라 인력 관리도 별도로 해야 한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정년 연장과 근로시간 단축도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과 직결된다”며 “경력 관리와 승진 기준도 달라지는 만큼 인사 관련 제도 도입 이후 조직 문화와 분위기까지 신경 써야 해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학업과 육아 등을 병행할 수 있어 근로자 개인의 수요에 맞고 △정규직과 (근로시간에 비례해) 임금 복지 등에서 차별받지 않으며 △최저임금과 4대 사회보험 가입 등 기본 근로조건이 보장되는 일자리.

윤정현/강현우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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