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잘 달리는 르노삼성 'SM3 Z.E.'…전기차와 준중형의 어색한 만남

입력 2013-11-17 08:58  

주행거리 긴 법인고객 공략하려면 인프라 부족 문제 해결해야
도심형 세컨드카 원하는 소비자에게 준중형이 적합할지는 의문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국내 유일의 준중형급 순수 전기차'

르노삼성자동차가 'SM3 Z.E.' 전기차를 선보이며 내건 타이틀이다. 그러나 제한적인 주행 거리가 단점으로 꼽히는 전기차와 준중형급의 만남은 어색하기만하다. 도심용 세컨드카로 적합한 전기차는 소형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SM3 Z.E.의 공략 대상으로 택시, 렌터카 등 법인 고객을 지목했다. 정부 보조금이 아직 한정적이어서 개인 고객에게 돌아가는 전기차 물량은 미미하다. 지난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씨에스 호텔에서 제주공항 인근에 이르는 75km 거리에서 시승했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서야 시동이 걸린 것을 알아차린다. 그만큼 조용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시속 30km 이하로 달릴 때 보행자가 다가오는 차를 인지하도록 '윙'하는 가상 사운드를 넣었다.

초반 가속력에서도 일반 차량과의 이질감을 확연히 드러낸다. 출발과 함께 최대 토크(23kg·m)를 발휘하는 전기차의 특성상 가속 페달을 가볍게 밟아도 차가 즉각 반응한다.

달리는 힘은 속도를 올렸을 때도 이어진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해안 도로에서 막힘이 없다. 최고 속도인 시속 135km 부근까지 시원하게 올라간다. 다만 속도를 내면 차체가 많이 흔들린다. 제주도의 강한 바람 탓도 있지만 SM3 가솔린 모델보다 330kg 더해진 무게를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경제성은 가솔린 차량보다 훨씬 뛰어나다. 동급 가솔린 세단과 비교하면 연료비가 6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연간 2만km 주행 시 약 240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일, 필터 등 소모품 교환 비용도 가솔린 대비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가 남는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그것이다. 전기차 보급에 적극적인 제주도에는 380여개의 충전소가 있지만 서울에는 200여개에 불과하다. 완전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135km에 이르지만 부족한 충전 시설은 부담스러운 요소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은 배터리 교환소인 '퀵드롭 스테이션'이라는 묘안을 내놨다. 차량을 들어올린 후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이다. 교체 시간도 5~10분 가량이면 된다. 다만 5억원의 설비 비용을 낮추는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하루 평균 주행 거리가 230km 가량인 개인 택시를 공략하려면 시급한 숙제다.

법인 고객보다 주행거리가 짧은 개인 소비자의 경우는 어떨까. 전기차에 관심있는 소비자라면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장을 보러 가는데 필요한 차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르노삼성은 준중형 세단과 퀵드롭 스테이션으로 전기차 시장에 승부를 걸었다. 개인 고객이 선택할 만한 매력이 부족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것은 아닐까.

제주=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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