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지대] 지상에서 이뤄지는 비행…항공 운항 컨트롤타워 '아시아나 종합통제센터' 가보니

입력 2013-12-26 15:18   수정 2013-12-26 16:06

첨단 기기 갖춘 '항공 정보 요람'
비행 계획부터 사고 대처까지 진두지휘




[ 최유리 기자 ] "중국 연길에 내린 폭설로 공항이 폐쇄됐습니다. 연길행 항공편은 비행 스케줄을 다시 확인하십시오."

지난 24일 맑은 서울 하늘과 달리 중국 연길에는 큰 눈이 내렸다. 날씨 탓에 항공기가 지연되기 시작하면 결항 여부를 결정하거나 대체 항공편 투입하는 등 항공 스케줄을 손봐야 하는 종합통제센터가 바빠진다.

비행은 하늘 위에서만 이뤄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종합통제센터(OCC·Operations Control Center)에서 비행 계획을 짜고 교통 정리를 하지 않으면 항공기는 제대로 하늘을 날 수 없다. 지상에서 제대로 비행을 해야 천상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종합통제센터 역시 지상에서 하루 250편 가량을 운항한다. 이를 위해 운항관리사, 정비사 등 110여명이 3교대로 24시간 센터를 지킨다. 지난 24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 본사에 위치한 통제센터를 기자가 직접 찾아가 봤다.

◆ 전 세계 하늘길 상황 한눈에…첨단 기기 갖춘 '항공 정보 요람'

통제센터는 SF(공상과학)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국가정보원의 작전 기지와 닮았다.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최적화된 구조다.

전면에는 대형 스크린을 중심으로 운항관리사들이 나란히 배치됐다. 측면 통유리 창을 통해서는 김포공항 활주로에 뜨고 내리는 비행기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뒤편에는 이 모든 상황을 보고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회의실이 자리한다.

배치에서 알 수 있듯 센터의 중심이 되는 것은 대형 스크린이다. 50인치 LCD(액정표시장치) 12개 크기의 화면을 통해 비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 20평 남짓한 공간에서 전 세계 하늘을 내려다보는 셈이다.

좌측 모니터에는 세계 각국의 뉴스가, 우측에는 기상 정보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여기에는 간단한 날씨부터 미국항공우주국 나사(NASA)에서 제공받는 우주 기상 상황도 포함된다. 태양의 흑점 활동이 활발해지면 통제센터와 조종사 간 통신에 방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대기권 밖 상황도 체크해야 하는 요소다.

중앙 스크린에는 아시아나가 자체 개발한 비행감시시스템이 있다. 시스템에 나타난 세계 지도를 통해 항공기가 비행 계획에 따라 고도, 좌우 편차, 연료 등을 맞추고 있는지 확인한다. 이 정보는 초 단위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비행 중 발생하는 변화를 즉각 파악할 수 있다.

기내 상황에 대한 정보는 조종사와 통신을 통해 수집한다.

간단한 의사소통은 무선통신이나 위성전화로 나눈다. 이보다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은 일종의 메신져 역할을 하는 ACARS(Aircraft Communications Addressing and Reporting System)다. 통제실에서 컴퓨터를 통해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조종실에서 이를 팩스처럼 받아볼 수 있는 방식이다.

한 운항관리사 모니터에는 조종사가 보낸 메시지가 떠있다. "탑승 승객이 LA공항에서 노트북 분실. 해당 공항에서 확인 바람."

◆ 비행 계획부터 사고 대처까지 진두지휘…최일선 컨트롤타워

첨단 기기들로 모은 정보는 의사결정의 토대가 된다. 비행 계획도 그 중 하나다. 각종 정보를 토대로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인 항로를 선택하고 조종사와 이를 협의한다.

비행 계획이 결정되면 항공기가 이에 따라 운항되는지 모니터링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기상 악화, 테러, 항공기 결함 등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행동 지침을 마련해 주는 것도 통제센터의 역할이다. 예컨대 기내에 환자가 발생한 경우 근처에 병원이 있고 나머지 승객들의 교통·숙박이 해결 가능한 공항을 찾아 회항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통제센터를 가장 많이 괴롭히는 비상 상황은 기상 여건이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에는 폭설이 말썽이다. 눈이 내리면 얼어버리는 동체나 센서 탓에 비행기가 지연되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서명원 아시아나항공 종합통제센터 운항관리감독은 "날씨가 맑은 날은 업무가 대체로 수월하지만 상황에 따라 화장실을 갈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며 "특히 폭설이 내리는 날은 밥을 못 먹는 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사고가 발생한 당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곳도 통제센터다.

사고 당일 새벽 당직을 맡고 있었던 서 과장은 "4시27분 사고가 났다는 첫 전화를 받은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한다"며 "위기 상황 여부를 판단하고 승객의 상태 파악, 특별기 편성 등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이 정신없이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정시성과 경제성 등 통제센터에서 고려해야 할 여러 가치 중 안전성을 최우선에 두는 것도 큰 여파로 이어질 수 있는 항공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서 과장은 "안전에 대해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단한다"며 "운항에 대한 모든 정보를 체크해 가장 빠르고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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