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한파에도 끄떡없는 '전화기'를 아시나요?

입력 2014-01-17 13:36   수정 2014-01-17 14:39

전기전자·화학공학·기계공학 전공자 수출·기간산업 취업 강세
꾸준한 기업 수요, 다양한 인접분야… 범위 넓고 채용규모 커




[ 김민재 기자 ] "취업난에도 '전화기'는 끄떡없다."

전기전자·화학공학·기계공학 전공을 가리키는 신조어인 '전화기'가 취업에 강한 학과로 주목받고 있다. 휴대폰 TV 자동차 등 주력산업 분야와 맞닿아 있어 기업의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 전기전자·화학공학·기계공학 전공, 80~90%대 취업률 자랑

이른바 '전화기'의 강세는 취업률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17일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83.8%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84.3% △인하대 기계공학부 91.5% 등 대부분이 80~90%대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대학 전체 평균 취업률이 55.5%에 그친 것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기업의 수요가 많아 '전화기' 전공자들은 단순 취업률이 높을 뿐 아니라 대기업을 골라 취업하는 수준이다. 경우에 따라 삼성전자도 후순위로 밀릴 정도다.

최승복 인하대 기계공학부 학부장은 "학생들이 자동차나 건설 플랜트 기업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외로 기계 전공 학생들은 삼성·LG 등 전자업체 선호도가 떨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계공학 전공자의 신입 초봉 3800~3900만 원대인 삼성전자보다 5600만~6000만 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현대자동차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전공 분야와 직결된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것도 한 요인이다. 이지원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학과장은 "석유화학산업 호황이 높은 취업률로 이어지고 있다"며 "전자나 IT, 반도체 분야 역시 화학전공자 수요가 많은 것도 취업에 강세를 보인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 중화학·IT 등 新·舊 주력산업 모두 '전화기' 인력 필요

'전화기'의 공통점은 1970~1980년대부터 기간산업으로 자리 잡은 중화학공업이 필요로 했던 인력이란 점이다. 재편된 산업구조에서도 IT·전자 등 주력산업은 여전히 '전화기' 인력풀에 대한 수요가 많다. 불황 속에서도 안정적 취업 강자의 면모를 보이는 이유다.

이광복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학부장은 "휴대폰 TV 반도체 자동차 선박과 같은 우리나라 5대 수출품목은 전자산업 성향이 강하고, 자동차와 선박도 전기전자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이 같이 새롭게 재편된 산업구조를 반영해 학생들도 다양한 산업 분야에 취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문계 전공자들의 취업난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 취업률을 유지하는 '전화기'가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면도 있다.

이형철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학부장은 "소위 '전화기'의 기업 쪽 수요는 늘 있어왔다"며 "현대차 등 중공업·엔지니어링 회사나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기업에 많이 채용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별히 최근 들어 '전화기' 전공자들의 취업이 잘 된다기보다는 다른 전공 학생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어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 학생들도 '전화기' 위력 피부로 느껴… "전공이 중요"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취업한 학생들도 전공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때로 취업자 수가 절반도 넘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문과에 비해 확실히 '전화기' 전공자의 취업문이 넓다는 얘기다.

경희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한국타이어에 취업한 박모 씨는 "울산·여수 화학공업단지 등 공단이 있고 나라의 주력산업이라 일자리가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대 전기전자공학과 졸업 후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김모 씨도 "반도체 분야 수요가 많으니 경기가 안 좋아도 타 업종보다는 상황이 괜찮은 편"이라고 전했다.

전공 인접 분야 취업 가능성이 높은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올해 현대 아산에 입사하는 단국대 기계공학과 졸업예정자 양모 씨는 "기계공학과는 학부 수준에선 깊이 공부하기보다는 넓게 공부한다"며 "전공지식이 많은 분야에 접해 있어 취업할 수 있는 기업의 범위가 넓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민재 기자 mjk11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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