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그 의상…남자들은 왜 아르마니 슈트에 열광할까

입력 2014-01-10 21:38   수정 2014-01-11 03:45

럭셔리 인사이드


[ 임현우 기자 ] 1990년대 미국 월가를 배경으로 한 증권맨의 욕망을 그린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지난 9일 개봉). 실존 인물이기도 한 주인공 조던 벨포드 역을 맡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맞춤 슈트를 입고 나온다. 성공한 남자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소품이다.

어깨선을 강조한 재킷, 주름 잡은 바지, 대담한 패턴의 넥타이…. 이 옷의 제작엔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실제로 참여했다. “당시는 패션이 확고한 권위를 나타내던 시대였던 만큼 벨포드의 복잡한 캐릭터를 옷으로 표현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벨포드의 모든 슈트는 MTM(made-to-measure) 맞춤 슈트로, ‘조르지오 아르마니 포 조던 벨포드’라는 라벨이 붙어 있다.

아르마니는 20세기 후반부터 영화 의상에 적극 참여해 자신의 패션 철학을 스크린에 풀어낸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전부 혹은 부분적으로 참여한 영화를 모두 합치면 100편에 달한다.

사실 그가 세계적 디자이너 대열에 껑충 뛰어오른 것도 영화 덕이 컸다. 1980년 ‘아메리칸 지골로’의 의상 제작에 참여해 패션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니먼 마커스상을 받은 것. 그는 영화에서 주연 리처드 기어를 통해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의 의상을 선보였다. 남자의 보디 라인을 따라 군더더기 없이 흐르는 아르마니 패션은 “여성 관객에게 페티시즘의 욕망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까지 얻었다.

아르마니의 옷은 남성 슈트에서 빛을 발한다. “옷 안에서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고, 그 옷을 통해 인체가 더 아름다워 보여야 한다”는 게 그의 패션 철학. 1982년 ‘48시간’의 에디 머피를 비롯해 1987년 ‘언터처블’의 케빈 코스트너숀 코너리, 1996년 ‘랜섬’의 멜 깁슨, 2002년 ‘턱시도’의 청룽, 2007년 ‘오션스 13’의 조지 클루니, 2008년 ‘배트맨 다크 나이트’의 크리스천 베일, 2011년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의 톰 크루즈등이 아르마니의 슈트를 입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서부 카우보이 영화를 보며 자란 어린 시절부터 영화광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가끔 다시 태어난다면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며 “내 삶은 항상 영화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르마니가 영화 의상에 참여함으로써 아르마니 자신은 어릴 적 꿈에 대한 ‘대리만족’을, 관객들은 ‘보는 즐거움’을 얻었을 것이다. 패션업계에서 중요하게 평가하는 점은 그가 영화를 통해 여성 패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남성 패션을 중심부로 이끌어냈다는 사실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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