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가맹사업법 시행 '코앞'인데…업계 "시행령 안나와 발만 동동"

입력 2014-01-20 09:48  

[ 노정동 기자 ] "기존에 있던 가맹계약 관행을 뿌리부터 바꿔야 하는데 시행령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로부터 가맹점주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7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던 '가맹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 시행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구체적인 시행령이 여전히 확정되지 않아 가맹본부들이 사업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정 법률안은 법안 공포일로부터 6개월 후 시행되는 데 지난해 8월13일 법안이 공포됨에 따라 다음 달 14일부터 당장 시행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개정 법률안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9일 편의점 심야 영업시간 단축을 골자로 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시행령은 시행에 관한 명령으로 법률이 구체화하지 못한 부분을 대통령령으로 명시한 것이다.

통상 업계는 정부 부처의 시행령 입법 예고를 참고해 '큰 그림'을 그린다. 지난해 10월 공정위는 시행령 입법 예고를 통해 가맹점 수가 100개 이상인 경우 가맹 희망자에게 연간 예상매출액 범위를 서면으로 제공토록 했다. 또 편의점은 심야시간대 매출이 저조한 경우 가맹본부가 영업시간을 부당하게 강제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입법 예고안이 지난달 규제개혁위원회를 거치면서 일부 조정돼 가맹본부들은 사업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판이다. 규제위는 정부의 규제 정책을 심의·조정하는 기구로 이번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령을 입안하는 과정에 거쳐야 하는 곳이다.

규제위는 지난달 20일 본위원회에서 편의점 심야영업 단축시간을 기존 6시간에서 5시간으로 줄이고, 예상 매출액에 대한 손해배상 기준도 제출액의 30%에서 50% 이상으로 완화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이 같은 내용을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해본 뒤 시간이나 손해배상 기준에 대해 '축소' 또는 '강화'를 재검토하는 '3년 일몰 조항'을 신설했다.

규제위에서 의결된 안은 공정위에서 수용하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다. 공정위는 "향후 논의 과정에서 내용이 또 한 번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 최종안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가맹본부는 불확실한 시행령으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해 공정위의 입법 예고를 참고해 사업 계획을 세웠지만 규제위에서 수정된 사항에 대해서도 공정위가 확답을 내놓지 못해 사업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가맹본부의 경우 24시간 영업이 '의무'에서 '선택'으로 바뀌고, 일부 가맹점이 심야영업을 포기하면 해당 지역의 물류 시스템을 전부 뜯어 고쳐야 한다.

우유 등 신선식품은 하루 2회, 공산품의 경우 일평균 1회 등 하루 총 3번의 유통 과정을 거쳐야 하는 편의점 특성상 제품을 공급 받는 편의점의 위치와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공정위 입법 예고를 통해 6시간 단축을 기준으로 물류 시스템을 짜놨는데 갑자기 5시간으로 변경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재조정해야 할 판"이라면서도 "이 마저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는 소식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새롭게 신설된 '3년 일몰 조항'에 대해서도 사업의 지속성을 방해할 수 있는 조항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던졌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3년 일몰 조항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업계 사람들이 거의 없다"며 "결국 3년 해보고 다시 재조정하자는 얘긴데 불확실성만 가중시키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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