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권 취업문 '바늘귀'…은행·증권·금융공기업 채용 감소

입력 2014-01-20 07:49  

올해 금융권 취업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은행들의 잇따른 점포 철수로 인력 수요가 줄어들고, 증권사들도 인수·합병(M&A)과 불황으로 채용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사들은 수익성 악화 등을 고려해 신입 직원을 지난해보다 적게 뽑거나 현상 유지 수준에서 머무를 계획이다.

채용 규모가 가장 큰 은행권에서 먼저 공채 횟수를 줄이거나 채용 규모를 줄이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지난해 순이익이 거의 반 토막 난 데다 인터넷·스마트뱅킹 발달로 인력 수요가 점차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하반기에 대졸 신입으로 204명을 뽑은 하나은행은 올해 채용 인원을 100명대로 줄일 방침이다.

지난해 대졸자 200명을 뽑은 국민은행도 점포 축소를 반영, 올해는 채용 규모를 줄일 전망이다. 국민은행의 채용 규모와 시기는 다음 달 정해진다.

국내 은행들의 영업점 수는 지난해 6월 말 7690개에서 9월 말 7669개로 21개 감소했다.

은행들은 통상 연초에 점포 통폐합을 하기 때문에 주로 1분기에 점포가 줄어든다. 2∼4분기에 점포가 감소한 것은 2005년 3분기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채용 횟수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취업 준비생의 재수·삼수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다.

지난해 상·하반기로 나눠 423명을 뽑은 기업은행은 올해 채용을 한 차례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지난해 400명 채용), 우리은행(300명 채용), 농협은행(180명 채용), 외환은행(84명 채용)도 채용 규모가 예년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에 놓은 증권업계도 취업문이 좁아진다.

우리투자증권·대우증권·동양증권·현대증권 등 중대형사 M&A 영향도 있다.

지난해 대졸 신입직원 12명을 뽑은 우리투자증권, 지난해 40명을 선발한 대우증권 등은 올해 채용계획의 윤곽도 잡지 못했다.

현대증권은 올해 10월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다.

9월에 입사원서를 접수하는 삼성증권은 올해 신입직원 채용을 '두 자릿수'로 축소할 방침이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금융 공기업 중에선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신입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캠코 관계자는 "국민행복기금 업무 등으로 예년보다 많은 6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상·하반기 53명을 뽑은 예금보험공사와 청년인턴 수료자 57명을 정규직 채용한 주택금융공사도 올해 채용이 30명 안팎에 머무른다.

72명을 선발한 한국은행과 50명을 뽑은 금융감독원은 올해 채용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금융권에 취업 준비생이 갈수록 몰리는 것과 반대로 채용 규모가 줄어드는 현상은 한국의 청년 실업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표상 고용률이 높아져도 정작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해지는 셈이다.

지난해 고용률은 64.4%로 2012년보다 0.2% 포인트 올랐지만,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39.7%로 사상 처음 40% 아래로 내려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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