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편안한 주행'으론 만족 못하지…현대차 새 목표는 '달리는 재미가 있는 車'

입력 2013-11-01 20:42   수정 2013-11-02 04:08

'R&H' 성능 강화 중점…14년 만에 제품전략 수정
신형 제네시스·쏘나타 준비…벤츠·BMW와 정면 승부



[ 최진석 기자 ] 현대자동차가 14년 만에 제품 개발 전략을 수정,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등 독일 프미리엄 브랜드를 정조준한 차량 개발에 나선다. 그동안 소음·진동을 잡고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초반 가속력 향상과 민첩한 핸들링 등 주행성능 강화에 역량을 쏟아붓기로 했다. 주행 성능 개선 없이는 안방 시장에서 몸집을 키워가는 독일 수입차를 막아내기 힘들고 유럽 시장 공략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주행성능을 높여라”

현대차는 1999년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10년 10만 마일 품질보증’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여기에는 내구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깔려있었다. 현대차는 이후 지금까지 ‘NVH’ 개선에 집중해왔다. 소음(noise), 진동(vibration), 불쾌함(harshness)의 약자다. 차량에서 나는 각종 소음과 진동, 거친 노면 등을 통과할 때 탑승자가 느낄 수 있는 불쾌한 반응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를 최소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게 현대차의 핵심 개발 전략이었다. 여기에 꾸준한 투자를 통해 디자인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10년 8%를 넘어섰고 9%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이런 전략에 변화가 생겼다. NVH에서 주행(ride)과 핸들링(handling)을 의미하는 ‘R&H’로 눈을 돌리기로 한 것.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현대차가 차량의 정숙성과 디자인 등에서는 혁신을 이뤘지만 주행성능 면에선 유럽 명차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이를 집중적으로 개선해 BMW와 견줘도 부족함이 없는, 운전이 재미있는 차를 만들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지난달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 인근에 신차 연구개발이 가능한 유럽 테스트센터를 완공하고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 엔진 및 변속기를 개발하는 연구동을 추가로 짓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 회장은 지난 21~25일 유럽 방문 기간 중 독일에 있는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에서 성능 개선 계획을 집중 점검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독일 수입차에 안방을 계속 내주고 유럽, 북미시장에서 점유율 정체 현상을 보이는 근본 원인이 주행성능의 차이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신형 제네시스에 첫 적용

다음달과 내년 1분기 중 각각 선보일 신형 제네시스와 쏘타나(LF)는 새로운 뼈대(차체)와 엔진으로 무장, 현재 모델과는 확연하게 달라지게 된다. 순간 가속력을 높이기 위해 차체 강성을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신형 제네시스는 전체 차체에서 초고장력 강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51.1%로 현재 모델보다 3.7배 늘어난다. BMW 신형 5시리즈보다 38.7% 많다. 차체 이음새를 더욱 단단하게 잡아주는 구조용 접착제 사용량도 총 123m에 이른다. BMW 5시리즈는 90m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체 강성이 강할수록 급선회, 급가속, 급제동 등의 상황에서 차체가 잘 견뎌 다이내믹한 주행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또 터보엔진의 최고출력을 낮춰 초반 가속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 회사가 개발해 신형 쏘나타에 처음 탑재할 2.0L 터보 GDI(직분사) 엔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기존 엔진의 최고출력은 271마력(6000rpm), 최대토크는 37.2㎏·m(1750~4500rpm)이다. 이에 비해 새 엔진은 최고출력이 240마력으로 낮아진 대신 최대토크가 나오는 rpm(분당회전수) 범위가 1500~4500rpm으로 넓어졌다. 토크는 엔진의 회전력(힘)을 말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낮은 rpm에서 최대토크가 구현될수록 초반 가속력이 강해진다”며 “출력을 낮추면서 연비도 현재 모델(12.1㎞/L)보다 2~3%가량 개선됐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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